중국과 동남아시아 인접국들이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남중국해에서 중국이 일방적으로 여름철 어로 활동 금지 조치를 발표한 것과 관련, 중국과 베트남 간의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다.

12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달 30일 남중국해 연례 하계 금어기를 5월 1일부터 8월 16일까지 적용한다면서 불법 어로행위에 강력히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상 구역에는 스카버러 암초(중국명 황옌다오, 필리핀명 바조데마신록), 파라셀 군도(중국명 시사군도, 베트남명 호앙사 군도), 베이부만(베트남명 통킹만) 부근 해역도 포함돼 베트남과 필리핀이 반발했다.

레 티 투 항 베트남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8일 성명에서 "중국 측의 일방적인 결정을 거부한다"면서 "남중국해 상황을 더 복잡하게 만들지 말라"고 비판했다.

필리핀 어업계도 자국 정부에 "중국의 괴롭힘에 굴복하지 말라"고 요구하면서, 중국에 금어기를 선포할 권한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베트남 농업농촌개발부는 11일 성명을 내고 "중국이 베트남 영해에 어로 활동을 금지한 것은 무효"라면서 각 지방성과 도시에 어민들의 조업을 장려하라고 지시했다.

그러자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같은 날 정례 브리핑에서 "시사군도가 중국 영토의 일부라는 것은 명백하다"면서 "남중국해 관련 해역에서 여름철 금어기를 시행하는 것은 중국의 합법적인 조처"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베트남은 자국 어민들에게 중국의 권익을 침해하고 남중국해 어족 자원의 지속가능한 개발을 약화하는 행위를 장려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파라셀 군도 인근 해상에서 베트남 어선의 조업을 놓고 양국이 충돌할 가능성도 있다.

중국은 1999년부터 남중국해에서 일방적으로 금어기를 시행하고 있다.

또 남중국해 90%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며 해변을 따라 U자 형태로 9개 선(구단선)을 긋고 인공섬을 건설하면서 군사 기지화해 베트남은 물론 필리핀,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등 인접국과 갈등을 빚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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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수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