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삶은 생명이고 살아있음이다
[칼럼] 삶은 생명이고 살아있음이다
  • 정연석
    정연석
  • 승인 2024.05.01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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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지 명소에서 ‘인생샷’을 찍다가 떨어져 죽는 사고가 많이 있다. 이들은 소셜미디어(SNS)용 사진 한 장을 건지기 위해 절벽이나 화산 분화구 등 위험한 곳에서 아찔한 포즈를 취하다가 소중한 목숨을 잃었다. 미국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지난 20일 중국인 관광객 황리홍(31세)씨는 인도네시아 자바섬에 있는 이젠 화산에서 사진을 찍다가, 약 76m 아래의 화산 분화구에 떨어져 숨졌다. 개죽음이 따로 없다.

당시 황 씨는 남편과 일출을 보기 위해 이 지역의 화산 관광 공원인 분화구 가장자리에 올라갔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절벽 끝에서 2~3m 정도 안전거리를 유지하며 사진을 찍고 있었지만, 뒷걸음을 치다가 자신의 옷을 밟고 중심을 잃었다. 황 씨처럼 사진 한 장을 건지기 위해 무모한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실제 2008년부터 2021년까지 인생샷을 건지려다 사망한 사람이 400여명에 이른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어떤 사진도 목숨을 걸 가치는 없다.

인도의 남부 타밀라두주의 팜바 댐 인근 저수지에서는 결혼한 신부 등 4명이 셀카를 찍다가 물에 휩쓸려 익사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2021년 홍콩에서는 위험한 포즈로 사진을 즐겨 찍던 유명 인플루언서 소피아 청(32세)이 홍콩의 한 폭포에서 셀카를 찍던 중 발을 헛디뎌 추락해 숨졌다. 이탈리아에서는 지난해 7월 여행 중이던 한 미국인 관광객이 사진을 찍으려다 활화산 분화구에 떨어져 크게 다쳤다. 이런 사고는 한국 사람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 2016년 6월에는 20대 한국 관광객이 페루 곡타 폭포에서 사진을 찍다 추락해 사망했다. 당시 주페루 대한민국대사관과 AFP통신에 따르면 한국인 관광객 김모 씨가 세계에서 15번째로 높은 곡타 폭포에서 사진을 찍다가 추락해 숨졌다. 김 씨는 높이 220m 상단 폭포와 540m 높이의 하단 폭포 중 아래 폭포 위쪽 지역에서 사진을 찍다가 변을 당했는데, 혼자서 페루를 방문한 김 씨는 독일 관광객과 서로 사진을 찍어주다가 추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세븐시스터즈에서도 사진을 찍던 한국 관광객이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이 사건을 보도하면서 '셀피는 당신의 목숨보다 소중하지 않다'는 제목의 기사와 함께 사진을 올렸다. 텔레그래프는 "사진 속 관광객은 한국인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영국 브라이튼 인근 유명 관광지인 세븐시스터즈에서 사진을 찍었는데 이곳은 약 150m 높이의 절벽"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어떤 사진도 목숨을 걸 가치는 없다"는 관광지 인근 해안경비대의 말을 소개했다.

겉모습을 좋게 보이려다가 내면의 모습을 파괴하는 어리석음은, 어떻게 깨우칠 수 있을까? 인생샷 하나 찍으려다가 목숨을 잃으면, 그 인생이 너무 허무하다. 국군의 날에 전투기가 공중에어쇼를 연습하다가, 사고로 조종사가 목숨을 잃은 경우에도 안타깝기 그지없다. 더 좋게, 더 멋있게 보이는 것보다, 삶다운 삶을 사는 것이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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