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인 칼럼] 여자의 비위를 건들지 마라
[박홍인 칼럼] 여자의 비위를 건들지 마라
  • 박홍인 칼럼리스트
    박홍인 칼럼리스트
  • 승인 2018.08.06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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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남성고객과 여성고객이 어떻게 다른지를 파악하라.

 소점포가 남녀의 유전적 차이를 이해한다면 홍보와 마케팅 전략은 쉬워질 수 있다. 주 고객이 여성이라면 대중성 있고 광범위하면서 약간의 모호함을 주는 전략을 짜라. ‘아름다움, 편안함, 안전, 희망 등’의 느낌이 그것이다. 반면 주 고객이 남성이라면 특정인을 적시하듯 구체화하는 것이 좋다. ‘강한, 너의, 당신의, 성공 등’의 느낌이 전달되도록 홍보하면 유리하다.
 비즈니스 경영의 구루 톰 피터스는 <미래를 경영하라>라는 책에서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경제 집단은 4조 3천억 달러에 달하는 ‘일본 전체’이며, 세 번째로 큰 경제 집단은 ‘미국 남성’으로 그 규모가 4조 달러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그럼 세계에서 가장 큰 경제 집단은 누구일까? ‘미국 여성’이다. 그녀들의 소비 규모는 7조 달러다. 톰 피터스의 통찰력 넘치는 이런 시장 구분법은, 남자와 여자에게 다가갈 때 뭔가 달라야 한다는 점을 암시한다. 특히 여자에게 다가가려면 우리는 여자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 예컨대 이렇다.

① 남자가 ‘나’라고 말할 때 임신과 출산 육아의 1차 경험자인 여자는 ‘우리’라고 말한다.
② 남자가 거래의 성사 여부에 관심을 가질 때 여성들은 관계를 먼저 생각한다.
③ 남자가 새로운 자동차를 갖고 싶은 마음에 충동구매를 한다면 여성들은 그 브랜드에 동화되고 싶어 한다. 그들은 브랜드(명품)를 사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에 동참하고 일체화되기를 꿈꾼다.

 여성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건 자동차 메이커도 마찬가지다. 자동차 구매를 촉진하는 사전 단계는 운전면허 취득이다. 대한민국의 경우 여성들의 운전면허 취득률은 꾸준히 증가하여 2014년 40%가 넘는 반면 남성들의 운전면허 취득률은 줄고 있다. 집, 가구, 자동차, 여행 상품의 구매를 결정하는 전결권이 여성에게 넘어가고 있다는 증거다. 여성들이 소비 시장의 주연으로 등극했다. 그녀들을 장기적으로 연구하고 그녀들의 비위를 맞출 필요가 있다.
 이미 모든 경제 권력은 여성에게로 넘어갔다. 갈수록 여성들은 약진한다. 그녀들의 소득은 늘었고 재산가도 늘었다. 그녀들은 과거에도 그렇고 지금도 마찬가지로 계속 구매 결정자이자 지출 담당자이다. 그래서 남자들은 “당신 생각이 그렇다면 그렇게 하지 뭐.”라고 말한다. 시장에서 남자들은 자신이 먹고 싶은 것을 고를 때 여자들은 아이들이나 가족이 먹을 것을 고른다. 그래서 여자는 앞서고 남자는 한 발짝 뒤에서 짐을 들고 걷는다. 남자들은 길을 가다 머리를 깎으러 ‘그냥’ 들어가지만 여자들은 물어보고 친구의 머리를 살펴보고 심지어 주인의 스타일까지 확인하고 나서야 들어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안심하긴 이르다. 대개의 남자들은 어느 정도 괜찮으면 대충 만족하고 넘어가지만, 여자들은 100%의 만족을 위해 상점의 문을 열기 전에 묻고 비교하고 찾아본다. 결정한 후에도 계산대 앞에서 한 번 더 생각하고 망설인 후 지갑을 연다. 그녀들의 선택은 최대한의 정보 검토 후에 이루어진다. 남자들이 자랑하고 싶어서 맛집을 소개한다면 그녀들은 같이 먹고 공감하고 시간을 즐기기 위해서 맛집을 소개한다. 여성들은 거래가 아닌 관계를 중요하게 여긴다.

2, 여성들의 연령별로 세분하라

 남자, 당신은 트윈케익을 아는가? 그게 먹는 것인지 아닌지. 소점포를 하겠다는 남자들은 여자의 언어를 배우고 사용해야 한다. 당신은 여자의 언어를 얼마나 구사할 줄 아는가? 휴대폰 문자에 현란한 이모티콘을 사용하고, 대화에서 ‘어머~, 얘(쟤)~’ 등의 여성적 언어를 쓰는 남자들이 늘어나는 이유다. 뒤처지면 안 된다. 만약 당신의 점포에 외국인 손님이 심심치 않게 찾아온다면 당신은 그들을 상대하기 위해 외국어 공부를 짬짬이 할 것이다. 반면 여성 손님이 주류인데 왜 그녀들을 이해하기 위한 공부는 뒷전일까. 여성의 언어를 적절하게 구사할 줄 알면 가능성은 높아진다. 언제 여성의 단어를 구사할 순간이 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남자와 여자가 다르다는 것쯤은 알고 있다. 그 다름을 마케팅에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면 머뭇거린다.
 여성 마케팅 전문가인 마사 발렛타는 경영 일선에 있는 남자들이 머뭇거리는 이유를 몇 가지 생각으로 정리했다. 변화를 두려워하는 습성, 경영현장에서 가용 자원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현재의 방식에 집중하려는 경향, 여성에 맞춘 마케팅을 하려면 예산을 늘리거나 기존 예산을 재편성해서 다른 예산 중 일부가 줄어들어야 한다는 생각, 주 고객은 남성이라는 생각, 남성이 여성보다 소득이 높으며 결정 권한을 아직도 남자가 갖고 있다는 생각, 다 받아들여 여성 마케팅을 시작하더라도 작고 조심스럽게 틈새로 해야 리스크가 적을 거라는 생각, 그러느니 차라리 남성 여성을 모두 포괄하는 중성 마케팅에 맞추면 더 안정적일 것이란 생각, 여성도 그것을 편하게 생각할 것이란 생각, 여성을 대상으로 해서 역효과를 경험했다는 주변 이야기 등이다.
 마케팅에 정답은 없다. 여성 마케팅 역시 적당히 할 일은 아니다. 그녀들을 더 연구하라. 섬세하게 접근해야 한다. 타깃을 더 좁혀라. 한 부류만 공략하는 일도 쉽지 않은 일이다. 사회에서는 중장년층이란 말로 묶지만 장사에서는 달라야 한다. 40대와 50대가 소비와 지출의 형태가 같다고 보는가? 20대와 30대의 소비형태가 같다고 보는가? 20대 초반 여성과 후반 여성이 같다고 보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담실을 찾는 예비창업자에게 타깃을 물어보면 그들은 중장년층이라고 말한다. 20~30대 여성이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 너무 넓다. 너무 애매하다.
 미안하지만 다시 물어 보겠다. 당신의 타깃은 20대 여성인가 아니면 30대 여성인가? 20대 여성이라면 초반인가 중반인가 아니면 후반인가? 29살 여성에게 31살 여성 마케팅을 한다면 그녀들은 어이없어 할 것이다. 그녀들의 비위를 건드리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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