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 대표 착한 공연, 연극 ‘오아시스 세탁소 습격사건’ vs 뮤지컬 ‘빨래’
대학로 대표 착한 공연, 연극 ‘오아시스 세탁소 습격사건’ vs 뮤지컬 ‘빨래’
  • 편집국 김문선 기자
    편집국 김문선 기자
  • 승인 2010.11.01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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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드라마로 흥행, 작품성 두 마리 토끼 잡아
 

대형 라이선스 공연들이 무대에 올려지고, TV스타들도 무대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요즘 공연계가 떠들썩하다. 연말연시가 다가와 공연을 찾는 관객들이 늘면서 공연계가 바빠진 것이다. 하지만 시기와 이벤트 유무에 상관없이 대학로에서 5년 째 승승장구하며 매일 바쁜 공연도 있다. 연극 ‘오아시스 세탁소 습격사건’과 뮤지컬 ‘빨래’. 이 두 작품은 모두 ‘착한 공연’ 타이틀을 내걸며 2005년 첫 공연이후 관객몰이에 성공해 대학로 대표 공연으로 자리잡아왔다. 비슷한 듯 다르고, 다른 듯 비슷한 이 두 공연을 전격 분석해 보자.   

공감에 덧입히기, 가족 vs 연인

연극 ‘오아시스 세탁소 습격사건’과 뮤지컬 ‘빨래’는 공통적으로 소시민들의 삶을 담아낸다. 그들은 삶을 보여주기에 그치지 않고 나의 삶을 위로해주고, 무대 위 리얼한 ‘세탁소’와 ‘골목길’은 언젠가 지나쳤던 우리 집 어딘가와 비슷해 추억하게 한다. 대사와 넘버의 가사는 우리의 삶과 맞닿아 가슴을 찌른다. 하지만 두 작품은 극의 긴장감과 재미를 더하기 위해 선택한 소재에서 차이를 보인다. 연극 ‘오아시스 세탁소 습격사건’은 ‘가족’을, 뮤지컬 ‘빨래’는 ‘연인’을 택한다.

연극 ‘오아시스 세탁소 습격사건’은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사연이 가족으로 연결돼 있다. 세탁쟁이 강태국이 그리워하는 아버지, 40년 전에 어머니가 맡겼던 세탁물을 찾는 불효자, 세탁소에 보물이 숨겨져 있다고 들어오는 남매 등이 그렇다. 극의 중심을 이끌어 가는 것도 가족이다. 반면 ‘빨래’는 서울살이하는 나영이의 직장, 나영이의 주인집 할매, 나영이의 사랑 등 나영이를 중심으로 극이 흘러간다. 나영이와 솔롱고의 사랑은 결말을 장식할 만큼 작품에 긴장감과 재미를 유지하는 극의 핵심요소다. 연극 ‘오아시스 세탁소 습격사건’이 가족을 통해 우리의 삶을 공감하게 한다면, 뮤지컬 ‘빨래’는 나영이를 통해 희망적인 삶으로 관객들을 위로한다.

착한 드라마의 장르 변신, 연극 vs 뮤지컬

 

요즘 흥행 드라마의 인기 요소는 복수, 불륜, 재벌 등의 자극적이고 인위적인 소재들이다. 하지만 이 두 작품은 위 요소들을 배제한 전형적인 착한 드라마다. 착한 드라마의 요소가 장르에 따라 어떻게 나타났는지 확인해보자. 연극 ‘오아시스 세탁소 습격사건’은 대사와 연기로, 뮤지컬 ‘빨래’는 넘버를 통해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연극 ‘오아시스 세탁소 습격사건’의 대사는 교과서에 수록될 정도로 탄탄한 대사들로 관객들을 몰입시킨다. “우리가 진짜 세탁해야 되는 것은 말이야 옷이 아니야, 바로 이 옷들의 주인 마음이야”라는 메시지가 관객들에게 찡하게 전달되는 것도 주인공의 대사 전달을 통해서다. 반면 뮤지컬 ‘빨래’는 관객들의 공감, 중요한 메시지, 웃음 포인트 등이 모두 넘버의 가사들로부터 온다. 한 번 듣고도 쉽게 흥얼거려지는 멜로디와 쉬운 가사는 공연이 끝난 뒤에도 마음에 남는다. 제4회 더뮤지컬어워즈 작사, 작곡상에 빛나는 넘버들답다. 

당신의 얼룩도 지워지길, 세탁소 vs 빨래  

두 작품은 공통적으로 물에 빠는 일을 뜻하는 ‘세탁과 빨래’를 사용해 효과적으로 작품의 주제를 선보인다. 관객들은 뮤지컬 ‘빨래’에서 나영, 주인할매, 희정엄마가 함께 빨랫감을 너는 장면을 가장 좋아한다. 뺄래의 얼룩이 지워지듯, 삶의 슬픈 일들이 지워질거라는 넘버의 가사는 무대 위 흰 빨래들과 어우러져 관객들의 마음을 개운하게한다. 연극 ‘오아시스 세탁소의 습격사건’의 마지막에는 사람이 직접 빨랫감이 돼 세탁되는 장면이 등장한다. 주인공의 독백과 더불어 진행되는 이 장면은 가장 더러운 것은 사람의 마음이라는 주제를 던진다. 몽환적인 느낌마저 드는 사람 세탁 장면을 통해 우리의 모습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

<고품격 경제지=파이낸스 투데이> FnToday=Seoul,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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