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밤, 길을 걷다 붉은 눈을 가진 고양이를 만난다면, 줄행랑치기 십상이다. 그리고 고양이 보고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느라 정신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보랏빛 향기가 물씬 풍기는 포스터에는 고양이를 만난 두려움보다 사랑이 느껴진다. 별이 빛나는 밤, 옥탑방 위에 실루엣이 들어난 두 마리의 고양이가 있다. 딱 보아하니 사랑하는 사이인가보다. 그들은 서로에게 기대어 눈빛 교환을 하는 것인지, 아님 떨어지는 별을 바라보며 낭만을 즐기는 것인지 무척이나 다정스러워 보인다.
집마다 비추는 불빛 사이로 사랑이 넘치는 두 마리의 고양이들을 보고 있노라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누군가를 사랑할 것만 같다. 옥탑방 기왓장 위로 두 고양이의 마음을 대변이라도 하는 듯 그들의 꼬리는 붉은 하트모양이다. 그 옆 기왓장 사이에는 작은 꽃 한 송이가 외로이 피어났다. 꼿꼿하게 피어난 꽃은 두 고양이가 부러운지 그저 바라만 보고 있다.
그런데, 평화로운 밤, 두 마리의 고양이는 왜 옥탑방을 찾은 걸까? 두 고양이의 동거? 포스터에 ‘솔직하고 당당한 신세대들의 동거 이야기’라는 문구가 더욱 궁금증을 자극한다. 동거라 하면 대부분이 에로틱한 장면을 떠올리겠지만 공연을 보지 않고 상상이 앞서는 것은 금물! 하지만 이미 그 내용을 알고 있는 관객들이라면 감회에 젖을지도 모른다.
2001년 인터넷 사이트에 연재되며 인기를 누리기 시작한 ‘옥탑방 고양이’는 같은 해 소설책으로 출판, 베스트셀러로 등극하며 드라마까지 재구성 됐다. 연극 ‘옥탑방 고양이’는 낯선 남녀가 의도치 않게 동거하면서 벌어지는 좌충우돌 러브스토리다. 두 남녀의 삶을 묘한 호기심으로 엿보다 보면 작품 속 소소한 일상에서 진정한 감동을 느낄 수 있다.
거창하기보다는 리얼리티를, 화려하기 보다는 솔직하게 낯선 청춘 남녀의 동거 로맨스 다룬 연극 ‘옥탑방 고양이’는 오는 5월 30일까지 대학로 SM 틴틴홀에서 공연된다.
편집국 김지연 기자 newstage@hanmail.net
<고품격 경제지=파이낸스 투데이> FnToday=Seoul,Kore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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