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실패는 꿈꾸는 양에 비례한다, 뮤지컬 ‘피크를 던져라’ 지영관 연출
[인터뷰] 실패는 꿈꾸는 양에 비례한다, 뮤지컬 ‘피크를 던져라’ 지영관 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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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4.19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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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는 꿈도 희망도 많지만 그만큼 좌절과 실패도 많은 나이죠.”

청춘들의 방황과 고민을 록 사운드에 담아낸 뮤지컬 ‘피크를 던져라’가 대학로 아티스탄홀에서 공연 중이다. 연출을 맡은 지영관은 현재 대한민국 20대란 나이를 이렇게 정의했다. 올해 마흔 하나의 나이로 공식적인 대학로 연출 데뷔를 마친 그는 “저도 20대에 하고 싶은 걸 하려고 노력했어요. 본령은 아니어도 공연언저리에서 계속 일을 했었고, 목표를 향해서 나름대로 계속 열심히 달리다 보니 일단은 시작하게 되더라고요”라는 말로 작품과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뮤지컬 ‘피크를 던져라’는 20대로 구성된 록밴드 ‘비온뒤비’가 하나의 운명공동체로서 실패와 좌절, 그리고 꿈에 한 발자국 더 다가서는 일련의 과정을 그렸다. 드럼을 치는 신입생 지아의 가입으로 어두웠던 밴드는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되고 강압적으로 밴드를 리드했던 후니 역시 서서히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리더 후니 역엔 뮤지컬 ‘피크를 던져라’의 작가이자 극단 PEAK 대표인 박계훈이 출연한다. 그는 지영관 연출의 대학 후배이기도 하다.

(언뜻 보면) 장발의 박계훈 대표가 선배처럼 보이기도 한다. 지영관 연출은 그를 “친하게 지냈던 대학 후배”라고 소개하며 특별한 인연을 소개했다. 그는 “제가 불문과를 졸업했거든요. 학교 다닐 때도 그 친구랑 같이 다니며 친하게 지냈어요. 그 때 저는 연극을 좋아하고 그 친구는 워낙 음악을 좋아했어요. 과에서 불어로 연극을 하는 게 전통이었는데 거기서 제가 연출을 하고 박계훈 친구가 음악 작업을 했던 적이 있어요”라고 전했다. 사실 이들의 대학시절 목표는 둘이 함께 뮤지컬을 만드는 것이었다. 한 학과에서 소화하기란 당시 프랑스 뮤지컬은 제작 규모도 크고 돈도 많이 들었지만 결정적으로 불어 실력이 ‘딸려(?)’ 아쉽게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그렇게 시작된 이들의 만남은 졸업이후까지 이어졌다. 학교를 마친 뒤 지영관 연출은 한예종 연극원 공연기획실에서 일을 했고 몇 해 지나지 않아 박계훈이 입사했다. 둘 다 직장을 다니고 있었지만 그들의 마음속엔 여전히 대학 때 이루지 못했던 꿈이 있었다. 회사 잘 다니고 있던 어느 날 박계훈이 한 마디 하더란다. “내가 글 쓰고 작곡까지 다 할 테니 형은 연출만 해주라.”

 

그렇게 러브콜을 받고 안정적인 직장을 포기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제가 2003년부터 2008년까지 5년 정도 일했어요. 회사에 계속 있으면 월급 꼬박꼬박 나오고 좋죠. 공직은 아니었지만 공직에 준하는 일이었고. 하지만 회사에 계속 다니게 되면 머물러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때문이었어요.”

 

회사를 다니던 2006년 한예종 학생들을 데리고 워크샵 형태로 작업한 것이 현재 뮤지컬 ‘피크를 던져라’의 전신인 뮤지컬 ‘비온뒤비’다. 이 작품이 ‘피크를 던져라’라는 이름으로 대학로에 입성한 것은 지난 2008년, 그러니까 그가 회사를 그만두던 해였다.

 

뮤지컬 ‘피크를 던져라’는 콘서트형 뮤지컬로 관객들을 압도하고 끌어들이는 매력이 특징이다. 지영관 연출은 “이 작품은 음악적으로 굉장히 강한 흡입력을 가지고 있어요. 사람을 끌어당기는 매력이 장점이죠”라며 “관객분들이 공연이 끝나고 노래를 따라 부르세요. 그만큼 음악이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이 작품은 20대뿐만 아니라 그 이후의 세대들도 모두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라 남녀노소 편하게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 그는 “누구에게나 20대는 지나가게 마련이에요. 현재 20대를 살고 계시건 이미 지나가셨건 그 시기는 아름답다고 생각해요. 인생이란 게 원래 오르락내리락 하는 쌍곡선이 계속 반복 되는 거 아니겠어요? (웃음)”라고 말했다.

오는 4월 18일에는 제3회 ‘피크가족데이’가 진행된다. 팬미팅 형식으로 진행되는 이 행사는 팬들이 자발적인 참여로 인해 성사됐다. 프로그램 구성과 준비는 물론 진행까지 팬들에 의해 이뤄진다. 지영관 연출은 “공연을 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들을 만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늘 꿈꾸는 건 우리 작품을 좋아해주시는 분들과 커뮤니티가 형성됐으면 좋겠다는 거예요. 앞으로 ‘피크가족’분들이랑 공연도 보러 다니고 악기도 가르쳐드리고 그럴 생각입니다”라고 밝혔다. 뮤지컬 '피크를 던져라'는 그렇게 쌍방향 소통을 지향한다. 이 사람 참, 유별나다.
 

글_편집국 최나희 기자, 사진_편집국 전성진 기자 (newstage@hanmail.net)

 

<고품격 경제지=파이낸스 투데이> FnToday=Seoul,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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