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의 올해 1분기(1~3월) 당기순이익이 1년 전보다 6천억원 이상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대출 금리 하락에 따른 이자 이익 감소와 함께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대규모 손실에 대한 자율 배상이 실적 부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 추정치는 총 4조3천62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4조9천697억원보다 12.2% 줄어든 수치다.

주요 증권사들은 이들 회사의 1분기 영업이익도 6조4천376억원으로, 작년 동기(6조6천520억원)보다 3.2% 감소할 것으로 봤다.

회사별로 보면, KB금융의 1분기 순이익은 1조2천268억원으로 1년 전(1조4천992억원)보다 18.2%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순이익 감소 폭이 가장 클 것으로 분석됐다.

신한금융의 1분기 순이익은 지난해 1조4천143억원에서 올해 1조2천933억원으로 8.6% 줄어 KB금융을 앞지를 것으로 예상됐다.

같은 기간 하나금융은 1조1천95억원에서 9천893억원으로 10.8%, 우리금융은 9천466억원에서 8천530억원으로 9.9% 각각 순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H지수 ELS 손실 배상에 따른 비용이 각 금융지주 핵심 계열사인 은행의 1분기 실적에 반영되면서 전체적으로 실적 둔화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들이 예상하는 4대 은행의 배상 규모는 총 1조4천억~1조5천억원 수준이다. 은행들이 당장 1분기부터 이를 영업외비용으로 처리하면 실적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게 된다.

하나증권 최정욱 애널리스트는 "1분기 중 경상 실적은 양호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자율 배상 규모가 각 수천억 원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 KB금융과 신한지주, 하나금융은 실적이 컨센서스를 하회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다만, 올해 연간으로는 전년보다 양호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4대 금융지주의 올해 연간 순이익에 대한 시장 전망치는 총 16조5천332억원으로, 전년(15조1천367억원)보다 9.3% 높은 수준이다.

KB금융은 4조9천99억원으로 7.6%, 신한금융은 4조7천793억원으로 6.7%, 하나금융은 3조7천434억원으로 7.9%, 우리금융은 3조1천105억원으로 18.4% 각각 순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업계 일각에서는 증권사들이 일찌감치 제시한 실적 전망치가 현실과 괴리가 있을 수 있으며, 향후 실적에 대한 눈높이도 점차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1분기는 물론 연간 실적에 대한 전망도 하향 조정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현재 ELS 손실 배상에 따른 충당부채 규모를 산정하고 있는 단계"라며 "아직 4월 초임을 고려하면 시장 컨센서스가 정확히 수렴됐다고 보기 어렵다"라고도 했다.

다른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 전망이 밝지 않고 하반기 금리도 인하될 것으로 보여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KB금융은 오는 25일, 신한·하나·우리금융은 26일 차례로 1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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