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조+α' 한전 자구노력…'뼈 깎는 노력' 담겼나
'20조+α' 한전 자구노력…'뼈 깎는 노력' 담겼나
  • 김진선 기자
    김진선 기자
  • 승인 2023.05.12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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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서초 알짜 자산 매각…'전직원 임금동결 추진' 문구도 담길듯

한국전력[015760]이 12일 발표할 것으로 알려진 자구안이 그동안 여권이 요구한 대로 '뼈를 깎는 수준'에 부합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11일 정부와 한전 등에 따르면 한전의 자구안은 '20조원+α'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의 누적 적자가 40조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전이 재무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전기요금 인상 외에도 고강도 재정건전화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앞서 한전은 지난 2월 비핵심자산 매각, 사업시기 조정, 비용 절감 등을 통해 앞으로 5년간 20조원(한전 14.3조원·그룹사 5.7조원)을 아끼겠다는 재정건전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정부·여당은 이 같은 한전의 자구안에 불만을 표시해왔다. 국민에게 전기요금 인상의 필요성을 납득시키려면 한전이 먼저 강화된 자구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압박이 이어졌다.

이에 따라 한전은 '20조원+α'의 자구안을 모색해왔다.

한전이 오는 12일 발표할 자구안에는 주요 자산 처분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전은 최근 자산 가치가 수조원대에 달해 '알짜 부동산'으로 꼽히는 서울 여의도 남서울본부와 서초구 한전아트센터 건물의 매각을 추진하는 내용을 자구안에 담았다.

그간 한전은 남서울본부와 한전아트센터 건물 하부에 변전 시설이 있어 매각이 어렵다는 입장이었지만, 정부와 여당이 실효성 있는 자구안 마련을 거듭 압박하면서 변전 시설을 제외한 상층부를 떼어 매각해보겠다는 내용을 자구안에 넣은 것으로 전해졌다.

남서울본부는 여의도에 자리한 9층 건물로 자산 가격이 조 단위라는 말이 있고, 한전아트센터는 17층 본관과 3층 공연장, 8층 사무동으로 이뤄졌으며 대지 면적 약 2만6천㎡, 연면적 7만9천여㎡에 달한다.

한 소식통은 "이들 자산 매각을 포함하면서 한전의 자구안 규모가 기존 20조원에서 상당히 큰 폭으로 늘었다"고 전했다.

한전 직원들의 임금 동결을 통한 고통 분담도 자구안의 주요 축이다.

그동안 정부·여당은 국민에게 요금 인상의 필요성을 설득하려면 한전 임직원들이 임금 삭감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임금을 동결하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면서 강력하게 압박해왔다.

한전은 당초 차장급에 해당하는 3급 이상 간부들의 임금 동결과 올해 임금 인상분 반납 안을 제시했다. 취업규칙 문제와 노조와의 협상 문제 등을 이유로 전 직원의 동참에는 난색을 표명했다고 한다.

하지만 정부·여당은 이를 여러 차례 반려했다.

국민의힘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국민들에게 요금을 올려달라고 하기 전에 뼈를 깎는 노력을 해달라고 여러 차례 촉구했지만 아직 응답이 없어 개탄스럽다"고 공개 비판하기도 했다.

이 같은 여론 속에 한전은 근로자의 날을 맞아 전 사원에게 지급했던 온누리상품권 10만원권을 회수하기도 했다.

결국 한전은 자구안에 '사내 설득을 통해 간부뿐만 아니라 전체 임직원의 임금 동결을 연내에 강력히 추진한다'는 취지의 문구를 명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도 전국 18개 지역본부와 234개 지역사무소를 일부 통폐합하는 등 조직을 축소해 운용 비용을 최대한 줄이는 방안을 검토해온 만큼 관련 내용이 자구안에 반영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자구안을 실행하고 2분기 전기요금을 인상하더라도 경영 정상화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지적도 있다.

한편 그간 경영난 등의 책임을 물어 정승일 한전 사장의 사퇴를 요구해온 여권은 전기요금 인상 문제를 우선 매듭지은 뒤 정 사장의 거취 문제를 다시 따질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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