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수정 칼럼] 의료진 강제접종 카드 꺼낸 프랑스 정부 VS 불복종 운동으로 맞서는 간호사들
[목수정 칼럼] 의료진 강제접종 카드 꺼낸 프랑스 정부 VS 불복종 운동으로 맞서는 간호사들
  • 목수정
    목수정
  • 승인 2021.07.12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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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카스텍스 총리는 간호사들의 백신 접종률(2차)이 40% 정도에 그친다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질책하며, 정체 상태에 빠진 접종률 타개를 위해 간호사들의 코로나 백신 접종 강제 법안을 마련하겠다고 지난 주(6/30) 밝혔다. 7월 8일 기준, 2차까지 백신접종을 마친 프랑스인은 39%로 간호사들의 접종률과 큰 차이가 없다. 적극적으로 백신 접종을 장려해 왔지만, 강제 접종은 하지 않겠다고 수차례 밝혀왔던 프랑스 정부가 의료진을 타겟으로 급격한 방향 전환을 시도하며, 이를 격한 논쟁이 촉발되는 중이다.  

 

첫 타겟으로 지목된 간호사들은, 이 같은 총리의 의견에 즉각 반발하며, 불복종 운동에 나설 것임을 알렸다.  간호사들 조직인 “성난 간호사들(Les infirmieres)은  즉각 설문조사를 실시했고, 설문에 답한 6208명 가운데, 87.9% 가 정부의 강제 접종의지에  불복종 운동으로 맞서야 한다고 답했다.

7월2일 발표된 간호사들의 설문조사: 의료진에 대한 코비드 백신 의무 접종을 정부가 법안의 형태로 준비중이다. 거기에 맞서 불복종을 조직해야 할까? 라는 질문에 87.9%가 불복종을 원한다고 답했다.

 

다음은, “성난 간호사들” 모임 트위터에 올라온 간호사들의 증언이다.

“한 때는, 저녁 8시 마다 시민들이 우리를 향해 박수쳐주며 영웅 대접해주더니, 이제 정부는 우리를 천민, 실험실 쥐처럼 취급하고 있다. 이런 식이라면 나는 은퇴를 앞당길 것이다. 이 쓰레기 같은 백신을 피하기 위해”                                    - 간호사 샤를로트, 마르세이유

 

보건부 장관이 물어야 할 질문은 간호사들이 백신을 맞았느냐가 아니라, 프랑스에 충분한 수의 간호사들이 있느냐다. 작년에 그 개고생(정부의 지속적인 병상수 축소, 예산 축소로 밀려드는 공공병원들은 전염병 환자를 수용할 병상이 부족했다)을 시키더니, 보건부가 이런 짓을 우리한테 추가한다고? 이건 간호사들을 다 쫓아내는 짓이다.                                                         - 간호사 노에미, 파리.

 

나는 한 행사에 초대되었다. 거기서 나는 간호사로서 표창을 받게 되어 있었다. 나는 그들이 내게 준 상장을 상사 앞에서 찢어버렸다. 내 노고에 감사한다면, 추가근무 수당이나 똑바로 지급할 일이다.                                                          - 조안, 간호사, 생드니

 

공식적으론 의무가 아니지만, 일상에서 병원측이 우리에게 백신 접종을 위해 행사하는 압력은 매우 강한 것이다. 하지만 내 대답은 여전히, 언제나 “노” 일 것이다.                                                                                                    -마갈리, 간호사, 아미앙

 

현장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의료진들에 대한 백신 강제 법안을 시작으로 접종을 강제할 직업군을 확대할 계획임을 드러내며, 순조로운 의회 통과를 위해 각 정당에 의사를 타진하고 있는 중이다.

프랑스는 5월부터 그동안 실시해왔던 방역지침들을 단계적으로 해지하여, 현재로서는 실내에서의 마스크 착용과 수천명이 동시에 입장하는 대형행사 때 보건패스(백신접종 혹은 테스트 음성, 감염 후 완치 증명서 중 1)제출을 지침으로 남겨둔 상태다. 현재 프랑스의 코로나 감염 상황은 다른 유럽국가들과 비슷하다. 델타 변종으로 PCR테스트 양성자가 늘어 7월 첫주, 2천-4천의 확진자가 나왔으나, 같은 기간, 급성호흡기질환으로 진단된 사람의 수는 2020년 9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즉, 전파는 빨리 되지만, 위험하진 않은 델타 변종의 특징이 잘 드러나고 있는 셈이다.

2020년9월부터 2021년7월초까지 코비드19으로 인해 급성호흡기감염으로 진단된 사람수 (주단위 도표) : 출처, INSERM(프랑스국립의학연구소) 

프랑스 최대 노조 CGT(프랑스노동총동맹)의 대표 마르티네즈는 정부의 이 같은 의향에 대해 “그들에게 백신을 강제하기에 앞서, 왜 일부 의료진들이 백신접종을 거부하는지에 대해 먼저 살펴야 할 것이다. 거기엔 분명히 이유가 있을 테니까” 라고 말하며, 일방적 강제 접종엔 부정적 의사를 피력했다. 반면, MEDEF(프랑스 경제인연합)과 CFDT(우파 기독교노조)는 찬성의 입장에 섰다.

 

2021년 1월 27일, 유럽평의회(Counsil of Europe)가 코비드19 백신의 윤리적, 법률적 실행과 관련하여 채택한 결의안(7조 3항)에 따르면, “각 회원국은 백신 접종이 의무가 아니며 그 누구도 정치적, 사회적 혹은 또 다른 어떠한 종류의 압력도 백신 접종으로 인해 겪어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모든 시민들에게 알려야 한다”는 점과 “그 누구도 건강 상의 이유나, 백신 접종을 원치 않는다는 이유로 백신을 맞지 않았다고 하여, 차별되어서는 안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직접 나서서, 이 같은 유럽 의회의 결의안을 적극적으로 위반하려고 드는 것은 마크롱 정부의 위법성을 드러내는 일이며, 시민의 저항을 부를 수 밖에 없다.

 

정부의 도를 넘는 행위에 때 마침, CSAPE(반부패 유럽 노조 및 협회 연합)은 지난 7월2일, 프랑스 지도자들(마크롱 대통령, 카스텍스 총리, 과학위원회, 전현직 보건부장관)을 반인류범죄에 가담한 혐의로 헤이그의 국제형사재판소에 제소장을 제출하고, 이들의 혐의에 대한 조사를 개시하라 요청한 바 있다. CSAPE는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 인권에 반하는 방역정책을 사용하고, 실험용 백신 접종을 허용하여 프랑스 국민들에게 피해를 입힌 책임을 이들에게 묻고 있다.

 

불복종 이어온 시민들

정부의 의무접종 계획에 대해 불복종 운동이란 대안을 들고 나선 간호사들의 결의는, 코로나 정국 속에서 여러 차례 드러난 프랑스 시민들의 모습이기도 하다. 지난해 11월, 두번째로 정부가 락다운을 결정했을 때, 생필품에서 제외되며 문닫을 위기에 처했던 서점들은 불복종을 선언했다. 책이 생필품이 아니라는 생각에 그들은 동의하지 않았다.  전국의 독립서점들은 식당이 테이크 아웃 영업을 하듯, 서점들이 연합해 만든 사이트를 통해 책을 예약받고, 찾아온 손님들에게 책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영업을 지속할 것을 선언했다. 안 이달고 파리시장을 비롯하여, 작가들이 신문 칼럼과 성명서, 서명운동 등을 통해 서점들을 응원하면서 락다운이 문화적 빈곤으로 이어져선 안됨을 역설했고, 사회는 그들의 합당한 반란을 기꺼이 수용한 바 있다.

파리시장 외에도, 페르피냥, 본, 콜마르, 발랑스 등 중소 도시의 시장들은 락다운이 인터넷 쇼핑을 일방적으로 키우고, 지역의 소상공인들의 희생을 요구하는 락다운에 반기를 들며, 소상인들의 영업중단 방침에 반기를 들었고, 자신들이 중심이 되어 불복종운동을 주도했다.

2021년 5월 정부가 식당, 까페 등의 영업을 테라스에서부터 허가하면서, 전체 정원의 50%만 받으라며 지침을 내렸으나, 이 지침은 첫날부터 무시되었다. 딱히 누가 소리 높여 불복종을 외치지 않았어도 오랜만에 문을 연 상인과 테라스에 앉고자 하는 손님의 자연스런 욕망은 이 현실성없는 통제의 금을 무너뜨린 것이다. 지난 해 5월, 1차 봉쇄령이 풀리면서 정부는 STOPCOVID라는 앱을 개발하여 전국민에게 다운받게 하고, 확진자, 확진자 접촉자에 대한 동선추적 장치로 사용하고자 하였으나 국민의 4% 정도만 이에 동참하는 싸늘한 외면끝에 완벽한 실패로 끝났다. 금년에도 정부는 새로운 모델의 앱 “TOUS ANTI COVID” 내놓고 식당, 운동시설, 바 등에 출입할 때 사용하게 하고자 하였으나, 여전히 반응은 미지근하다. 프랑스 시민들은 위치추적을 희망하는 정부에 의지에 근본적으로 동의하지 않는 모습이다. 팬데믹이 모든 민주적 질서에 예외를 만들어낸다 해도, 헌법적 권리와 기본적 인권을 누리려는 시민들의 의지를 정부는 감히 꺾지 못했다.

 

시민불복종운동으로 미국의 지배 이데올로기에 저항해온 하워드 진은 이렇게 말한 바 있다. “사람들은 가지 말아야 할 곳으로 가야하고, 하지 말아야 하는 말을 해야 하며, 떠나라는 말을 들을 때 머물러야 한다.” 좀 더 인내를 갖고 복종하면 자유가 올 것이라 생각하며 많은 사람들은 부당하고 모순된 규칙을 묵묵히 준수해왔다.  그러나, 바로 그렇게 해왔기 때문에, 자유는 우리에게서 점점 멀어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필자소개

목수정 재불(프랑스) 칼럼니스트/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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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는이제그만 2021-07-14 06:34:29 (14.48.***.***)
목수정 작가님 글 많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프랑스에 관한 흉흉한 기사들이 있어서 실제 상황도 궁금하고 걱정도 됐는데 역시나 현명한 국민들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어디인들 대한민국보다 더하겠습니까. 요즘은 정말 도망이라도 가고 싶은 심정이에요.
코로나는 감기 2021-07-13 23:14:00 (125.140.***.***)
프랑스 강제접종 소식을 보고 흠칫 놀랐습니다. 프랑스 국민들의 불복종이 큰 성과를 이루고, 우리국민들도 이제는 좀 깨어났으면 좋겠습니다. 왜 황당하고 모순투성이에, 감시, 통제를 일삼는 정부에 순응하려 드는지 이해를 하기가 힘듭니다. 너무 심각해요, 그래도 희망은 있다!!!
이경준 2021-07-12 19:04:33 (59.7.***.***)
도대체 이 어젠다를 왜 밀어 붙이는지 모르겠습니다.
일반 시민은 그냥 직장다니면서 주말에 노는 것이 낙인 사람들인데 알 수 없는 질병에 알 수 없는 백신에 알 수 없는 통제에.. 세상이 환타지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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