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수정 칼럼] 의무 백신 종용하는 마크롱 VS 시민의 자유 약속하는 경찰 노조
[목수정 칼럼] 의무 백신 종용하는 마크롱 VS 시민의 자유 약속하는 경찰 노조
  • 목수정
    목수정
  • 승인 2021.07.16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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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저녁 8시 텔레비전 연설을 통해 폭탄 선언을 했다.

8월부터 1) 간호사부터 의무 접종 시작 2) 보건패스의 적용 범위 확산 (식당, 까페, 문화공간, 대형쇼핑몰, 기차 등으로)을 통해 전국민 의무 접종을 압박하겠다는 것이다. 6월 9일부터 사용되기 시작한 보건패스는 천명이상 입장하는 대형 행사와 비행기 탑승시에 대해서만 적용되는 것으로 백신접종증명, 코로나 완치 증명, PCR 음성판정 중 1개를 택해 제시할 수 있다. 그러나 6월말부터 정체되어가던 백신 접종 속도에 초조함을 드러내던 정부가 극약 처방을 내린 것이다. 이는 시민들을 백신접종자/비접종자의 두 부류로 나누며 정부의 백신 정책에 동조하지 않는 사람에 대한 차별을 노골화하겠다는 뜻이다. 프랑스인들은 거리에서 마스크도 필요없는 비교적 자유로운 시간을 누리고 있었고, 칸느영화제를 비롯한 대형문화행사들도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던 터라 갑작스런 발표에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야당에서는 예외없이 이 날 마크롱 발표에 대한 비판의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백신 접종에 대한 찬반여부를 떠나, 마크롱의 결정은 민주적 절차를 무시하고, 헌법과 유럽의회의 결의안, 2차대전이라는 비싼 경험을 치루고 얻은 뉘렌베르크 강령을 짓밟는 행위이기에, “김정은도 걱정할 독재자 출현”, “대통령이 저지른 방역쿠데타” 라는 강도 높은 비난이 튀어나왔다.

“굴종하지 않는 프랑스”(FI)의 대표 멜랑숑은 “마크롱은 보건위기를 정치 위기, 개인의 자유의 위기로 전환시켰다. 공통의 위기에 맞서기 위해 통합 대신, 분열과 자극을 선택하고, 혼자 모든 걸 결정해 버리면서 국가 시스템을 난장판으로 만들었다. 이제 우린 새로운 역사의 장을 넘겨야 할 때” 라는 말로 내년 4월 대선을 상기시켰다. 공화당 유럽의회 의원이자 철학자인 프랑수아-자비에 벨라미는 “보건패스의 도입은 우리 사회 모델에 근본적이고 전례없는 문제를 제기하며, 개인의 자유에 대한 역사적 일탈”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연합의 마린 르펜도 “이는 개인의 자유에 대한 심각한 침해이며 우리의 사회보장 시스템에 대한 파산 선언이라 질타했다. 마크롱은 수차례에 걸쳐, “우린 이 백신에 대해 충분한 정보를 갖고있지 않고, 이렇게 불확실한 백신을 의무화 하는 것은 비생산적”이라는 논리로 의무 접종은 없다는 입장을 확인해왔다. 보건패스 또한 일상을 방해하는 수단으론 악용되지 않을 것임을 천명해 왔기에 급격한 노선의 변경은 더욱 충격적이다.

이날 마크롱의 연설은 심지어 장관들과조차 의견 조율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다음날, 관련 부처의 장관들은 패닉 상태에 빠졌고, 대통령이 벌인 일을 수습하느라 허둥대는 장관들 사이엔 불협화음이 번지고 있다고 리베라시옹지는 전했다. 대통령이 국민들 앞에서 선언을 했지만, 상하원 국회를 통과해야 하며 헌법위원회에 의한 최종 검토라는 절차가 남아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마크롱이 말한 8월초 시행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보건부 장관의 보고다.

마크롱 정부에서 보건 패스의 책임을 맡고 디지털전환 정무차관 세드릭 오.
그는 아버지가 한국인인 한국계 프랑스인이다.

델타 변종은 종이호랑이

마크롱은 대국민 협박의 근거로 델타 변종의 위협을 들었다. 그는 “델타 변종 바이러스는 3배나 전파력이 강하며, 백신을 통해 이 전파력을 1/12로 낮출 수 있고, 백신은 델타변종에서 발생하는 중환자 수를 95% 감소시킬 수 있다”고 역설했다. 그러나, 미국의 세계적 감염학자, 피터 맥컬로우 박사에 따르면, 1) 델타변종의 전파력은 지난해 나온 오리지날 바이러스보다 다소 빠르나, 이미 프랑스에도 지난해부터 광범위하게 집단 감염이 형성되어, 현실적으로는 그리 빠르게 진행될 수 없다. 2) 영국에서 지난 6월25일 델타변종에 감염된 9만명에 대한 데이터 분석이 나왔는데, 그중 42%가 2차 감염까지 마친 사람들이었다. 백신은 변종의 감염을 막는 데 거의 역할하지 않는다. 이것은 알파, 람다 변종도 마찬가지. 3) 또한 델타 변종은 어차피 치명률도(0.1%) 약하고, 증상도 고열과 콧물 정도로 약하다. 심각한 증상으로 번지는 비율은 0.8%에 불과하다. 마크롱이 백신으로 국민을 겁박하며 떠든 이야기 중, 과학적으로 입증된 것은 한 개도 없었다. 맥컬로우 교수는 현 상황에선 의무접종도 보건패스도 필요없다고 조언한다.

7월14일, 혁명 232주년 기념일에 다시 시작된 역사

마크롱 충격 발언 이틀 후, 프랑스 혁명기념일인 14일, 프랑스의 46개 도시에서는 급조된 집회, 시위들이 전개되었다. 첫번째 희생양으로 지목된 간호사들은 물론, 청소년에서부터 노인들까지 모든 연령대의 시민들이 나와, 마크롱의 요구에 굴복하지 않을 것을 다짐했다. 사람들은 “안티 안티 안티 보건패스” 혹은 “자유 자유 자유”를 연호했고, 혁명진군가(la Marseillaise)를 부르며 232년만에 재림한 전제군주를 향한 투지를 다지기도 했다.

이날 집회에 참여한 청년 앤디(31세)는 “프랑스 사회가 점점 전체주의화 되어간다는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고, 마크롱의 연설을 들으며, 이건 확실히 보건 위기가 아니라 정치적 위기라 판단하고 집회에 나왔다. 그동안 고립된 느낌이었는데, 같은 생각을 나누는 사람들과 함께 걷고 소리낼 수 있어서 행복했다. 사람들이 깨어나고 일어서는 걸 보니, 이제 안심” 이라말했다.

프랑스 혁명과 공화국을 상징하는 “마리안느”의 옷을 차려입은 여성(린다, 48세)은 스스로를 노란조끼 멤버라고 소개했다. “마리안느는 21세기에 와서 노란 조끼와 함께 태어났으며, 마크롱을 향한 이번 싸움에 노란 조끼들은 모두 나설 것”이라고 했다. 그녀는 “백신에 반대한다기 보다, 그것을 선택할 자유를 박탈당한 것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백신으로 인해 프랑스인들은 평등도 잃어버렸으며, 남은 건 오직 <박애>뿐. 오늘 모여 함께 걸은 이 모든 사람이 바로 박애의 증거”라 했다.

혁명과 공화국을 상징하는 옷을 입고 마리안느 동상 앞에선 노란조끼 운동의 멤버 린다.

같은 날 샹젤리제에선 대통령이 군대와 함께 시가행진을 벌였는데, 거리에 있던 시민들은 마크롱을 향해 야유를 퍼부으며 “마크롱 꺼져” “마크롱 하야하라”를 외쳤다. 이 장면은 방송을 통해 널리 전해지기도 했다. 지난 6월말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집권당이 거둔 의석은 전체 1926석중 7석에 불과하여 프랑스 국민은 사실상 집권세력을 향해 퇴출을 명한 셈이다.

정부는 보건패스 검사 규정을 준수하지 않은 모든 업주를 향해 1년 이하의 징역과 45000유로 이하의 벌금을 물게 할 계획이란 말로 겁박을 이어갔는가 하면, 결국, 식당 주인들을 점검하고 감시하게 될 경찰들의 노조 <프랑스 폴리스>는 “백신은 의무가 아니라 권리”라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자신들은 시민들의 자유의 편에 설 것임을 알렸다. 또 다른 경찰 노조 <알리앙스>도 “경찰과 헌병에겐 다른 할 일들이 있다”는 말로, 마크롱이 단행하려는 반헌법적 조치가 호락호락 응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이번 주말, 프랑스 전역에선 100여개 도시에서 마크롱의 방역정책 반대 집회가 예고되어 있다. 용감하게 싸워 전면적 자유의 쟁취를 앞두고 있는 런던 시민들에 이어, 프랑스 시민들이 자유를 얻기 위해 그 바통을 이어받았다.

프랑스 경찰노조가 7월15일 발표한 보도자료

필자소개 

목수정 재불(프랑스) 칼럼니스트/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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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 2021-08-09 11:48:38
한국도 백신여권이 도입될 가능성이 커보이는데 국민들이 어떻게 반응할지 우려되는군요...
km 2021-07-23 11:44:47
시민의 자유 편에 서는 경찰노조, 멋집니다! 우리나라도 곧 따라가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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