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덕의 등산재구성] 개천에 인수봉이 비치는 동네는 어디일까요?
[김진덕의 등산재구성] 개천에 인수봉이 비치는 동네는 어디일까요?
  • 등산박물관
    등산박물관
  • 승인 2019.09.17 21: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북한산 사방팔방으로 물이 흘러흘러 한강으로 간다.

그 중 어느 개천에 북한산 특히 오묘한 자태의 인수봉이 비칠까?

독특한 형식의 사진작품을 선보이는 임채욱 작가의 2018년작 "인수봉" 언젠가 그가 이 작품에 관해 발표를 한 걸 들은 적이 있다. 자료영상은 유투브에서 볼 수 있다.

시작부터 영감이 가득한 인수봉들이 계속되는데 피날레를 장식하는 인수봉은 의외다.

일출이나 구름덮인 신비로운 인수봉이 아니라 선명한 아파트 단지에 비교되어 어쩌면 초라하다. 임채욱의 설명은 이러하다.

유럽을 대표하는 마터홀른과 일본의 후지산은 이렇게 자기를 비추는 호수가 있다. 그가 생각하는 명산의 요소에는 이것도 있는데, 우리네 인수봉은 없어 아쉬웠단다.

그래서 한참을 헤메며 겨우 찾아낸 곳이라는 거다. 그래서 이 사진이 제일 인상적이라고 말한다.

그러고보니 그렇다. 그동안 많은 작가들이 계절따라 동서남북에서, 가까이 멀리 인수봉을 담았다. 그런데 이 앵글은 처음 보는 것 같다.

갈대가 풍요롭고 북한산이 한가롭다. 개천에 용이 없다는 시대이지만, 다행히 '봉'이 있는 곳이 남이 있다니. 길지(吉地)로세.

딱히 살고 싶은 아파트가 없었는데, 저 동네에 살며 올려다 보고 개울을 내려다 보고 싶어졌다. 그래서 발표가 끝나고 질의 응답시간에 나는 저 아파트가 어디인지 물었다.

어디어디 LG 아파트라고 한 것 같은데, 잊어버렸다. 아직 준비가 안된 거 같다.^^

2005년에 발행한 "사진으로 보는 성북"을 샀다. 성북구는 어디서건 북한산을 함께하는 동네라 관심이 갔지만, 결정적으로 이 책을 산 이유는 이거다.

이 사진작가는 인수봉과 개울의 커넥션에 대해서는 몰랐겠지만, 저멀리 인수봉, 백운대 그리고 만경대가 여기 잔잔한 개울에도 담겨 있어서이다.

인수봉이 비치는 다른 곳이 또 있을까.

임채욱의 인수봉보다는 더 멀다.

안암천의 보문 1교라고 한다. 지도를 검색해보면서 흥미로운 걸 발견했다.

보문1교는 신설동역에서 가까운데, 신설동역은 북한산 우이동행 경전철행의 출발점이라는 거다. 신설동에서 벌써 북한산이 올려다 보이고, 내려보아도 개울에 담겨 있다.

설계자가 의도했을까. 우연의 일치일까. 아니다. 북한산 천년이 이 모든 걸 예정하고 의도했으리라.

그런데 2019년 현재 보문1교 주변의 안암천주변은 아파트로 뒤덮혀 인수봉이 비치려나 싶다. 그렇다면 신설동역과 관련한 이 비밀은 베수비오 화산에 덮힌 폼페이 신세와 다름 없을 것이다.

수도를 이전하고 100년전처럼 혜화문 바깥이 텅비던 시절이 될때까지 이건 우리만 아는 비밀^^.

파이낸스투데이는 칼럼니스트의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하는 전문적인 정보를 자유로운 형식으로 표현하는 '블로그칼럼'을 서비스합니다. 블로그칼럼은 세상의 모든 영역의 다양한 주제에 대한 글들로 구성되며,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새로운 스타일의 칼럼입니다. 칼럼 송고에 관심있으신 분들은 gold@fntoday.co.kr 로 문의해 주세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