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연극들! ‘예수와 함께한 저녁식사’, ‘가정식 백반 맛있게 먹는 법’
맛있는 연극들! ‘예수와 함께한 저녁식사’, ‘가정식 백반 맛있게 먹는 법’
  • 박세은
    박세은
  • 승인 2012.08.13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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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를 소재로 한 독특한 2인극들

2명의 주인공이 식탁을 마주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펼치는 ‘맛있는’ 연극들이 무대에 오른다. 연극 ‘예수와 함께한 저녁식사’는 제목 그대로 예수와 평범한 가장이 저녁식사를 함께한다는 독특한 콘셉트의 2인극이다. 연극 ‘가정식 백반 맛있게 먹는 법’ 또한 소심한 만화가와 도서판매 영업사원이 가정식 백반을 사이에 두고 흥미로운 대화를 풀어낸다. 관객들은 실제 배우들이 맛있게 식사하는 흥미로운 모습을 지켜보며 식사 위로 오가는 의미심장한 대화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색다른 자극이 필요하다면, 눈과 귀와 코를 모두 자극하는 ‘맛있는’ 연극의 매력에 빠져보는 것이 어떨까. 


 

연극 ‘예수와 함께한 저녁 식사’
오픈런, 윤당아트홀

연극 ‘예수와 함께한 저녁 식사’는 한 평범한 엘리트 남성이 의문의 초대장을 받으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친구들의 장난이라고 생각하고 나간 고급 레스토랑에는 자신을 예수라고 칭하는 젊은 남자가 자신을 맞는다. 주인공 ‘남궁선’이 코를 자극하는 와인의 향기와 고급 메뉴들에 유혹당해 테이블에 앉고 나면 둘의 흥미로운 식사 위 대화가 이번엔 관객의 귀를 솔깃하게 한다.  

작품은 대중이 갖고 있는 ‘예수’와 ‘기독교’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풀어놓는다. ‘예수’는 자신을 ‘숭배’하거나, ‘의심’하고, ‘비난’하는 시선들 속에서 논리적으로 기독교의 설득력을 높여간다.  ‘예수’가 깨우쳐 주는 관계의 회복, 진정한 믿음의 가치는 비단 기독교인뿐 아니라 오늘날의 상처 많은 현대인에게도 의미 있는 메시지를 던진다. 또한, ‘예수’의 이러한 의미 깊은 메시지들은 마지막까지 남궁선의 입을 빌어 관객에게 따뜻한 위로를 전한다.

이 작품은 데이비드 그레고리의 소설 ‘예수와 함께한 저녁식사’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데이비드 그레고리는 소설 속에서 예수를 평범한 인간 같은 존재로 해석한다. 소설은 ‘애피타이저-샐러드-메인요리-디저트-커피’ 등 코스요리 순서를 통해 주인공이 기독교를 이해하게 되는 과정을 자연스럽고 재치 있게 드러낸다.

이번 공연은 영화 ‘물고기자리’로 알려진 감독 김형태가 연출을 맡았다. 대학로에서 강남으로 무대를 옮긴 이후 공연이 더욱 스타일리시하게 변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두 남자의 리얼한 대화만큼이나 리얼하게 진행되는 식사 장면을 지켜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다.

연극 ‘가정식 백반 맛있게 먹는 법’
7월 18일부터 8월 12일까지, 정보소극장

극단 작은신화의 연극 ‘가정식 백반 맛있게 먹는 법’은 2009년 2인극 페스티벌에서의 흥행 최대를 기록하며 주목받은 작품이다. 극단작은신화 25주년을 기념하는 공연으로 선택돼 다시 관객을 찾게 됐다. 무심코 던진 한마디가 다른 한 사람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가는가에서 시작하는 이 작품은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와 의미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

크게 유명하지도 잘나가지도 않는, 한 소심한 만화가의 집에 도서판매 영업사원이 방문을 한다. 화장실 이용을 구실로 만화가 집에 들어온 그는 영업사원 특유의 친화력으로 만화가와 이야기를 나누며 백과사전 전집을 판매하고자 한다. 집요하게 설득하는 영업사원의 달변에 만화가는 급기야 계약서에 서명을 한다. 그 후 만화가는 가족이 없어 ‘가정식 백반’을 먹어본 적이 없다고 말하며, 최근 가정식 요리를 배우고 있으니 영업사원에게 같이 점심을 먹자고 권한다.

작품은 누군가에게 아무렇지 않게 던진 선의의 거짓말, 의미 없는 약속, 동정심이 결코 ‘희망’이 아닌, ‘폭력’과 ‘독’이 될 수 있음을 극단적이고 신랄하게 보여준다. 무대와 마주한 관객들은 먹음직하게 담아낸 군침 도는 밥상 위에 오가는 불편한 진실들을 함께 목도한다.

연극 ‘가정식 백반 맛있게 먹는 법’은 그 제목이 주는 친근한 느낌과는 전혀 다른 치밀한 구성과 전개로 섬뜩함을 안겨주는 작품이다. 또한, 공연의 말미에 관객에게 던지는 충격은 오히려 인간에 대한 측은함과 쓸쓸함으로 관객의 마음을 뭉클하게 한다.

 

 

박세은 기자 newstage@hanmail.net
 


<고품격 경제지=파이낸스 투데이> FnToday=Seoul,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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