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돌아보면 모두가 필요했던 길” 음악감독 김정리
[인터뷰] “돌아보면 모두가 필요했던 길” 음악감독 김정리
  • 글,사진 편집국 김미성 기자
    글,사진 편집국 김미성 기자
  • 승인 2010.09.15 08: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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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배우의 꿈을 키워주는 사람들-5]

사당역 5분 거리에 위치한 남뮤지컬아카데미는 뮤지컬 배우를 꿈꾸는 열정 있는 지망생들의 집합소다. 21세기 한국 뮤지컬계를 이끌어갈 이들이 바로 이곳에 있다. 현재 다수의 학생들이 남뮤지컬아카데미를 거쳐 갔다. 또한 그간 조승우, 오만석, 황정민, 소유진 등의 제자들을 양성하며 뮤지컬계의 역사로 자리매김한 남경읍 원장의 남다른 소신과 가르침으로 더욱 관심이 조명된다. 남뮤지컬아카데미는 기초부터 강도 높은 훈련까지 여러 장르를 모두 소화하며 인성을 고루 갖춘 조화로운 예술인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정리는 뮤지컬 ‘아이러브유’, ‘마리아마리아’, ‘연탄길’ 등에서 사랑스러고 가슴 짠한 음악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웃고 울렸던 음악감독이다. 화사한 개나리꽃을 닮은 미소가 아름다운 그녀는 남뮤지컬아카데미에서 보컬을 지도하고 있다. 조곤조곤한 말투와 베시시 웃는 다정한 모습만을 보고는 스승의 엄격함을 찾아보기 힘들지만 김정리는 누구보다 열정적인 누군가의 스승이다. 뮤지컬 음악과 음악감독이 되기까지, 강사로서 뮤지컬 지망생들에게 전하는 조언을 들어보자.

Q. 뮤지컬 음악감독이 되기까지…   

저는 클래식을 전공했어요. 피아니스트를 꿈꿨죠. 시간이 지나 뮤지컬 음악감독에까지 오게 됐어요. 뮤지컬과의 인연은 서울시뮤지컬단부터 시작됐어요. 15년 간 있었는데 생각해보면 당시의 노하우가 제게 너무 큰 경험이 됐죠. 음악감독이라는 포지션은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았어요. 서울시뮤지컬단에서 뮤지컬 음악과 관련된 일들을 많이 하다보니 저절로 재산이 쌓였던 거예요. 뮤지컬 배우 지망생들에게 말해주고 싶어요. 앞에 있는 것들에 최선을 다하라고요. 꿈꿨던 길이 아니었기에 샛길이라고 생각했던 그 나날들이 한 시간도 헛되지 않았어요. 그 시간들에 너무도 감사해요. 무조건 한 목표만을 바라보는 것도 좋지만 목표치가 아닌 다른 길로도 갈 수 있잖아요. 배우를 지망했지만 뮤지컬 음악감독, 연출, 기획도 될 수 있어요. 

Q. 성공하는 배우는 어떤 배우인가요?

전 보컬트레이닝과 전문반 뮤지컬 앙상블을 맡고 있어요. 지금은 보면 어느 정도 알 수 있죠. 처음에는 잘하는 배우가 눈에 띄어요. 하지만 끝까지 근성을 가지고 열심히 하는 친구들, 자기 자신을 이겨내는 친구들이 마지막에는 무언가를 이뤄내더라고요. 

Q. 지도하실 때, 노하우가 있다면?

감상적인 면을 많이 건드리는 편이에요. 사담(私談)을 많이 나누죠. 레슨 뿐 만 아니라 일상적 대화를 하다보면 감정이 터져 나올 때가 있어요. 뮤지컬 쪽은 선생과 제자 사이에 그런 경우가 많죠. 음악은 더욱 그래요. 교감이 돼야 해요. 사람과의 만남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관객과도 잘 만날 수 있죠. 커뮤니케이션을 얼마나 할 수 있느냐에 따라 무대에서의 표현도 잘할 수 있어요. 또 저는 경험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공연을 많이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간접적인 경험도 중요해요. 이를테면 사랑의 감정이랄까요. 사랑에도 여러 가지가 있어요. 남녀 혹은 가족 간에, 애완견, 봉사활동, 신앙생활 등을 통해서, 자식에게 주는 사랑도 포함되죠. 그래서 연애를 안 해보면 예술은 힘들어요. 누구와의 사랑이건, 가슴도  아파보고 시련도 당해보면서 스스로의 감정변화를 느껴보는 것이 중요해요.

Q. 수강생들에게 어떤 조언을 많이 해주세요? 

기량이 뛰어난데 비해 감성이 부족한 친구가 있고, 호흡발성이 안 되는 친구도 있어요. 개개인이 다 달라요. 상황에 따라 조언이 달라지죠. 저는 처방이라고 해요. 증상이 다 다르거든요.(웃음) 하나 언급하자면 ‘교감’이 중요해요. 솔로는 얼마든지 잘할 수 있어요. 뮤지컬을 혼자 하는 콘서트라고 착각해선 안돼요. 주는 것만 알아서도 안 되고, 받는 것만 알아서도 안 되죠. 교감해야 해요. 그러려면 적절한 시기의 절제가 필요하죠. 절제할 줄 알아야지 크라이막스 부분에선 터트릴 줄도 알아요. 저희는 한 달 동안 공부하고 자체적으로 작은 콘서트를 열어요. 그 때보면 나날이 본인만의 표현방법들이 많이 늘었다는 것을 발견해요.

Q. 뮤지컬 음악은 보통 음악과 어떤 점에서 다르다고 생각하세요?

뮤지컬에서 음악은 음악으로만 존재할 때 의미가 없어요. 음악이 언어가 되고, 대사가 돼야죠. 공감을 끌어낼 수 있어야 해요. 그래서 드라마적 요소가 중요해요. 배우가 노래할 때, 기억에 속속 들어오는 멜로디가 될 때, 뮤지컬 음악은 완성이죠. 

Q. 특별히 좋아하시는 장르의 음악이 있으시다면?

특별히 좋아하는 장르는 없어요. 제 성향이 작고 사랑스러운 공연들을 잘할 것 같나 봐요. 항상 훈훈하고 행복한 공연들만 해왔어요. 큰 공연들에도 도전하고 싶은 마음은 있어요. 음악감독이면 모든 장르를 조화롭게 소화해야죠. 개인적으로는 드라마적인 요소가 짙은 음악에 마음이 가요. 뮤지컬 ‘미스사이공’, ‘돈키호테’와 같은 공연들이요. 음악 자체만 돋보이는 게 아니라 작품을 빛나게 하는 음악이 좋아요. 배우 역시 마찬가지죠. 자기 기량을 보여주는 것도 좋지만 캐릭터를 연구하고 최대한 이를 담아내려했을 때 배우도 빛이 나요. 

<고품격 경제지=파이낸스 투데이> FnToday=Seoul,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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