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을 처방한 의사들8] 캔버스 위 빛을 담는 의사 배성기
[예술을 처방한 의사들8] 캔버스 위 빛을 담는 의사 배성기
  • 편집국 김미성 기자
    편집국 김미성 기자
  • 승인 2010.07.22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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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국갤러리 2010년 ‘예술과 의술의 만.남.’의 ‘저녁불빛’

사진에 담긴 ‘빛’을 캔버스 위 마음을 담아 그리는 의사가 있다. 성메디컬 산부인과 배성기 원장이다. 배성기 원장은 병원에 작업실을 따로 마련할 정도로 미술에 남다른 애착을 가지고 있다. 환자를 기다리는 시간 등 틈틈이 붓을 들고, 붓 끝에 마음을 실어 그만의 감각적인 예술적 정서를 캔버스에 담아낸다.  배성기 원장이 그림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아주 어렸을 때부터다. 미술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어려서부터 타고난 예술적 본능으로 유화를 그렸고, 그의 꿈도 함께 키워나갔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형제 4인전’을 갖기도 했다. 미대를 졸업하거나 그림을 좋아했던 형제 4명이서 꾸민 전시회였다. 당시는 1970년도였다. 전시회를 계기로 본격적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배성기 원장은 의대로 진학, 고되고 바쁜 일정가운데서도 붓을 손에 놓지 않았다. 

의아하게도 그는 단 한 번도 미술을 배워본 적이 없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규 미술과정을 밟지 않은 게 다행이란 생각이 들어요. 만약 제가 그랬다면 어떤 특정 틀 속에 갇혀 지금처럼 자유롭게 표현해내진 못했을 거예요. 공부를 안했던 게 오히려 마음이 편하죠.” 배성기는 그림을 그리기 위해 물감을 게는 방법, 캔버스를 다루는 방법 등을 스스로 알아갔고,  캔버스 위 나머지 창작의 공간들은 그의 상상력으로만 채워갔다. 

배성기 원장은 이번 2010년 안국갤러리에서 열린 작가 21인과 의사 21인의 소통을 위한 공통분모 ‘예술과 의술의 만.남.’ 전시회에 참여했다. 21명의 작가와 의사들이 다양한 작품들로 개인의 생각과 관념을 펼쳐놓는 본 전시회에 ‘빛’을 품은 그의 작품 하나도 걸렸다. ‘저녁불빛’이란 유화다. 배성기 원장은 주로 사진을 찍어 그것을 보면서 느껴지는 느낌과 감상을 붓 끝에 담는다. “작품은 운동을 마치고 언덕을 내려오는 길 저녁노을을 보며 떠올리게 됐어요. 그 때 저녁노을의 그 불빛이 너무 아름답게 느껴졌거든요. 그래서 사진을 찍었고, 사진을 보면서 느낌을 살려 그렸죠.”

배성기 원장은 좋아하는 운동을 할 때 등 평소 생활 속 자연에서 영감이 얻는다. 특히 아름답다고 느껴지는 ‘빛’에는 걸음을 멈춰 본능적으로 사진기를 꺼내 든다. 그 사진이 곧 그의 작품바탕이 되며 이윽고 새로운 작품으로 환생하게 되는 것이다. “현대에서는 어떤 사물을 그대로 그리는 건 큰 의미가 없어요. 눈으로 보고 아름다운 느낌을 살려 마음으로 표현하는 것에 있죠. 저녁노을이 붉게 느껴졌다면 붉게, 파랗게 느꼈다면 파랗게도 나올 수 있는 거죠.”

풍경을 좋아하는 이라면 작품에 있어 ‘빛’의 효용을 생각해보지 않은 이가 없을 것이다. 그가 ‘빛’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만큼 지향하는 작품 역시 인상파 작가의 작품들이다. 빛의 미세한 차이에 따라 달라지는 인상과 실체가 아티스트의 느끼는 감정에 따라 다르게 표현할 수 있다는 게 매력이다. 그의 작품이 나아갈 방향이다. “제가 표현하고 싶은 것은 빛을 통해 드러나는 사물의 풍성한 색감이에요. 아름다운 자연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려다보면 색감의 변화를 따라가게 되죠.”   

최근 배성기 원장은 그의 작품에 동양화 기법을 융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궁리 중이다. 사물이나 자연을 작가의 감정으로 채워가는 꽉 찬 느낌의 서양적인 기법과는 달리 동양화는 여백의 미로 여운을 남기는 묘한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요즘은 가급적이면 동양화와 접목시키려 합니다. 신진 작가부터 대표 작가까지 전시회를 통해 다양하게 보면서 고민하고 있어요.” 그는 작품에 동양적 미가 가미된 작품을 테마로 개인전을 치루고 싶다는 의사도 밝혔다.

현재 한국의사미술회에서 활동 중인 배성기 원장은 직업 상 활발한 활동은 힘들다. 하지만 언제고 새로운 작품으로 개인전으로 열고 싶다는 열망을 늘 가슴속에 품는 의사이자 작가다. 그의 앞으로의 계획은 다만 일상생활을 하면서 느끼는 감정과 풍경으로 자유롭게 그려내는 것이다. 거창하진 않지만, 그에게 미술은 생활 속에 늘 맞닿아 자유롭게 영유한다. 앞으로 작게나마 미술계 한 자리를 소박하게 자리하며 빛을 발할 배성기 원장의 작품을 기대해 본다.

편집국 김미성 기자 newstage@hanmail.net

<고품격 경제지=파이낸스 투데이> FnToday=Seoul,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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