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석 칼럼]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정연석 칼럼]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 정연석
    정연석
  • 승인 2024.04.05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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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다.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주제로 의료 개혁을 호소했다. “정부가 국민을 위한 의료개혁을 반드시 완수할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의 성원과 지지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일부 의사들의 불법 집단행동은 그 자체로 우리 사회에 중대한 위협이 된다”면서 “이제 그만 집단행동을 중단하고 돌아와 주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고집스럽다는 비판을 의식한 듯 양보하는 모양새도 취했다. “더 타당하고 합리적인 방안을 가져온다면, 얼마든지 논의할 수 있다”며 “더 좋은 의견과 합리적 근거가 제시된다면 정부 정책은 더 나은 방향으로 바뀔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불법 집단행동을 즉각 중단하고, 합리적 제안과 근거를 가져와야 한다”는 주장에 방점이 찍힌 표현이지만, 타협의 여지를 남겼다.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충남 공주시 공주의료원을 찾아 재활센터를 둘러보고 있다

- “국민은 이 나라의 주권자입니다.”

대통령의 긴 담화문에서 국민이 동의하는 한 줄 표현은 바로 이것이다. 국민이 주인이다. 그 주인인 국민이 요구한다. 의료 대란의 불안을 해소하라. 정부 입장이 틀렸다고 하는 것이 아니다. 정책의 기본 방향을 지지한다. 그러나 의사가 환자 곁을 떠나는 현재 상황이 싫다. 정부가 나서서 해결하길 바라는데, 의사들과 싸우기만 하는 것이 답답하다. 소통 자세를 문제 삼는다. 집단행동을 하는 의사도 문제지만, 해결하지 못한 보건복지부 장관도 책임이 있다.

꾸준히 의료계와 의사 증원을 논의하고 37차례에 걸쳐 의사 증원 방안을 협의했다고 담화문에서 밝혔다. 논의하고, 또 논의하고, 수차례 의견을 요청했지만, 의료계가 의대 증원 규모에 대해서는 의견을 제출하지 않고 의사가 부족하지 않다는 주장만 되풀이한 과정도 언급했다. 그때 왜 대한의사협회, 대한전공의협의회, 대한병원협회 등과 끝장토론이라도 해서 결론을 만들지 못했을까? 대통령에게 가장 소중한 가치는 국민의 생명인 것을 장관은 몰랐을까?

주권자인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것이 대통령의 가장 소중한 가치라면, 국민의 생명이 위협받는 의료 대란 위기 앞에서, 불안한 마음을 덜어주는 것도 대통령의 일이다. 미래의 국가 의료 체계를 확립하기 위해 의대 정원을 늘리는 것만큼이나, 현재 의료 현실을 안정시키는 것 역시 중요하다. 병원을 떠나는 전공의와 의사, 교수도 대통령이 소중하게 돌봐야 하는 국민이다. 의사는 의료 체계가 무너지고 있다고 정부를 탓하지만, 오히려 의사가 자초한 결과일 수 있다.

- 머리를 맞대고 살 길을 찾아야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총선 승리가 초미의 관심사인데 한가하게 의사 탓만 할 때냐는 비판도 있다. 그래도 협상의 여지를 남겼으니 대화의 물꼬를 텄다는 평가도 있다. 이제 대립을 멈추고 머리를 맞대야 한다. 살길을 찾아야 한다.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 대통령이 내민 손을 의료계가 맞잡아야 한다. 대한민국 국민이 의사에게 거는 기대를 외면해선 안 된다. 환자 곁에서 생명을 살리느라 헌신한 지금까지의 명성을 지켜야 한다. 의사를 향한 존경과 경외심이 실망과 원망으로 돌아서게 해선 안 된다. 국가 흥망과 환자 생명이 의료계 선택에 달려 있다. 사느냐 죽느냐 갈림길에서 의료계의 현명한 선택이 절실하다.

칼럼니스트 소개 

한나라당 중앙당 부대변인

전, 대한지적공사 감사
한국성서대학교. 경주대학교, 여주대학교 한국어학당 한국어 강사
도서출판 석향기획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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