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남 기자]윤석열 정부 '개국 공신'으로 불리는 국민의힘 3선 장제원 의원이 12일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장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선 승리를 위해 불출마를 결단했다"며 "나를 밟고 총선 승리를 통해 윤석열 정부를 성공시켜달라"며 이같이 밝혔다.
장 의원은 2008년 18대 총선에서 부산 사상에 출마해 원내에 입성한 이후 15년간 정치 활동을 해왔다.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를 최측근에서 보좌하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시절에는 당선인 비서실장으로 새 정부 조각 밑그림을 그렸다.
정부 공식 출범 후에도 윤 대통령의 복심이자 여권 최고 실세로 꼽혀왔다.
그러나 22대 총선이 다가오면서 당내에 혁신 바람이 불자 친윤 그룹의 대표 격인 장 의원의 용퇴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특히 인요한 혁신위원회가 지도부·중진·친윤 등 당 주류를 향해 내놓은 '불출마 혹은 수도권 험지 출마' 희생 요구는 사실상 장 의원을 가장 먼저 지목한 것으로 여겨졌다.
장 의원은 지난달 11일 지지자 4천200여명이 모인 여원산악회 창립기념식에서 "알량한 정치 인생 연장하면서 서울 가지 않겠다"고 말하고, 다음날 부산 지역구 교회 간증에서 "아무리 권력자가 뭐라 해도 나는 내 할 말 하고 산다"고 발언했다.
이를 두고 장 의원이 무소속 출마를 불사하더라도 지역구인 사상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지만, 한 달이 지난 이날 장 의원은 결국 "총선 승리를 위해서"라며 불출마를 공식화했다.
장 의원의 이번 불출마는 그가 친윤 핵심으로 떠오른 이후 세 번째 '백의종군' 선언이기도 하다.
그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인 지난해 8월 이준석 전 대표 징계 등을 둘러싸고 당 내홍이 심화하자 "앞으로 윤석열 정부에서 어떠한 임명직 공직을 맡지 않겠다"며 2선으로 후퇴했다.
당 혼란상을 두고 장 의원을 비롯한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그룹의 책임론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전당대회 레이스가 진행되던 지난 2월에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어떠한 임명직 당직도 맡지 않겠다"고 또 한 번 백의종군을 선언했다.
당시 김기현 후보가 당 대표가 될 경우 그를 지원한 장 의원이 '실세 사무총장'을 맡아 총선 공천을 좌지우지할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자 임명직 당직도 맡지 않겠다고 밝힌 것이다.
장 의원은 이날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또 한 번 백의종군 길을 간다. 이번엔 마지막 공직인 국회의원직"이라고 말했다.
그는 "저는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뒷받침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며 "민심이 곧 천심이라는 말을 늘 가슴에 새기고, 국민의 뜻을 받들어 윤석열 정부가 성공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장 의원의 불출마 선언은 당내에 적잖은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친윤 그룹의 실세인 장 의원의 불출마로 친윤 그룹의 내홍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또한, 장 의원의 공백으로 윤석열 정부의 지지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장 의원은 '윤석열의 남자'로 불리며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혀왔다.
그는 윤 대통령의 대선 캠프에서 핵심 역할을 맡았으며,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시절에도 당선인 비서실장으로 정부 공식 출범 후에도 윤 대통령의 복심이자 여권의 실세로 꼽혀왔다.
내년 총선과 관련하여 혁신위가 주장한 사안과 당정의 함수관계가 미묘하게 엇갈린 가운데 장 의원의 불출마 선언이 어떤 결과로 다가올지에 귀추가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두번의 불출마와 세번의 백의종군에 용단을 내린 장제원 의원의 정치행보에 희생정치의 표본이자 선당후사의 장본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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