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채 줄였지만 단기채 발행 '쑥'…하반기부터 감소 기대
한전채 줄였지만 단기채 발행 '쑥'…하반기부터 감소 기대
  • 전성철 기자
    전성철 기자
  • 승인 2023.05.22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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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한 재무 위기에 시달리는 한국전력[015760]이 일반 기업들의 회사채 수요를 흡수한다는 지적을 받아온 한전채 발행을 줄이는 대신 단기 채권 발행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금융투자업계와 한전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올해의 한전채 순발행 규모는 10조3천500억원으로 10조원을 넘어섰다.

다만 월별 한전채 순발행 규모는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다.

1월 3조2천억원에서 2월에는 2조7천억원, 3월에는 2조1천억원, 4월에는 1조5천억원까지 줄어들었다. 이달 들어 한전채 순발행 규모는 총 8천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조9천억원)의 절반도 채 안 됐다.

그러나 한전채가 줄어든 대신 기업어음(CP)과 전자단기사채(전단채) 등 만기가 짧은 단기채 발행은 눈에 띄게 늘었다.

우선 CP의 경우 1월에 7천500억원 순발행됐다가 점차 줄어 3월에는 1천억원 순발행에 그쳤지만, 지난달 순발행 규모가 다시 2천500억원으로 늘었고 이달 들어서는 이미 3천억원을 넘어섰다.

전단채는 1∼3월까지는 순발행이 마이너스(-)였다. 순발행 규모는 해당 기간 전체 발행 규모에서 만기가 도래한 채권 규모를 뺀 값이므로 그 기간에 발행된 채권보다 상환된 물량이 더 많음을 뜻한다.

그러나 이런 상환 기조는 지난달 전단채 순발행이 1조원을 넘어서면서 끊겼다. 이달에도 이미 5천억원에 가까운 전단채가 순발행된 상태다.

한전의 채권 발행 증가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우선 최근 정부가 발표한 전기요금 인상 폭인 '킬로와트시(kWh)당 8원'은 한전의 재정난 해소에 필요한 인상분에 크게 못 미친다는 평가다.

정부는 작년 연말 국회에 제출한 한전의 경영 정상화 방안 문건에서 올해 필요한 전기요금 인상 폭을 kWh당 51.6원으로 산정한 바 있다. 이에 비해 지난 1분기(kWh당 13.1원)와 최근의 전기요금 인상 폭은 총 kWh당 21.1원에 그쳐 한참 부족하다.

최근 주요 발전 연료인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하락했지만, 한전이 각 발전사로부터 사들이는 전력도매가격(SMP)에 반영되기까지 2∼3개월 정도 시차가 있다는 점도 문제다.

시장에서 신용도가 좋은 한전채 발행이 급증하면 일반 기업 회사채로 가야 할 수요까지 한전채가 흡수하는 '쏠림 현상'을 우려하는 여론이 커지자, 한전이 한전채를 줄이고 대신 단기채권 발행을 늘린 것으로 추정된다.

김상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단기채 시장은 회사채 시장보다 머니마켓펀드(MMF) 등 수요층이 견고하고 유동성 공급이 좋은 편"이라며 "한전 단기채가 늘더라도 다른 기업들의 단기채 수급까지 빨아들이는 현상은 발생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봤다.

한전의 채권 발행은 하반기부터 점차 감소세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LNG 가격 하락 추세가 SMP에 시차를 두고 반영될 것이라는 점과 전기요금이 일부나마 인상된 점, 한전의 자구안 발표 등을 고려할 때 3분기에는 역마진이 해소되고 한전채·CP·전단채를 포함한 전체 자금조달 규모가 줄어들 수 있다"고 예상했다.

정혜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지난해 한전채로 인한 채권시장 전반의 '수급 부담' 전례를 의식하는 한전이 올해 적자분을 100% 채권 발행으로 충당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은행 차입이나 외화표시채권 발행 등으로 창구를 다각화하려는 노력을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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