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S 조사국장 "원자잿값 상승에도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 작아"
BIS 조사국장 "원자잿값 상승에도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 작아"
  • 이미희
    이미희
  • 승인 2022.06.02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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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과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물가가 크게 오르고 경제성장률은 하락하는 '스태그플레이션' 공포가 시장에서 일부 감지되는 가운데 원유에 대한 의존도가 줄어드는 등 이를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왔다.

신현송 국제결제은행(BIS) 조사국장은 한국은행이 2일 '변화하는 중앙은행의 역할: 무엇을 할 수 있고, 해야 하는가'를 주제로 개최한 'BOK 국제 콘퍼런스'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상품시장 불안, 성장 및 인플레이션'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은 1970년대보다 광범위하지만, 유가 상승 충격은 비교적 제한적이고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도 아직 위협적인 수준은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그 근거로 세계 경제의 원유 의존도가 줄었다는 점을 들었다. 전 세계의 에너지 사용량 중 원유 비중은 스태그플레이션이 극심했던 1970년대 말 50%에서 2020년 30% 수준까지 하락했다. 반면 재생에너지 비중은 6%에서 16%로 올랐다.

공급 충격에 따라 유가가 10% 상승하면 주요 선진국의 국내총생산(GDP)은 8분기 시차를 두고 약 0.5% 하락하는 것으로 추정됐는데, 이런 부정적 영향 때문에 물가 상승세가 중기적으로는 떨어질 것으로 봤다.

신 조사국장은 "인플레이션 예측치는 선진국과 신흥국에서 모두 올해 내내 목표치보다 매우 높겠으나, 내년에는 목표치보다 약간 높거나 범위 내에서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어 "또 일반적인 경기침체기와는 달리 코로나19 위기 이후 자산 가격이 상승하고 신흥국을 중심으로 가계부채가 늘었다"며 "이런 여건들을 고려하면 경제 연착륙 여부는 가계나 기업이 인플레이션을 의사결정에 반영하기 전에 얼마나 빠르게 물가 상승을 잡을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라고 강조했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주요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신흥국의 자본유출을 초래할 수 있어, 이런 금융시장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글로벌 안전자산 채권을 발행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마커스 브루너마이어 미국 프린스턴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국제금융시장은 소수 선진국에 의해서만 안전자산이 공급되는 구조여서, 위험자산 회피 현상이 나타나면 국가 간 대규모 자본 이동 등 불안한 모습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불안정성을 완화하기 위한 대안으로 신흥 및 개발도상국(EMDE)의 국채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글로벌 안전자산 채권을 발행해 안전자산 공급을 다변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국제 특수목적기구(SPV)가 EMDE 발행 국채를 매입하고, 상환 우선순위에 따라 선순위 트란쉐(가장 나중에 손실을 떠안는 지분)와 후순위 트란쉐로 나눈 뒤 선순위채에 채권 기능을 부여한다는 것이다.

브루너마이어 교수는 "후순위채 트란쉐가 충분히 확보되는 경우 선순위채의 손실 가능성이 매우 낮아 선순위채를 안전자산으로 분류할 수 있게 된다"며 "경제 위기 때 개별국가 발행 채권이 안전자산 지위를 상실해도 선순위채는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글로벌 안전자산 채권 발행으로 선진국 위주의 비대칭적인 안전자산 공급이 다변화할 것"이라며 "자본 쏠림을 막아 개별 국가의 복원력 향상에 기여하고 국가와 은행이 서로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악순환에서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이번 콘퍼런스에서는 로버트 타운센드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 로런스 볼 존스홉킨스대 교수 등이 발표자로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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