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해부대 집단감염 "방역 무지가 부른 결과...승조원 301명 중 247명 확진"
청해부대 집단감염 "방역 무지가 부른 결과...승조원 301명 중 247명 확진"
  • 전호일 기자
    전호일 기자
  • 승인 2021.07.19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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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일 기자]해군 청해부대 34진 문무대왕함(4천400t급)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쏟아진 것은 부대의 초기 늑장 대응과 국방부·합참의 감염병에 대한 방역 무지 등이 빚어낸 결과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4진 승조원 301명 중 오늘(19일) 현재 247명이 확진된 것으로 승조원 가운데 82%가 감염된 것으로 집계됐다.

청해부대 집단감염은 초기 유증상자가 나왔음에도 단순 감기약을 처방하는 데 그쳤고, 감별 능력이 떨어지는 '신속항체검사'로 초기 음성 판정이 나오자 안심하고 추가 방역 조치를 하지 않은데 문제가 있었다.

문무대왕함은 지난달 28일부터 1일까지 군수물자 적재를 위해 아프리카 아덴만 인근 기항지에 접안했고, 지난 2일 처음으로 감기 증상자가 나왔다.

그러나 부대는 간이검사(신속항체검사)나 유전자 증폭(PCR) 검사는 시행하지 않았고, 감기약만 투여했다.

단순 감기로 생각하고 합참에도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감기 환자가 속출하자 부대는 8일 뒤인 지난 10일 40여 명에 대해 간이검사를 했고, 모두 음성 판정이 나왔다.

8일이라는 방역 공백이 발생했는데도 부대는 '음성'에 안심하고 별다른 격리 조처를 하지 않았다.

부대는 초기 감기 증상이 나타난 지 11일 뒤인 지난 13일에서야 인접 국가 협조 아래 증상자 6명을 샘플로 PCR 검사를 의뢰했고, 이틀 후 이들 모두 확진 판정이 나왔다.

결과적으로 기항지에 경유한 이후 2일과 10일 두 차례 즉각적인 PCR 검사를 시행하지 않은 것이 화근이었다.

이때 PCR 검사를 의뢰하고 즉각 격리 조치를 했다면 급속한 확산은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청해부대가 가져간 800개의 신속항체검사 키트로는 초기 감염 여부를 감별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소견인데 청해부대에 신속항원검사 키트가 아닌 신속항체검사 키트를 보급한 국방부와 합참의 처사도 문제로 지적된다.

반면 신속항원검사 키트는 신속하게 감염 여부를 감별할 수 있다.

군은 출항 전 승조원 PCR 검사에서 전원 음성이었고, 해상에 떠 있는 함정에서 '설마' 코로나19가 발병하겠느냐는 안이한 판단을 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선 백신의 해외 반출이 제한돼 파병 장병의 접종이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지만, 군함은 국제법상 소속 국가 영토로 간주하는 치외법권 지역으로 대한민국 영토에 해당한다.

대한민국 영토로 간주하는 군함에 백신을 가져가 접종할 근거가 충분하다는 지적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으며 특히 청해부대 파병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에 따라 해상 수송로의 안전을 위한 국제적 노력에 동참하는 차원에서 이뤄졌다.

이에 유엔과 협조로 기항지 또는 바레인에 있는 연합해군사령부(CFM)에서 백신을 접종할 근거가 된다는 것이다.

국회 국방위원회 국민의힘 소속 강대식 의원은 "정부가 제출한 '국군부대의 소말리아 아덴만 해역 파견연장 동의안'(청해부대)에 따르면 이번 파견은 '유엔 안보리 결의 근거'로 '연합해군사 및 해수부·외교부·국내 해운단체의 요청 등을 고려했다'고 했다"며 "우리 청해부대는 유엔에 백신 접종을 요청할 권리가 있고 명분도 있다"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34진이 출항 시 백신 접종을 하지 않았다면, 국내의 앞선 상황 등을 고려해 유엔에 협조를 구하는 등 적극적인 조처를 했어야 한다"며 "그것이 불가했다면 기항지에서 현지인과 접촉해 물자보급을 하는 최소한의 인원이라도 모든 수단을 강구해 백신 접종을 마무리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방부와 합참은 이번 청해부대 집단감염 사태를 계기로 파병부대 운용에 관한 전반적인 매뉴얼과 지침에 감염병 위기관리 및 대응 절차 등을 마련하고, 미진한 부분은 손질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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