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기는커녕 적자"…원자재 가격 폭등, 제조업 직격탄
"남기기는커녕 적자"…원자재 가격 폭등, 제조업 직격탄
  •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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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5.20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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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 가격 인상으로 올해 80억∼100억원 적자가 예상됩니다. 공급 부족으로 물량 확보도 쉽지 않아 걱정입니다."
부산에 있는 한 조선기자재업체는 "지난 3월 철강 가격이 30% 인상됐는데 5월과 6월에도 철강 가격이 오른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울상을 지었다.

이 업체는 "거래처인 대형 조선사도 적자 상태에 있어 원자재 인상에 따른 납품 단가 조정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20일 부산상공회의소가 지역 대표 제조기업 100여 곳을 대상으로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영향을 분석한 조사보고서를 보면 원유, 철강, 구리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거의 모든 업종에서 타격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 원자재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철강의 주원료인 철광석은 지난해 5월 t당 91.63달러였지만 지난 13일 기준으로 159.3%가 오른 237.57달러를 기록했다.

원유(두바이유 기준)도 같은 기간 무려 148% 급등했고, 구리와 알루미늄도 각각 96.7%, 68.3% 올랐다.

원자재 가격이 급등했지만, 기업들은 제품 가격에 인상분을 반영할 수 없어 채산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A사는 "최근 원자재 가격 인상으로 매출원가가 60~65%를 웃돌아 수익이 전혀 나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 1월에 선박 수주에 성공한 중소 조선사인 B사는 "후판 가격이 인상되면서 수주가 악재가 되고 있다"며 "원자재 가격이 하루가 다르게 올라 후속 물량을 수주하더라도 손해를 볼 수 있어 고민"이라고 말했다.

 신발을 제조하는 C사도 "나일론, 폴리에스테르, 레이온 등 화학섬유와 자연섬유(합사) 격이 전년 대비 20%가량 상승해 영업이익이 13% 정도 감소했다"며 "소비자 판매가격에 반영할 경우 가격 상승으로 인한 매출 감소가 우려돼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D사는 "차종별로 이루어지는 계약 관행상 최초 공급 가격이 바뀌는 경우가 거의 없어 사실상 원가 상승분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사료를 생산하는 E사도 "옥수수 가격이 최근 배 가까이 올랐지만, 농가의 어려운 상황을 고려하면 가격을 올리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철강을 생산하는 F사는 "철광석뿐만 아니라 고철 가격도 폭등해 철강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며 "주 거래처인 건설사에는 철강을 공급하고 있으나 생산 차질로 철강 유통회사에는 물량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자재 가격 인상과 수급 불균형 현상은 올 연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측하는 기업이 많았다.

부산상의 관계자는 "거래 관계가 취약한 지역 제조업계에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타격이 예상되는 만큼 원자재 수입 관세 인하, 금융지원 확대 등 맞춤형 정책 지원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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