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악몽을 딛고 이제 자리를 잡나 했는데 이렇게 또 악몽을 겪게 됐네요."
7일 올겨울 들어 경기지역에서 처음으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한 여주시 가남읍 산란계 농가의 농장주 A씨는 심야에도 진행되는 살처분 작업을 지켜보며 망연자실했다.
전날 1천여 마리의 산란계가 폐사해 여주시에 신고한 뒤 양성이라는 간이검사 결과가 정밀검사에서 뒤집히길 바랐지만 허사였다.
작업자 80여명과 중장비가 동원돼 이날 오후 3시께부터 시작된 살처분은 밤샘 작업을 거쳐 8일 정오께 마무리될 예정이다.
"2017년 1월 16만8천 마리를 살처분했어요. 3년 11개월이 지나 이번엔 19만3천 마리입니다. 며칠 전에 8만여 마리를 새로 입식했는데 알도 제대로 낳지 못한 채 모두 살처분하게 돼 너무나 아깝습니다."
A씨의 농장은 지난달 중순 야생조류 시료에서 고병원성 AI가 확진된 이천 복하천에서 11㎞ 떨어진 탓에 이동제한(반경 10㎞ 이내)을 가까스로 받지 않았지만, A씨는 자체 방역을 더욱 강화했다.
가남읍 광역이동초소와 마을입구 방역초소, 농장입구 자체초소 등 3중 소독을 거친 뒤 차량과 인력이 농장을 드나들도록 했다. 가남읍사무소에서는 생석회를 추가로 달라고 해 농장 주변 도포에 힘을 쓰기도 했다.
이런 방역 노력이 수포가 된 채 AI 직격탄을 또다시 맞은 A씨는 "양계를 이제 포기할까 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여주시 축산과 관계자는 "A씨 농장이 여주의 산란계 농장 가운데 규모 면에서 3번째이고 외국인 노동자도 10명 안팎이 일하고 있다"며 "외딴곳에 있는 농장이지만 방역을 철저히 해 온 것으로 알려졌는데 안타깝다"고 했다.
여주시는 A씨 농장에서 반경 3㎞ 내에 있는 오리 농장 1곳의 1만7천 마리에 대해서도 8일 중에 예방적 살처분에 나설 예정이다.
해당 농장은 육용오리를 키우는데 2017년 AI가 닥쳤을 당시에는 농장에 키우던 오리가 없어 피해를 보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올겨울 들어 국내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한 것은 지난달 26일 전북 정읍 육용오리농장, 지난 1일 경북 상주 산란계농장, 지난 4일 전남 영암 육용오리농장에 이어 경기 여주 산란계농장이 4번째다.'
AI 중앙사고수습본부는 7일 오전 5시∼9일 오전 5시 경기지역의 가금농장·축산시설(도축장·사료공장 등)·축산차량에 대해 일시 이동중지 명령을 발령한 상태다.
확진된 산란계 농장 반경 10㎞ 내 가금농장은 30일간 이동 제한과 AI 일제 검사가 시행되며 여주시 모든 가금농장은 7일간 이동이 제한된다.
반경 10㎞ 이내에는 10만 마리 이상씩을 키우는 가금류 농가가 8곳이 있고 전체 가금류 수는 321만6천여 마리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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