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트계의 샛별 '유산슬', '유두래곤', '지미유', 인기방송인 유재석의 소위 '부캐'들이다. '부캐'란 '부캐릭터'의 줄임말로 원래 캐릭터가 아닌 또 다른 캐릭터를 의미하며 온라인 게임에서 유래되었다. 지난 상반기 연예계를 강타했던 '부캐' 열풍이 유통가까지 퍼지고 있는 모양새다. 유통가의 굿즈 열풍이 그것. 본품을 구입하면 딸려오는 사은품으로 인식됐던 '굿즈'가 최근 젊은 소비층 사이에서 인기를 누리면서 '본캐'라고 볼 수 있는 제품 자체의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최근 유통업계에서는 각 기업들이 혁신적이고 세련된 디자인 요소를 갖춘 '굿즈'를 경쟁적으로 출시하면서 '굿즈'가 브랜드 매출을 견인하는 하나의 요소로도 부상하는 추세다.

실제 온라인 빅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하는 소셜매트릭스를 통해 올 상반기(20/01/01~20/06/30) '굿즈' 키워드를 검색해 분석해 보면, '인형', '키링', '엽서' 등 다양한 품목의 굿즈를 언급한 연관어 포스팅이 무려 530만건 이상(상위 50위 키워드 기준) 게재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굿즈 소유에 대한 관심을 드러내는 긍정 감성어 '원하다'가 9만 건 이상에 달했으며 뒤이어 '유명하다'의 연관 단어가 6만 건 정도 등장하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 굿즈에 대한 정보나 구매처를 공유하는 활동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맥주업계, 굿즈 인기에 제품 화제성도 쌍끌이… 오비라거, '랄라베어' 굿즈를 판매하는 '오비라거 스토어' 네이버에 오픈
특히 맥주업계에서 이러한 움직임이 눈에 띈다. 최근 오비맥주의 오비라거는 네이버스토어에 브랜드 전용관 '오비라거 스토어'를 오픈하고, 지난해 레트로 열풍에 힘입어 2030 사이에서 '소장템'으로 주목 받은 오비라거의 시그니처 캐릭터 '랄라베어'를 활용한 굿즈를 판매 중이다. 브랜드 스토어 첫 제품으로는 여름철 온라인 셀렉트숍 29CM와 콜라보레이션으로 개발한 유리잔 세트, 코스터 세트, 튜브형 아이스 버킷, 미니 천막 등 '랄라베어 굿즈' 4종을 판매한다. 오비라거는 향후 출시되는 굿즈 역시 '오비라거 스토어'를 통해 판매할 예정이다.

오비라거는 최근 '랄라베어'를 활용한 다양한 굿즈를 제작해왔다. 지난 7월 글로벌 패션브랜드 '게스(GUESS)'와 함께 출시한 티셔츠와 모자 구성의 '랄라베어' 콜라보레이션 컬렉션을 출시한 바 있다. 패션업계와 파격적인 협업을 통해 탄생한 컬렉션은 사전 온라인 판매에서 준비 물량의 절반 이상이 팔리며 소비자들의 인기를 모았다. 특히 온라인 셀렉트숍 29CM를 통해 출시한 '랄라베어 굿즈'는 출시 직후 위클리 베스트 아이템에 오르는 등 뜨거운 소비자 호응을 얻어 지난 8월 '카카오톡 선물하기'로 굿즈 판매 채널을 확장한 바 있다. 이에 오비라거의 소셜매트릭스 언급량은 올 6월부터 8월까지 직전 3개월인 3월부터 5월 언급량 대비 약 76% 증가했다.

오비라거 관계자는 “지난 7월 29CM를 통해 선보인 '랄라베어 굿즈'가 위클리 베스트는 물론 실시간 클릭 1위를 기록하는 등 소비자들의 뜨거운 호응에 힘입어 네이버 포털에도 전용 스토어를 오픈하게 됐다. 더불어 지난 8월 출시한 여름 패키지 한정판 및 전용잔 세트 제품 판매처에 대한 문의도 대폭 늘었다”라며, “앞으로도 오비라거 스토어를 통해 소비자분들의 니즈를 파악하여 다양한 '랄라베어' 굿즈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것” 이라고 말했다.

벨기에 프리미엄 맥주 '스텔라 아르투아' 역시 지난 8월 24일 29CM를 통해 홈술족을 위한 '캄포도마'를 선보였다. 글로벌 도마 전문 브랜드 '그린밸리'와 협업을 통해 제작된 도마는 호주 청정 지역에서 자란 캄포나무에 스텔라 아르투아 로고를 새겨 제품을 완성했다. 특히 이번 굿즈는 일반 도마 뿐만 아니라 치즈나 과일 등 맥주와 곁들일 안주를 플레이팅하거나 벽에 걸어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활용할 수 있어 소비자 눈길을 사로잡았다.

한편 오비맥주의 발포주 브랜드인 필굿 역시 지난 여름 휴가철을 맞아 굿즈와 제품을 함께 구성한 한정판 제품을 출시하며 인기를 모은 바 있다. 지인이나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캐릭터 '필구(FiLGOO)'가 새겨진 디자인의 게임매트와 필굿 제품을 포함한 '필굿잼박스' 한정판 패키지는 SNS 상에서 '집에서 누구보다 재밋게 놀 자신있습니다', '친구랑 같이 하면 재밋겠다' 등의 소비자 댓글을 얻으며 화제를 끌었다.

식품업계, 이색 굿즈로 차별화, 젊은 소비층 눈길 사로잡기 나서
상황이 이렇자 식품업계에서도 젊은 소비자들의 시선을 단박에 사로잡을만한 이색적인 비주얼과 컨셉을 내세운 굿즈를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지난 9월 4일 나라홈데코와 함께 제품 디자인을 전면에 내세운 굿즈를 11번가와 나라홈데코 쇼핑몰을 통해 선보였다. 삼양라면의 패키지를 그대로 구현한 디자인이 특징으로, 배게, 이불 등 침구류를 비롯해 슬리퍼 등 일상에서 활용하기 좋은 품목으로 구성됐다. 특히 삼양라면의 분말스프와 후레이크 패키지 디자인이 적용된 베개는 독특한 비주얼로 SNS 상에서 '인싸템'으로 불리며 현재 화제를 모았다. 제품을 즐기며 이색 경험을 할 수 있는 제품도 등장했다. 삼양사 큐원 '상쾌환'은 최근 집에서도 다방 분위기를 즐길 수 있는 '상쾌환 음악다방'을 한정판으로 출시했다. 상쾌한 6포와 전용잔 2개를 비롯해 LP 모양 게임판 등 즐거운 술자리를 위한 아이템으로 구성돼 MZ세대의 호응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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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명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