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석 칼럼](7) 글로벌 플랫폼기업의 지배력 남용과 시사점
[정현석 칼럼](7) 글로벌 플랫폼기업의 지배력 남용과 시사점
  • 정현석 칼럼니스트
    정현석 칼럼니스트
  • 승인 2020.10.20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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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혁신과 경쟁을 제한하는 독점적 지배력은 역풍을 맞는다

 

최근 미국 하원 법사위 반독점분과위원회가 작년 6월부터 조사한 내용을 정리하여 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이 독점적 지배력을 남용했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법적인 구속력이 없는 권고사항인데다 민주당과 공화당과의 입장차가 있어서 실제로 기업규제로 이어지기에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앞으로의 독점적 행보엔 제약이 따를 전망이다. 혁신 기업의 대명사처럼 여겨지고 플랫폼 혁신과 생태계를 주도해 온 것으로 거론되어 왔던 이들 기업에 대한 위원회의 발표는 혁신과 경쟁, 나아가 소비자 권리에 대해 시사해 주는 점이 크다.

질 좋은 재화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성장하는 것이 당연하듯이 GAFA(Google, Apple, Facebook, Amazon) 라고 불리기도 하는 플랫폼 기업들은 성장에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이들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하여 편리하게 검색하고 물건을 구매하고 의사소통을 한다. 고객 데이터가 계속 쌓이고 위치정보, 선호, 이동 등 다양한 데이터에 기반한 제품과 서비스는 더욱 발전하여 이들 플랫폼 기업의 매출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무료 또는 저렴한 가격에 편리하게 디지털서비스를 활용하고 있다.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 없는 사회를 상상하기도 어렵다.

그러나 이들의 제품 및 서비스는 겉으로는 저렴해 보이지만, 우리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는 데이터를 화폐처럼 지급하고 반대급부로 서비스를 누리는 것이다. AI, IoT, Big Data 가 가능한 것도 우리가 제공하는 데이터가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데이터가 4차산업혁명의 혈액이라고도 하니 우리는 피값을 지불하고 서비스를 이용한다고 할 수도 있다.

이들 플랫폼 기업들은 네트워크 외부성을 통해 더 많은 고객을 끌어들이게 되고 대규모 고정비용이 발생하므로 경쟁을 제한시키는 경향이 있다. 더 많은 소비자가 모일 수록 서비스 또는 재화의 가치가 증가하므로 계속해서 소비자가 모이게 되고 전환 비용이 늘어나니 경쟁 기업의 서비스나 재화로 이동하기가 어렵다. 차별성 있는 인프라 구축을 위해 오랜 기간동안 적자가 나도 견딜 수 있어야 하므로 높은 고정비용이 필요하다. 아마존은 설립 후 8년이 지나서야 흑자를 내었고, 국내의 경우 대표적인 플랫폼 업체 카카오도 설립 6년이 지나서야 흑자로 돌아서기 시작했다. 새로운 경쟁자가 이미 자리잡은 이들 플랫폼 기업들을 따라잡기가 어렵고 이들 기업은 제한된 경쟁구조 하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리게 되는 것이다.

독점적 지위를 누리는 기업에 대해서 높은 가격, 낮은 혁신, 독점적 지위의 남용에 대한 우려가 있게 되는데, 미국 반독점분과위원회에서의 보고 내용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주요독점 행위로 자사제품 우선노출, 타사제품 불법도용, 모바일 플랫폼 수수료를 포함한 과도한 수수료, 경쟁자를 제거하기 위한 인수합병(killer acquisitions), 중소 사업자와의 불공정 계약 체결 등이 포함되어 있다. 최근 국내에서도 앱내 결제되는 거래에 대한 30% 수수료 부과가 큰 이슈가 되고 있다.

이전부터 빅테크 플랫폼 기업에 대해서는 열광과 함께 우려의 소리가 혼재해 왔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지에서는 BAADD(big, anti-competitive, addictive and destructive to democracy) 라는 이름으로 우려를 표현하기도 했다. 이제 반독점위원회의 보고서가 나온 미국에서 어떤 성향의 정부가 집권해도 근 50년 동안 독점에 온건했던 분위기가 바뀔 것이라는 것은 거의 확실하다.

독점적 지위 남용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규제가 따른다. 사업분할이라는 강력한 조치가 뒤따르기도 한다. 미국에서는 1890년의 셔먼법을 시작으로 반독점법이 제정되었고, 지금으로부터 100년도 더된 1911년에 스탠다드오일이 34개사로 쪼개졌던 적이 있고, 이어 1942년의 NBC 분할이 뒤따랐다. AT&T 가 7개의 사업으로 분할되었고, 마이크로소프트도 사업분할의 위기를 넘기기는 했으나 MS윈도우에 익스플로러 끼워팔기로 90년대말에서 2000년대 초에 걸쳐 소송을 겪었다.

플랫폼 기업이 가진 긍정적인 네트워크 외부성의 효익을 고려하여 사업분할 이외에 다른 종류의 접근방법이 고려되기도 한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장티롤 교수는 독점의 피해가 존재한다는 시각을 가지고 사업 분할 이외에 독점에 대한 규제로 정보의 교환/이동을 증진시키는 방법(interoperabilty) 등을 제안하기도 했다. 국내 통신회사의 번호이동제나 은행간 오픈뱅킹서비스 등과 같이 간단한 방법으로도 고객데이터의 독점을 약화시키고 경쟁을 촉진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처럼 플랫폼 기업에 있는 데이터가 다른 경쟁업체로 쉽게 옮겨진다면 독점력은 상당히 약화될 수 있다. 또다른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로머 교수는 넛지 효과를 이용하여 광고에 기반한 수익에 세금을 매기는 방법으로 빅테크의 비즈니스 모델을 유료구독모델로 옮길 것을 제안했다.

많은 기업들이 플랫폼 비즈니스모델을 지향하고 있다. 플랫폼 기업은 고객에게 더 좋은 서비스를 값싸게 제공하고 생태계를 조성하여 산업 및 국가발전에 기여하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그러나 경쟁을 보장하고 혁신을 선도하는 역할을 소홀히 한다면 빅테크 기업으로서의 독점적 지위는 비즈니스 모델 변경, 회사분할, 엄청난 과징금 부과 등 역풍(techlash) 에 직면할 수도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정현석 / 칼럼니스트, 기술경영학박사
정현석 / 칼럼니스트, 기술경영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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