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아파트 매입' 논란 확산…"틈새시장" vs "규제해야"
'사모펀드 아파트 매입' 논란 확산…"틈새시장" vs "규제해야"
  • lukas 기자
    lukas 기자
  • 승인 2020.07.20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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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스자산운용사의 한 사모펀드가 서울 강남의 아파트 한 동을 통째로 매입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틈새시장을 공략한 정당한 자산운용의 한 방법이라는 견해와 투자가 7·10 대책 발표 이전에 이뤄지긴 했지만 법인 소유 주택에 대한 세 부담을 대폭 강화한 7·10 대책의 취지와 어긋나는 투자라는 견해가 충돌하는 모양새다.

사모펀드가 소유한 주택도 법인 소유 주택과 똑같은 세 부담을 진다.

논란의 발단은 이지스자산운용이 운용하는 한 사모펀드가 지난달 중순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삼성월드타워'를 사들인 사실이 드러나면서다.

11층 높이의 이 건물은 46가구가 사는 한 동짜리 아파트로, 이 사모펀드가 이를 약 400억원에 매입하면서 '다주택자'가 된 것이다.

정부는 최근의 집값 급등 배경에 개인의 법인을 활용한 주택 투기도 자리 잡고 있다고 판단, 7·10 대책에서 법인 소유 주택에 대한 취득세, 종부세, 양도세 성격의 법인세를 대폭 올리겠다고 발표했다.

이지스자산운용사 측은 "'투자 규제를 회피'하는 수단으로 활용될 여지가 없고 정부 대책을 회피하고자 사모펀드를 만든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미 지난 4월 말 거래를 끝낼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거래가 연기된 것일 뿐이라는 설명이다.

7·10 대책에 따라 강화된 세 부담을 그대로 적용받기 때문에 규제를 회피하기 위해 사모펀드를 만든 게 아니라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와 부동산업계는 상반된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펀드가 그동안 투자하지 않은 주거용 아파트에 투자했다는 점에서 틈새시장을 노린 자산운용 방법의 하나"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건물을 사고파는 투자가 활성화돼 있는 상황에서 그것이 상업용이든 주거용이든 통으로 산 뒤 리모델링해서 다시 파는 것에 대한 차이가 있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법률적으로 제한이 없다고 해서 돈벌이 되는 것은 무조건 다 해도 된다는 논리"라고 반박했다.

이어 "금융기관은 신용으로 먹고사는 기관인데, 실질적으로 그런 행위(아파트 통째 매입)를 한다는 것 자체가 허용돼서는 안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모펀드를 통한 아파트 매입이 법인 소유 주택 규제를 우회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이번 이지스자산운용의 사모펀드에는 개인이 아니라 기관들이 돈을 댄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은 외부로까지 확대됐다.

추미애 법무부장관은 "강남 한복판에서 금융과 부동산의 로맨스가 일어나고야 말았다"며 "다주택규제를 피하고 임대수익뿐만 아니라 매각차익을 노리고 펀드가입자들끼리 나누어 가질 수 있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한 방송에 출연해 "(관련) 뉴스를 보고 놀라웠다"며 "(사모펀드를 통한) 가장 확실한 투자수단이 돼버렸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아직 신중한 입장이다.

    다만, 정부 한 관계자는 "어떤 형태로든 시장이 자율적 규제가 안 된다면 결국에는 법적으로 규제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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