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가 4, 5월 두 달 간 미국을 제치고 석유(원유, 석유제품, 액화가스 포함) 수출량 1위를 차지했다고 사우디 국영 아랍뉴스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랍뉴스는 중동 경제 전문 연구소 MEES의 자료를 인용해 4월 사우디의 하루 평균 석유 수출량은 1천100만 배럴에 육박해 미국(860만 배럴)보다 많아 세계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5월에는 양국 모두 수출량이 줄었지만 사우디가 미국을 앞섰다고 이 매체는 덧붙였다.

미국은 지난해 9월 하루 평균 900만 배럴의 석유를 수출, 당시 OPEC+(OPEC과 10개 주요 산유국의 연대체)의 합의에 따라 감산하느라 수출을 줄인 사우디를 따라잡았다.

미국의 석유 수출량 중 원유의 비중은 35% 정도다. OPEC+에 참여하지 않는 미국은 이 연대체의 감산 합의에 구속되지 않는다.

MEES는 사우디가 석유 수출량 1위를 7개월만에 탈환한 것은 사우디가 촉발한 '유가 전쟁'이 원인이라고 해설했다.

사우디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석유 수요가 급감하자 3월 러시아와 감산을 논의했지만 결렬되자 공격적인 증산을 선언해 4월부터 산유량을 하루 1천200만 배럴까지 늘렸다.

이 여파로 국제 유가는 1991년 걸프전 이후 3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추락했다. 유가가 폭락하자 산유 단가가 높은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이 줄어들었고 미국의 석유 수출량도 감소했다는 것이다.

MEES는 올해 전 세계적으로 석유 수요가 회복될 것이라면서 "올해 2분기에도 사우디의 석유 수출량이 미국보다 많아 1위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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