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한테 어울리는 색깔 - 짙은 색
나한테 어울리는 색깔 - 짙은 색
  • 알짬e
  • 승인 2019.06.18 08: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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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한테 어울린다고 생각했던 색깔

어릴 때 무슨 색깔의 옷을 입었는지는 생각나지 않습니다.

한 때 아버지께서 옷 보부상(옷 보따리상으로 처음에 썼다가 혹시나 의미에 혼동이 있을지도 몰라 보부상으로 고칩니다.)을 시골에서 하셨습니다. 당시 너무 어렸기 때문에 어디서 옷을 떼 오셨는지는 모릅니다만 가끔 옷을 떼어 오셔서는 1주에서 2주 정도 집을 비우셨습니다. 옷을 팔러 제가 살던 곳보다 더 시골로 가신 것이었지요.(어느 정도 자라서 알게 되었습니다.)

아버지께서 옷 보부상을 하셨다고 해서 제가 입을 옷이 많았던 것은 아닙니다. 일년에 한번 바로 설날에만 새옷을 하나 얻을 수 있었습니다. 왼쪽 가슴에 태극기가 그려져 있는 츄리닝(지금은 트레이닝복이라고 하는 것 같더라구요.)을 새해 선물로 받았습니다. 제 기억 속에 한 커트로 남아 있는 것이라 무슨 색깔이었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 단지 어두운 색이었다는 것 밖에는...

왼쪽 가슴에 태극기가 달린 츄리닝을 찾을 수가 없네요.

그나마 이 사진이 비슷해서 가져왔습니다.

당연히 색깔은 빨간색이 아니었습니다.

아마도 제가 어두운 색을 입기 시작한 것이 그 때였을 겁니다. 제가 기억하는 한에서는..

그 때부터 대학까지, 아니 지금까지 저는 줄곧 어두운 색을 입고 있습니다. 전에 직장생활을 할 때는 회사 분위기상 와이셔츠만큼은 흰색을 입어야했습니다. 주말이면 세탁을 해서 다리느라 얼마나 힘들었는지 모릅니다. 아무리 빨아도 와이셔츠 깃에 찌든 때는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 귀찮음이 더욱 색깔이 진한 옷을 선호하게 만들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바지는 검정색 계열, 상의는 곤색 또는 검정색 계열의 옷을 주로 입었습니다. 짙은 색 계통의 옷을 입으면 좋은 점이 몇가지 있습니다.

우선 세탁할 때, 때가 제대로 빠졌는지 그렇지 못했는지 눈치 챌 수가 없습니다. 대충 세탁을 해도 넘어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짙은 색의 상의가 제 얼굴빛을 조금은 밝게 만들어 줍니다. 심하지는 않지만 약간 그을린 얼굴 피부에, 또 항상 어두운 표정의 얼굴을 조금은 밝게 보이게 합니다.

아내가 저에게 밝은 색의 옷을 권한 적이 있습니다. 나이가 들면 사람이 후줄그레해 보이기 때문에 밝은 색의 옷을 입어야 한다며 권했더랬습니다. 옷가게(이마트 내)에서 입어보는데 밝은 색에 눈살이 자꾸 찌푸려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도저히 제가 수용할 수 없는 색깔이라 생각을 했었습니다. 아주 밝은 색도 아니었습니다만...

가끔 이 무더운 여름날 짙은 색의 옷을 입고 있으면서 옷색깔을 바꾸어야 하는 생각을 합니다. 쏟아지는 뜨거운 햇살을 짙은 색의 옷이 그대로 받아들이니 뜨겁거든요. 그렇지만 아직까지 짙은 색의 옷을 입고 있습니다.

검정색에 대한 설명은 다음과 같습니다.

모든 색파장을 흡수하는 색으로 무겁고 어둡고 어두운 느낌을 주며 두려움과 죽음을 나타낸다. 검정은 모든 빛을 흡수하기 때문에 복합적이고 깊은 느낌을 준다. 검정이 유채색들 사이에 사용되면 다른 색들이 더 선명하게 보이도록 하는 효과가 있다.

앞부분에서는 보통 생각하는 느낌을 설명하고 있는데 뒤따라 오는 설명을 보면 의외로 긍정적인 부분이 있습니다. '다른 색들을 더 선명하게 보이도록 한다.'

아직 짙은 색의 옷을 입고 있지만 살짝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옛날에 유머 중에 최불암 시리즈가 있었습니다. 자꾸만 빨간 신호등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는 최불암을 보고 도대체 왜 그러냐고 물으니, 최불암이 웃으면서 '왠지 빨간색이 좋아져'했던..

나이가 들어가면서 밝은 색이 좋아지는 것 같습니다. 다른 색을 더 선명하게 보이도록 하는 것도 이젠 안하고 싶기도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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