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작가: 성순희 초대전
이달의 작가: 성순희 초대전
  • 김석원
    김석원
  • 승인 2013.08.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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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스투데이=중소기업&소상공인 전문지]
전시일정: 2013.9.11.-24.
전시장소: 인사동 백상빌딩 B1 화봉갤러리

동화적 판타지 세계로의 여정

인간은 누구나 불완전한 존재이다. 이런 특성은 인간은 태어나면서 죽을 때까지 누구나 평등하게 직면하는 근본조건이 된다. 인간은 전지전능한 신이 아니므로 다음날 일어날 일을 예측하지 못하고 현실의 모습에 충실한다. 불완전한 존재자로서 자신의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인간은 아주 오래전부터 ‘환상’을 꿈꾸어 왔다. 이처럼 인간의 보편적 욕구와 필요 때문에 우리의 감정과 정서를 표현하는 환상성은 오래전부터 있었다.

현대미술에서 ‘환상성(Fantastic)’은 거대하고 매력적인 주제로 작용한다. 그 이유는 환상성의 가치를 평가할 때 정확하게 정의하기 어렵고, 자유로운 상상력과 현실을 벗어난 특성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그림 동화에 등장하는 환상물들은 사실적 특성의 구속력에서 자유로운 해석을 한다. 이러한 시도는 가상의 인물이 등장하고, 삶과 죽음 사이의 엄격한 구분이 드러나지 않고 시, 공간과 사람들 간의 관계가 자유롭게 표현되어있다.

동화에서 이런 시도가 현실을 도피하거나 일상에서 해결되지 않는 욕망을 제거하는 것을 목표로 하지는 않는다. 그것은 프로이트(Sigmund Freud)의 언급처럼 ‘쾌락원칙(Principle of pleasure)’으로만 해석되는 것은 아니다. ‘환상성’이 추구하려는 세계는 답답하고, 반복적인 일상보다 더 나은 충만한 현실에 대한 욕망을 충족시키려는 의지의 산물이다.

동화적 환상성을 밀도 있게 표현하는 성순희의 작업 방식을 살펴보면, 우선 캔버스위에 연필이나 모빌로 드로잉을 하고 나중에 캔버스에 채색을 할 때는 대상의 상징적 효과를 극대화하고, 여백에 주제와 연관되는 사물을 갈필을 사용해서 절제된 우연성을 바탕으로 추상적 효과를 확대한다. 화면에 등장하는 오브제를 살펴보면, 꽃, 꽃병, 유리잔, 나무, 새, 집과 어울려 자연의 풍경이 포함되어있다.자연적 환경과 어울려 있는 환상성의 추구는 강렬한 색채의 대비 효과, 몽환적이고 순진무구한 표현으로 인해서 극대화된다.

성순희는 화면에 등장하는 오브제를 테두리를 그려 넣어서 공간과 공간, 면과 면, 선과 선 등을 구획하는 작업을 시도 하는데, 이런 의도는 작품 안에 작가의 무의식적 감정이 드러나고, 세상 속에 또 다른 세상, ‘자아(ego)’안에 내제한 무의식적 자아를 드러낸 것이다. 작가의 작업에 드러난 동화 속에 등장할법한 모습은 대부분 현실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에 관객으로 하여금 ‘정서적인 몰입’을 하게한다. 이런 시도는 로지잭슨(Rosie Jackson)이 환상성에 대한 정의를 “어떤 방식으로든 현실세계와 관계를 맺어야 하며, 진정한 환상성이란 초월적이고 신비한 세계에 대한 공상이 아니라 오히려 현실세계 속에서 드러나는 낯설고 이질적인 것과의 충돌로 야기되는 기이함 혹은 모순을 안고, 그 모순 안에서 불가능해 보이는 통일성을 가지고 있는 모순어법”이라고 한 의도와 정확하게 맞물리는 지점이다.

성순희,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 2012

성순희의 그림에서 유독 눈에 띄는 것은 (그림1) ‘새’의 정체성이다. 시각예술에서 ‘새’는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기에 한 가지 정의로 단정 지을 수 없다. 그렇다면 성순희 작가는 ‘새’ 를 어떤 방식으로 해석한 것일까? 그녀의 말을 들어보면 첫째, ‘새’ 는 신과 사람의 가교 역할을 하는 중간적인 매개자이며, 둘째, 어딘가 문득 여행하고 싶을 때 자유롭게 이동하는 ‘새’를 보면서 자신은 어디론가 떠날 수 없는 내면의 모습이 반영된 ‘새’이다.

결국 성순희가 상상적으로 설정한 ‘새’는 우리가 알고 있는 특정한 고유명사로서의 새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작가의 내면에 깃들어 있는 ‘영혼’을 상징화한 것으로 해석된다. ‘새’의 기표적인 효과는 몽타주 효과를 예상하게 한다. ‘새’는 마치 화면에서 단독적으로 오려낸 후에 화면에 얹힌 것 같은 시각적 착시 현상을 일으킨다. 그것은 특정한 ‘새’의 구체적인 형상을 벗어나서 현실과 상상을 가늠하기 어렵게 만들기에 그러하다.

르네마그리트,통찰력,1936

 르네 마그리트(René Magritte )의 그림 <통찰력, 1936>은 새알을 보고 새를 그리는 화가의 그림이 있다. 그림 속에 등장하는 화가는 단정하게 머리를 빗고 ‘새알’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지만 그의 시선은 ‘새알’ 너머의 세계를 인지한다. 그림의 캔버스에는 ‘새알’의 모습을 발견할 수 없다. ‘새알’은 이미 ‘새’가 되어 날개 짓을 하고 있다. 마그리트의 의도는 새알 속에 잠재된 미래를 표현 한 것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질문을 할 수 있다. ‘새알’이 ‘새’가 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 마그리트의 의도는 ‘새알’ 속에 내제된 미래에 진행될 상항을 ‘후 시각화(Post visualzaation)’ 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성순희의 그림에 등장하는 ‘새’의 모습이 영혼을 상징화 하는 것은 ‘새’가 지닌 고정된 관념, 질서, 형상을 벗어난 작가의 의지와 ‘새’의 미래적 상황과 작가의 마음을 암시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성순희의 이번 전시회는 인간이 삶을 살아가면서 발생하는 온갖 번민을 봄, 여름, 가을, 겨 울 그리고 봄이라는 주제를 통해서 ‘순환적인 삶’과 그 속에서의 진정한 행복은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에 대해서 고민을 하게 한다. 우리는 그림을 통해서 동화적 판타지와 현실을 넘나드는 색다른 경험을 하면서 진정한 행복의 가치가 무엇인지 생각하게 된다.

글: 김석원 (시각예술평론, 미디어아트 Ph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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