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이 축구인이 아니라면 이번 발언은 심판 판정에 대한 성남FC의 일개 팬 입장에서 할 수 있는 말이었다. 프로축구연맹은 각성하고 심판 교육 제대로 하고 억울한 판정 시비가 더는 나오지 않게하라 정도로 끝날 문제다. 그 정도면 축구계와 K리그를 좋아하는 각 구단 팬들로부터 성남FC를 좋아하는 현역시장이라는 평을 듣는 것으로 끝날 수도 있었다. 이재명이 그 여세를 몰아 FC성남 후원회장이라는 직함으로 활동했다면 내년 ACL에서 성남FC의 활약에 따라 그의 정치인생에 도움이 될 수도 있었다.
헌데 이재명은 지금 프로축구연맹에 구단주로 등재되어 있는 사람이다. 즉 K리그의 내부규정인 정관이 적용되는 멤버다. 구단주는 K리그의 정관을 따라야 할 책임이 있고, 상벌위원회의 처분을 감수하든지 스스로 구단주 자리에서 물러나 일개 축구팬으로서 판정 문제를 제기하든지 둘 중의 하나를 택해야 한다. 이재명이 보기에 K리그가 하찮은 것 같아도 K리그는 법인이다.
법인을 움직이는 규정은 정관이고 정관은 헌법에 의해 보호받고 있다. 성남시장이라는 권력을 이용하여 K리그를 붕괴시키려 한다면 K리그는 KFA에 보고할 것이고 KFA는 FIFA에 이재명이라는 현실 권력이 K리그를 죽이려 한다고 제소하면 된다. 그리 되면 FIFA는 성남FC의 국제대회 출전자격을 정지시킬 수 있다. FIFA는 축구에 대한 권력의 부당한 간섭을 가장 경계한다.
이재명이 구단주 신분으로 상벌위 처분을 거부하고 비리집단 프로축구연맹은 해체하라고 주장하는 것은 성남시의회 의원이 성남시는 존재할 이유가 없으므로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과 하나도 다를 바 없다.
모름지기 목소리 큰 놈이 그 이름값을 유지하려면 목소리 값을 내야 한다. 팀의 재정을 책임지는 구단주가 투자할 능력이 없으면서 개뿔 소리나 크게 지르면 저 새끼 저거 뭔 개소리가 저리 많아, 그래서 넌 한 게 뭔데? 소리나 듣게 되어있다. 이재명이 성남FC에 대한 전폭적 투자 지원을 한 게 뭔데? 이런 축구팀에 투자를 해야 하는 건지 후회막급이다, 프로야구를 유치했어야 했다 이게 이재명의 발언이었다.
같은 말도 능력 되는 놈이 하는 거랑 능력 개뿔도 없는 양아치새끼가 제 이름 좀 내려고 하는 것은 전혀 효과가 다르다. 이재명이 소프트뱅크 손정의나 만수르와 접촉해서 성남FC에 수천억 투자 유치 하는 실력이 있다면 무게있게 받아들였을 발언이었다. 그런데 뭐? 바르셀로나 같은 협동조합형 구단을 꿈꾼다고? 무능력 한량이 제 돈 쓰기는 아깝고 결국 푼돈 끌어들여 현상유지나 하겠다는 소리다. 성남에 제 자본 투자할 골수축구팬이 1000명만 있어도 일화천마가 없어지지 않았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