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은퇴를 바라보는 나이라지만, 아직도 쌩쌩한 마르셀로 리피. 한 10년 전쯤만 해도 이런 클래스의 감독이 아시아 지역에 올거라고 예상한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았을 겁니다. 이제는 돈이 좀 있다 싶은 클럽은 명장부터 지르고 보는군요.

광저우-가시와 경기를 드문드문 본 거지만, 일단 수비에서 뻥을 최대한 자제하고 골키퍼부터 미들진까지 빌드업을 시키는 게 특징입니다. 미드필더에서 주도권 내주면 최근 경기한 아스날:나폴리 전같은 처참한 상황이 발생할지도 모를 일입니다.

울산과 상대했던 알 아흘리도 사우디 클럽이니만큼 돈을 많이 씁니다만 그 쪽은 리그 자체가 터프하질 못해서 몸싸움에 밀리고, 더군다나 템포 하면 K리그 클래식인지라 템포에 무너졌습니다. 그런데 광저우는 이런 팀들과는 성격이 다른지라 신중하게 준비를 해야 합니다. 감정적으로는 화끈하게 발라버렸으면 좋겠습니다만, 실리적으로 따진다면 수비와 중원을 두텁게 하고 역습을 노리는 전략을 맞서야겠죠.

마침 AFC에서 유럽처럼 단일 결승전을 하기에는 대륙이 너무 광대해서 홈/어웨이로 변경했는데, 개인적으로는 한 번 더 기회가 있는 홈/어웨이 승부가 더 좋다고 봅니다. 유럽도 단판 결승전보다는 홈/어웨이를 해 보는 게 어떨까 싶군요.

결승전, 서울이 좋은 결과를 거두기를 바랍니다. 가시와가 아주 약체는 아니지만 광저우에겐 상대가 되지 않았는데, 일단 강력한 압박과 몸싸움, 빠른 템포로 대변되는 K리그 클래식 팀 특성상 와르르 무너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전략 상 열세는 어쩔수가 없군요. 이래서 돈이 좋은 겁니다. 그래, 얼른 돈을 벌어야....(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