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끈한 수비조직력을 빠른 시간에 갖춘 것은 긍정적이지만, 공격을 4명의 선수에게만 의존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예컨데, 이명주는 중거리슛 능력이 좋은 선수인데, 그런 장점을 전혀 살리지 못하고 중원 깊숙히 박혀서 수비에 전념하고 있다. 공격의 다양성이 없다는 것이 큰 약점이다.
치밀했던 압박은 70분 이후 틈이 벌어지기 시작하면서 페루에 주도권을 내주었다. 페루가 운이 따랐다면 2골 정도 넣을 수 있는 기회가 70분~90분 사이에 발생했다. 한국 선수들은 볼만 쫓아다니기 바빴는데, 이런 상황에서 실점하게 되면 만회할 수 없다. 베어벡 시절 대표팀이 역전승을 거둔 사례가 없었던 것 같은데 오늘 본 홍명보호는 그 때보다 더 경직되어 있다.
유럽파를 뺀 한국 대표선수들의 기량이야 1골 차 승부나 바라볼 처지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오늘 전반전 3번, 후반전의 1번 크리티컬 찬스에서는 결정을 지었어야 했다. 이게 한국축구의 한계라고 생각하니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