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hindonga.donga.com/Library/3/06/13/103705/2
“프로구단은 치외법권 지역이라고 하면 이해 되나요? 전남드래곤즈 같은 독립법인도 감사기능이 유명무실한데 대기업 일개 부서처럼 운영되는 구단이라면 오죽하겠어요. 감사를 한 번도 한 적이 없으니까. 대우에서 프로축구단 단장 자리는 ‘평양감사’로 통했습니다. 서로 그 자리를 차지하려고 사내 경쟁이 치열했는데 회장의 왼팔, 오른팔이 아니면 엄두를 못냈죠. 제가 부장 시절인데 김 회장이 조용히 저를 불러 극비감사를 지시했습니다. 계열사거니 했는데 프로축구단을 하라는 겁니다. 현 구단장이 왼팔이라면 전 구단장은 오른팔, 내분이 벌어져 오른팔이 왼팔을 찌른 거죠. 김 회장께서 제게 투서를 보여주면서 ‘너한테 시킨 이유를 알겠지?’ 해요. 구단장은 사장급인데 그냥 사장급도 아닌 그룹 핵심이 가는 자리거든요. 정말 조용히 하라는 의미죠. 상사인 기획조정실장에게 말도 못하고 부담스러워서 이리저리 빼고 버티는데 회장이 5일 단위로 확인을 하는 겁니다. 해외출장 중에도 전화로 ‘했느냐’고 물어 할 수 없이 축구단 사무실로 갔죠. 한 달 동안 장부를 샅샅이 뒤졌습니다.” 선수연봉 구단장 마음 -투서내용이 예산 전용 같은 비리였던 모양이죠? 이번 전남 구단에서처럼 선수 스카우트 비리라도 확인됐나요? “투서는 예산이 불투명하게 집행된다는 내용이었는데, 감사를 해보니까 현 구단장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임도 더하면 더했지 다를 게 없었어요. 구단장 마음대로 예산을 쓰는 것이 관행이었죠. 예를 들어 예산의 50%가 선수 연봉 등 인건비인데 아예 연봉지급 기준이 없어요. 제가 과거 몇 년 간 선수별 득점현황 등 팀 기여도와 연봉 증가율을 하나하나 대조했거든요. 실적에 비해 지나치게 연봉이 오른 경우가 있어 ‘이 선수 연봉이 왜 이리 높냐’고 물었더니 ‘구단장 딸이 좋아하잖아요’ 해요. 이렇게 구단장 입맛에 따라 연봉이 결정되는 데다 인건비는 회장 결재도 필요없어요. 연봉책정 기준이 없으니까 선수들은 자신의 가치를 과대평가하기 일쑤고요. 또 스카우트 비용은 에이전트에게 주었다는데 제대로 된 영수증 한 장 없어요. 에이전트 수령증이라고 해서 손으로 얼마라고 쓰고 사인한 게 전부죠. 에이전트에 확인했더니 ‘예, 받았습니다’ 해서 다시 세무서에 알아봤죠. 신고도 하지 않았더군요. 세무서도 축구단은 쉽게 눈감아 줬죠.” -한 번도 자체감사나 세무조사를 받은 적이 없다면 나머지 50%도 집행이 엉망이긴 마찬가지였겠네요. “인건비는 구단장 전결사항이고 나머지 50%가 더 복마전이에요. 영수증이 남아 있는 게 20%쯤 될까. 그것도 메모수준의 가불증 같은 거였죠. 왜 돈 쓴 영수증이 없느냐고 했더니 축구선수들을 위한 접대비래요. 접대비, 진행비, 판촉비, 섭외비, 기타비 해서 영수증이 하나도 없습니다. 김 회장께 보고했더니 ‘도대체 이게 뭐냐?’고 물으셔서 ‘글자 그대로 진행비, 섭외비랍니다’ 했죠. 다 없애라고 하셨어요. 그 길로 김 회장이 축구협회 이사회를 소집하더군요. ‘축구경기 하는데 웬 진행비, 접대비, 섭외비가 이렇게 많으냐’고 화를 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후 다른 구단들이 어떻게 했는지 모르지만 로얄즈는 정말 예산의 40%를 깎았습니다. 구단장도 외부에서 모셔와 아주 ‘타이트’하게 운영했어요. 그런데 그 후로 팀 성적이 막 떨어져 바닥을 헤매는 겁니다. 그 전까지만 해도 로얄즈가 21게임 연속 무패 기록에 K리그 3회 우승 등 성적이 아주 좋았거든요. 90년대 중후반 로얄즈 성적이 계속 나빴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러다 모기업인 대우그룹이 붕괴됐죠. 왜 그렇게 성적이 떨어졌는지는 지금도 의문부호예요.” ===================== 12년전 기사인데 지금도 마찬가지일듯 접대비 없애니까 축구단 성적이 바닥을 쳤다 이거 분명 심판문제임. 90년대 중반이면 대우가 재계 1위까지 올러갔던 시점인데 그뒤 97년 3관왕하고 다시 수원과 라이벌전을 벌이며 최후의 불꽃태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