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승리는 김현이 공중볼을 대부분 따내 잘 간수해주고 동료에게 연결해 줌으로써 최전방의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100% 수행함은 물론 전방 압박에서도 성공해 미드필더들의 부담을 덜어주었음에 큰 덕을 보았다고 평가한다. 카타르 중앙수비수들이 대체로 키가 작았고 기술도 평범했는데 이 점을 간파하여 이전의 경기에서는 볼 수 없던 전술을 들고나온 것이 큰 성공을 보았다. 감독의 능력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카타르에서 가장 위험한 선수는 3번 핫산도 10번 아피프도 아니고 2번 키디르였다. 호리호리한 체격에 번개같은 스피드, 날카롭기 짝이 없는 크로스를 장착하고 한국의 왼쪽을 공략해 0-1로 뒤진 상황에서 동점골을 어시스트했다. 골을 넣은 7번 아흐메드 알라엘딘도 잘 했지만 크로스가 워낙 탁월했다. 동점골을 넣자 카타르 선수들은 조직력보다는 개인기로 게임을 풀어나가려 했는데 이것이 약점으로 작용했다. 후반 35분이 지나자 거의 뛰지 못하는 집중력 부족 현상이 노출되었고 한국 선수들은 그 틈을 여지없이 파고들어 추가골과 쐐기골을 박아넣어 카타르를 완전히 굴복시켰다.

그나저나 중동 축구하면 침대축구로 통하는데, 한국 선수들이 침대축구를 시전할 지는 상상도 못했다. 이 부분이 결승전 때 반복되면 안 될 것이다. 한일전은 이유불문 패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