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4일 ‘아버지가 위중하다’는 전갈을 받은 손 선수는 구단에 ‘임종을 지켜보고 싶다’고 다시 요청했으나 구단은 당시 전반기 마지막 경기인 한화와의 3연전을 이유로 손 선수의 요청을 거절했다.
‘부친상’ 손아섭 휴가 요청 당일, 환호하는 이종운 감독
"제사 때문에 휴가? 야구 인생 끝나고 싶냐"
[주장] 가족 경조사도 못 챙기는 야구 선수들... 인권 개념 열악한 한국 프로야구
프로야구단 롯데 자이언츠는 CCTV 사건으로 엄청난 사회적 파문에 휩싸였다. 21세기 민주주의 사회에서 CCTV로 선수들을 감시하겠다는 구단 프런트의 시대착오적인 발상에 많은 이들이 경악하고 분노해 마지 않았다. 구단은 결국 대대적인 프런트 물갈이와 함께 팬들 앞에서 재발방지를 약속하며 고개를 숙였다.
그로부터 반년이 지난 올해 롯데는 새로운 논란에 휩싸였다. 팀 주전 선수의 부친이 병환으로 위독한 가운데, 해당 선수가 휴가를 요청했으나 감독이 이를 묵살했다는 것이다. 과거 가족의 출산이나 제사 문제로 인하여 잠시 시간이 필요하다는 선수에게 욕을 하고 '야구 인생이 끝나고 싶냐?'고 협박했다는 어느 유명 지도자의 이야기가 있다. 이런 풍문이 먼 나라나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라 21세기 한국 사회에서도 버젓이 벌어지고 있다는 게 더 무섭다.
[롯데家 형제의 난]67년 만에 물러나는 신격호…그는 누구
롯데그룹 오너 일가는 창업주인 신격호(94) 총괄회장을 비롯해 두 아들 신동주(62)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신동빈(61) 롯데그룹 회장 모두 병역을 면제받았다.
신동빈 회장은 41살 때까지 일본 국적을 유지하며 병역을 피해갔다. 1955년 2월 출생인 신 회장은 그 해 4월 한국에 호적을 올린데 이어 10월 일본 호적에도 등재했다. 당시 한국의 국적법은 외국 국적을 취득하면 한국 국적을 자동 상실한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신 회장은 1996년 6월 법무부의 통보에 따라 한국 국적을 상실했다가 2개월 만인 같은 해 8월 한국 국적을 회복했다.
롯데가의 3세 후계자로 유력한 신동빈 회장의 장남 신유열(29)씨도 현재 일본 국적자로 병역 의무가 없다. 유열씨는 현재 일본에서 거주하고 있다. 신 회장은 일본인 부인 시게미쓰 마나미씨와의 사이에 장남 유열 씨와 규미(27)·승은(23) 씨 두 딸을 두고 있다.
최근 일본롯데 경영권에서 밀려난 신동빈 회장의 형 신동주(62)씨도 일본 국적 덕분에 군 소집을 피해갔다.
신격호 총괄회장의 병역 여부는 정확히 확인되고 있지 않다. 하지만 10대 후반 일본으로 건너가 사업을 시작한 것을 볼 때 일본 국적을 취득해 면제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롯데는 식음료·유통 등 내수산업으로 외형을 확장했다. 현재 70여개 계열사에 연 매출 80조원대 거대 재벌로 성장했다. 하지만 성장의 터전이 된 대한민국에 대한 사회 공헌에는 인색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