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순영 칼럼] 절대 권력과 뇌
[오순영 칼럼] 절대 권력과 뇌
  • 오순영 가정의학과 전문의
    오순영 가정의학과 전문의
  • 승인 2024.05.24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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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소련 지도자 스탈린 [위키피디아 자료사진]
옛 소련 지도자 스탈린 [위키피디아 자료사진]

홀로코스트를 일으킨 삼인방이 있습니다. 히틀러, 스탈린, 모택동이 그들입니다. 이들이 학살한 인원을 다 합하면 1억 명이 넘습니다. 중국은 인구가 많아서 모택동에게 학살당한 자국민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최대 7천8백만 명까지 추산합니다. 스탈린은 2천4백만 명을 학살했고 히틀러는 1천4백만 명을 학살했습니다.

이들 3인은 모두 비참하게 죽음을 맞았습니다. 히틀러는 56세 권총 자살하여 죽었지만, 이미 44세의 젊은 나이에 파킨슨병에 걸려 고통을 받고 있었습니다. 2차 대전이 끝날 무렵에 목격된 히틀러의 모습은 비참했습니다. 손을 심하게 떨었고, 허리는 구부정했으며, 다리를 질질 끌고 다녔습니다. 목소리는 힘이 없었고, 손을 떨어 글씨를 잘 쓰지 못했습니다.

스탈린은 뇌출혈로 사망했습니다. 말년에 암살당할 것을 너무나 두려워 한 나머지 주치의까지 의심하여 고문하고 감옥에 가두었습니다. 스탈린은 1953년 3월 1일 공산당 간부인 니키타 흐루쇼프 등 공산당 정치국원 4명과 만찬을 하던 도중에 쓰러졌습니다. 암살당할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스탈린은 자신을 비밀 별장으로 데려다 달라고 하였습니다. 그전부터 작은 뇌출혈 때문에 생기는 혈관성 치매가 의심되는 증상이 있었습니다. 기억력이 떨어지고, 그 탓에 남을 의심하는 강박이 있었습니다. 별장에 도착한 뒤 그는 다시는 일어나지 못하고 4일 만인 3월 5일 숨졌습니다. 주치의가 없었기 때문에 삶을 조금이라도 연장하여 유언을 남길 수 있는 기회가 없었습니다. 스탈린의 명령에 로봇처럼 복종만 했던 참모가 어찌할 줄 몰라 감옥에 있는 주치의를 찾아가 스탈린의 상태를 전해주었습니다. 상태를 전해들은 주치의가 곧 죽을 것이라고 말해주자, 그때서야 용기를 내고 후계자를 선정하게 되었습니다.

가장 많은 사람을 학살했던 모택동은 셋 중에 가장 비참하게 죽었습니다. 그는 근위축 측삭경화증 일명 루게릭 병으로 사망하였습니다. 루 게릭은 1930년에 이병으로 사망한 미국의 야구 선입니다. 이 선수의 죽음을 기리기 위해 병명에 루 게릭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이 병은 대뇌의 상부운동신경세포, 뇌간, 척수의 하부운동신경세포가 진행성으로 사멸하면서 임상적으로는 근위약이 초기에 나타나고 결국은 호흡곤란까지 진행할 수 있는 질환입니다. 별다른 치료법이 없으며 3-5년에 사망하는 무서운 질환이지만, 최근 호흡기 관리와 전신 영양 관리를 포함한 일반 치료법의 향상으로 인해 10년 이상 투병하는 환자분들도 있습니다. 스티븐 호킹 박사는 이 질환을 앓으면서도 희망과 유머를 잃지 않고 ‘뇌는 근육이 아니라서 나는 행운아다.’라는 말을 했습니다.

그러나 호색한이고, 골초였으며 권력을 휘두르던 모택동에게 의식은 말짱한데 움직일 수 없다는 것은 지옥에서 사는 것과 같았을 것입니다. 모택동은 많은 병을 앓은 것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충치, 폐질환, 트리코모나스, 매독에 걸렸으며 난잡한 성생활을 즐겼습니다. 일설에 의하면 성기를 씻지 않아서 주치의가 제발 좀 씻으라고 하면 여자의 몸에 씻기 때문에 괜찮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이빨이 다 썩어 말년에는 하나도 남지 않았죠. 근 위축이 시작되면서부터 전적으로 장이펑이라는 여자에게 의존하게 됩니다. 스스로 먹지도 못하고,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였습니다. 말을 할 수 없어서 오랫동안 수발을 드는 장이펑만이 눈동자나 눈꺼풀의 움직임으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장이펑은 나중에 사사건건 의사와 충돌하여 치료를 방해하는 가장 큰 걸림돌이 되었다고 합니다. 모택동은 두 차례의 심근 경색증을 겪었고, 코에 큐브를 꼽고 영양을 공급해야 하는데 그것을 한사코 거부하다가 저혈당 쇼크를 겪었습니다. 그러다 첫째 부인 장칭이 몸의 자세를 바꾸는 도중 숨이 멎어 죽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천안문 광장의 모택동 기념관에 있는 유리관에 누워 관람객들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오성홍기에 덮인 채 얼굴과 손을 드러내고 있지만, 오랜 투병생활로 야윈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는데, 마치 애초부터 생명이 없었던 마론 인형 같다고 관람을 한사람들은 수군댄다고 합니다.

칼럼니스트 소개

오순영 원장

가정의학과 전문의, 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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