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진정성 NO.1! 뮤지컬배우 김수용
[인터뷰] 진정성 NO.1! 뮤지컬배우 김수용
  • 편집국 이영경 기자
    편집국 이영경 기자
  • 승인 2011.04.07 17: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4월 23일, 뮤지컬콘서트 ‘3S’로 함안시민들과 만나다

 

80년대 인기드라마 ‘간난이’를 아는가. 그렇다면 간난이의 동생 영구를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야무지고 귀여운 코흘리개 영구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아역배우 김수용의 학창시절 모습은, 의외로 평범한 학생이었다. 한창 멋 내고 싶은 시기였으나 그의 말에 따르면 “머리는 산발”이었고 “교복은 학교에서 준 그대로” 입었으며 여학생들에게는 “착한 애”로 통했다. 어느 날 학생주임 선생님은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지금 내 눈 앞에서 학생 행동에 어긋나는 것 3가지만 해봐. 3개까지 봐줄게.” 하지 말라는 것은 안했다. 친구들은 아역배우 출신으로 연기를 했던 학생이라는 것을 믿지 않았다. 아역배우로 출발한 김수용은 성인이 되면서 과도기를 겪었다. 연극을 하고 있었지만 말 그대로 되는 일이 없었다. 그러던 중에 뮤지컬을 만났다. 이전의 단순한 관람과는 다르다. “생각이 있을 때와 없을 때 보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더라고요. 이건 뭐, 별천지였어요. 중요한건 무대 위의 배우들이 제가 생각하는 모든 것을 하고 있는 거예요. 와, 저건 정말 해야겠구나, 싶었어요. 그때부터 저는 뮤지컬만을 생각하고 배우려는 마음에 몇 년의 시간을 올인 했죠.”

그리고 지금까지 왔다. 제11회 한국뮤지컬대상 남우신인상, 제15회 한국최고인기연예대상 뮤지컬부문 남우주연상 수상의 쾌거를 이룬 바 있는 김수용은 소리 없이 강한 배우다. 늘 한결같은 무대로 관객들에게 신뢰감을 주는 그는 “그저 열심히 한다”고 말한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무대를 통해 ‘저 정말로 성실해요’를 증명하고 있는 배우 김수용은 “제가 특별히 잘난 게 있는 것도 아니고, 엄청나게 유명한 것도 아니고”라며 ‘저 잘하는데 겸손하기까지 해요’의 마침표를 찍었다. “배우로서의 철학이라, 글쎄요, 거창한 무언가가 있는 건 아니고요, 그저 제게 주어진 것에 열심과 최선을 다하는 것, 그래서 관객들에게 부끄럽지 않게 보이는 것, 그게 정답인 것 같아요.” 진정성 NO.1의 김수용은 그야말로 관객이 원하는 FM배우다. 그가 원하는 것도 “진짜 배우”다. “남들의 눈을 의식하는 건 아니지만 어쨌든 타인에게 보여주는 직업이잖아요. 스스로 나는 뮤지컬배우야, 인식하며 자화자찬하는 게 아니라 공연과 뮤지컬을 사랑해주시는 분들이 ‘김수용은 정말 배우 같아’, ‘기억에 남는 배우가 누가 있을까? 아, 김수용이란 배우가 있었지? 그 배우 잘했는데’ 라며 회고 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SOUL! 영혼이 행복한 뮤지컬은 삶 자체

“아, 데뷔무대는 진짜 무서웠어요(웃음). 지금도 새로운 작품의 첫 공연은 항상 긴장되고 떨리는데 데뷔무대는 말 할 것도 없죠. 처음 도전해보는 뮤지컬이었고, 게다가 첫 공연캐스트가 저였고. 와, 미치겠더라고요. 공연이 어떻게 끝났는지도 모르겠어요. 설상가상으로 첫 무대에서 뛰어 나가다가 넘어졌어요. 얼떨떨한 상태로 긴장만 하고 있다가 그때 정신이 번쩍 들더라고요.” 그렇게 신고식을 치른 후 꾸준히 달려왔다. 최근에는 제대로 충전할 기회도 없었다. 공연과 연습의 반복 속에서 뮤지컬 ‘금발이 너무해’를 마친 후 ‘환상의 커플’ 연습에 들어가기 전 이틀의 여유가 전부였다. 그는 핸드폰은 집에 놔두고 발길이 가는대로 지방에 다녀왔다. “일을 하는 게 너무나 행복해요. 연기를 일이라고 말하기에는 어폐가 있어요. 공연을 많이 하는 것은 배우에게 큰 행복이고 축복인데, 가끔씩은 정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제가 생각하는 연기는 자기가 갖고 있는 것을 소모하는 거예요. 연기술이든, 체력이든, 에너지든 소모하는 거죠. 때문에 단 하루라도 모든 걸 내려놓은 상태에서 스스로를 정화시키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뮤지컬은 다름 아닌 내 삶”이라고 분명하게 말하는 김수용은 늘 기본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실수했던 부분은 기억하기 위해 애를 쓴다. 부모님, 감독 및 스태프, 선배들에게서 배운 것들은 잊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정신적으로 가장 영향을 많이 받았던 선배가 누구인지 물었다. “너무 많은데(웃음). 한 분만 말하면 섭섭하게 생각할 텐데 어떡하죠? 일단 배우 이석준. 아, 이건 꼭 써주세요. 모든 선배님들, 배우들을 저는 다 사랑해요. 자기 이름 석 자를 걸고 뭔가를 하고 있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거예요. 게다가 자신의 이름이 부끄럽지 않도록 멋진 공연을 보여준다는 것은 제가 본받고 따라가야 할 부분이죠. 근데 왜 석준이형을 처음에 이야기했냐면, 일단 굉장히 친하고요(웃음), 개인적으로 너무나 좋아하는 형이고요. 사실은 석준이형 공연을 잘 못 보다가 ‘이야기쇼(뮤지컬이야기쇼 이석준과 함께)’를 통해 알게 됐어요. 위트 있고 재치 있고 센스 있죠. 그리고 공연장에서의 연기하는 모습이 그렇게 편해 보일 수 없었어요. 자연스러움이 무엇인지, 무대 위에서의 안정감이 무엇인지 제게 많이 알려주셨죠. 사랑하고 존경하는 형님, 머릿속에, 가슴 속에 품고 있는 사람입니다.”

STORY! 특별한 무대 아래 소소한 이야기

유년시절 그가 시골에 가면 할아버지가 꼭 노래를 시켰다. “노래 한 곡 잘 부르면 오백 원, 너무 잘 부르면 천 원씩 주셔서 열심히 불렀던 기억이 나요(웃음).” 김수용은 유년부터 많은 음악을 들었다. 당시에 구입했던 테이프만도 수두룩하다. “하나하나 분리해서 듣는 것이 놀이였어요. 피아노 소리, 기타 소리를 찾아내는 것이 놀이였는데 뮤지컬을 하면서 보니 그게 좋은 훈련이었더라고요. 학창시절에는, 지금 어린친구들처럼 쉬는 시간에 교실 뒤에서 댄스그룹 춤을 따라하곤 했어요.” 뮤지컬배우로서의 감성은 어릴 적부터 충만하나 그가 데뷔를 한 것은 드라마다. “방송국은 제가 연기를 할 수 있게 해준 곳이죠. 사실 자의보타는 타의로 시작된 부분이 크지만 그 소중한 시간들이 없었다면 과연 제가 연기를 할 수 있었을까 생각이 들어요.”

무대 위의 삶이 더없이 행복한 그지만 무대 뒤에서의 소소한 재미도 즐길 줄 안다. 그럴 시간만 있다면 말이다. “즐기는 건 많았어요. 운동을 좋아하는데 특히 구기 종목을 좋아해서 사회인 아마추어 팀에 나가 뛰기도 했어요. 게임도 좋아하고 영화 보는 것도 좋아하고, 혼자서 할 수 있는 건 다 좋아해요. 그런 취미들이 많은데 공연을 하게 되면서 아무것도 못하게 됐어요. 뮤지컬축구단에 참여 못한지 일 년이 됐어요. 죄송해 죽겠죠(웃음). 요즘은 계속 작품생각하고 연습하기 바빠요.”

SHOW! 무대 위의 매 순간이 명장면

그에게 뮤지컬이 그냥 삶이듯 무대 역시 삶이다. 그의 첫 뮤지컬무대 ‘풋루스’는 다시 연기를 할 수 있구나, 라는 위로와 희망을 얻은 공연이었다. 무엇하고도 바꿀 수 없는 기분을 얻은 김수용은 뮤지컬배우로서의 비상을 시작한다. 이어 ‘그리스’, ‘렌트’, ‘뱃보이’, ‘헤드윅’, ‘해어화’, ‘웨잇포유’, ‘햄릿’, ‘노트르담드파리’, ‘남한산성’, ‘금발이 너무해’ 등 다양한 작품, 역할로 관객과 만나왔다. 그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 대사, 넘버를 물어보면 심각한 고민에 빠진다. 무대 자체가 삶이라 무엇 하나 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정말로 답이 없어요. 항상 고생했고 최선을 다했기에 모두가 최고의 공연이었어요. 앞으로도 그럴 거고요. 매 순간이 명대사이고 명장면이죠.” 그래도 굳이 뽑으라고 다그쳤더니 뮤지컬 ‘노트르담드파리’의 ‘대성당들의 시대’를 꼽았다. “노래 부르기 전에 굉장히 무서웠어요. 관객들이 다 앉아있고 텅 빈 무대에 혼자 나가 시작을 알려야했기 때문에 어둠 속에 앉아있는 그때가 항상 떨렸어요. 제게 긴장을 주는 노래였기 때문에 기억에 남아요.” 

김수용은 뮤지컬 ‘뱃보이’로 신인상을 받았다. ‘뱃보이’에서 그가 맡은 역은 박쥐와 인간의 돌연변이다. “첫 장면에서는 사람이 아니에요. 박쥐인간이 돼야 했기 때문에 신체적인 언어에 신경을 많이 써야했어요. 박쥐인간은 어떻게 걸을까, 손은 뭘까, 손은 날개가 변종된 것이 아닐까 등 연출가와 많은 이야기를 나눴어요. 아무래도 특이한 캐릭터이니 상을 주신 것 같아요. 작품복과 캐릭터복이죠(웃음).”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 역시 잊지 못할 공연이다. 뮤지컬배우로서 들어야 할 야단을 그 때 다 맞았기 때문이다. “뮤지컬 ‘남한산성’이 끝나고 바로 투입됐어요. 연습 3일하고 무대에서의 드레스리허설은 한 번밖에 못했죠. 몸 상태가 말이 아니었어요. 공연 초반에 ‘두려워’라는 노래가 있어요. 공연장이 건조하고 목에도 피로가 쌓여있는 상태인데, 침이 넘어가다가 사래에 걸려 성대가 자극을 받았어요. 켁켁거리는 상황에서 억지로 소리를 내니 고음이 안 나오더라고요. 공연이 끝날 때까지 가성처리 했어요. 게시판에는 난리가 났죠. 기본도 안 된 배우 내려가라, 관객을 우롱하냐 등등. 몸 관리를 철저하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모든 순간을 잊지 않고 있는, 스토리 있는 배우 김수용이 뮤지컬콘서트 ‘3S’ 무대에 선다. 배우 김호영, 정선아가 함께하고 신영숙이 게스트로 출연하는 ‘3S’에서 그는 주옥같은 뮤지컬넘버들 뿐 아니라 자신의 이야기도 들려줄 예정이다. 늘 성실한 배우 김수용의 진실한 이야기는 4월 23일 함안문화예술회관에서 만날 수 있다.  

(피아체스튜디오 사진 제공)
편집국 이영경 기자 newstage@hanmail.net

<고품격 경제지=파이낸스 투데이> FnToday=Seoul,Korea  

후원하기

Fn투데이는 여러분의 후원금을 귀하게 쓰겠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제호 : 파이낸스투데이
  •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사임당로 39
  • 등록번호 : 서울 아 00570 법인명 : (주)메이벅스 사업자등록번호 : 214-88-86677
  • 등록일 : 2008-05-01
  • 발행일 : 2008-05-01
  • 발행(편집)인 : 인세영
  • 청소년보호책임자 : 장인수
  • 본사긴급 연락처 : 02-583-8333 / 010-3797-3464
  • 법률고문: 유병두 변호사 (前 수원지검 안양지청장, 서울중앙지검 , 서울동부지검 부장검사)
  • 파이낸스투데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파이낸스투데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1@fntoday.co.kr
ND소프트 인신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