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팔자가 상팔자다’라는 옛 속담이 있다. 상전 같은 팔자의 개, 특히 요즘 현대사회를 사는 외로운 사람들의 유일한 친한 친구 개는 더하다. 요즘은 이런 말이 무색 할 정도로 버려지고 상처받는 개들이 많다. 그야말로 애완견들의 수난이다. 인간에게 가장 친숙한 개들의 눈으로 바라보는 세상은 어떨까. 인간과 개의 공생에 대한 섣부를 답을 요구하지 않는 뮤지컬 ‘도도’는 개를 넘어 모든 생명체에 대해 돌아 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준다.
인간 대 인간으로서 채울 수 없는 고독도 존재한다. 그때 인간은 한마디 말은 못하지만 곁에서 힘이 돼 주는 애완동물을 원한다. 특히 인간과 가까운 동물 개는 온몸을 바쳐 주인에게 충성을 한다. 얼마나 좋은가. 자신에게 상처 주는 말과 표정 따위는 짓지 않는다. 한결같이 꼬리를 흔들며 주변을 맴돈다. 자신을 지켜주는 애완견은 점차 자신의 가족만큼 깊은 사이가 된다. 사랑이 커지면 많은 것을 바라게 되는 법이다. 그래서 일까. 인간은 아무런 말 못하고 초롱초롱한 눈으로 자신을 바라봤던 애완견에게 짖는다며 성대 수술을 시킨다. 아름답기를 원해서 염색도 한다. 하물며 다이어트를 강요당해 사료를 먹지 못하고 영양실조에 걸리기도 한다. 우리의 애완견들은 괴롭다. 그래서 도도한 애완견 대표 ‘도도’는 말한다. “당신(주인)이 날 버리기 전에 내가 당신을 버릴 거다. 감히 내가 키우는 주인 주제에 날 버려?” 이렇게 당찬 ‘도도’는 귀엽지만 안쓰럽기 까지 하다.
사랑을 온몸에 받으며 애지중지 자랐던 애완견이라도 주인 맘에 들지 않으면 하루아침에 유기견 신세로 전락해 버리기 십상이다. 무섭고 차가운 철망의 보호센터에서 피부병과 스트레스로 골머리를 앓는다. 호강하며 살던 개 ‘도도’는 자신의 주인 ‘사모’에게 한번 버림받고 다시 돌아오지만 당당하게 외치고 스스로 집을 나온다. 시원하게 오줌까지 갈기는 것은 옵션이다. 이기적인 인간들에게 따가운 일침이다.
뮤지컬 ‘도도’는 애완견과 유기견들의 고통과 슬픔을 적나라하게 표현한다. 시시각각 조명을 쏘아 자유자재로 변하는 무대의 신기함이 가시기도 전에 실감나는 배우들의 애완견 분장은 감탄이 절로 나온다. 개들로 분한 배우들의 몸짓과 표정도 실제 애완동물 보다 더한 리얼리티가 있다. 생생한 분장과 의상으로 인해 “손!”하고 외치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싶을 정도다.
이 작품은 최근 연극계에서 가장 주목 받는 작가 배삼식과 김민기 대표가 참여했다. 상황을 비꼬며 웃음을 자아내는 대사에 더해진 세련된 안무, ‘노트르담 드 파리’의 음악감독 채임경의 노래지도로 인한 퀄리티 높은 곡들은 관중들의 귀를 사로잡기 충분하다. 완성도 있는 작품으로 유기견의 현실과 아픔의 메시지까지 전달하는 뮤지컬 ‘도도’는 길 위에 떠돌아다니는 모든 생명체에 대한 시선을 바꾸어준다. 버림받아 외로운 처지라도 슬퍼마라. 한때나마 온몸 바쳐 충성했으면 후회 없다. 지금은 자유로워 어디든 뛰어노닐수 있지 않느냐고.
편집국 강태영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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