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남 기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가 2019년 첫 기소 후 4년여 만에 재판정에서 피고인 신문에 응했다.
그는 아들 조원씨의 수료증이나 상장은 실제 활동에 기반을 두고 있어 위조한 것이 아니라면서도 이같은 행위가 '셀프 수여'로 오해받을 수 있다는 점을 당시에는 몰랐다며 반성한다고 말했다.
정 전 교수는 18일 서울고법 형사13부(김우수 김진하 이인수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휠체어를 탄 채 증인석에 앉아 이같이 증언했다.
"아들이 극단적 선택 할까 두려워 24시간 곁에 있어야 했다"
특히 아들이 심각한 학교 폭력을 당해 극단적 선택을 할까 두려워 24시간 관리했다며 울먹이기도 했다.
정 전 교수는 이날 증인석에 앉아 "뭔가를 회복시키려고 한다기보다는 지금이 아니면 기회가 없겠다는 생각으로 정직하고 진실하게 이야기해보려 피고인 신문을 자청했다"며 "우리 가족은 다 잃었고 다 내려놨다"고 말했다.
이어 "아들이 학교 폭력을 당했다는 사실을 타인으로부터 뒤늦게 듣고 뒤통수를 세게 맞은 듯한 충격을 받았다"며 "아들이 극단적 선택을 하면 어떡하나, 살리는 데 주력하며 24시간 곁에 있어야 했다"고 눈물을 흘렸다.
그러면서 "아이가 극단적 선택을 안 하도록 막는 것과 미국 대학 진학을 돕는 두 가지를 고민했다"며 "제가 영어영문학 박사 학위자라 아이를 데리고 있으면서 공부를 시키면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취지에서 동양대 방학 프로그램에 실제로 참여시키고 격려 차원에서 수료증과 상장, 봉사활동 확인서 등을 발급했던 것일 뿐 문제가 되지 않으리라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지금 생각하면 내가 이런 일을 왜 해서 재판받고 가족 모두 고생시키나 반성 많이 한다"며 "수형 생활 중 깨달은 게 '셀프 상장'으로 오해받을 수 있구나, 나는 당연하다고 생각했지만 오만하고 세상 물정을 모르며 남에 대한 배려가 없었구나'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호소했다.
"아들이 학교 폭력으로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고 죄책감 느꼈다"
정 전 교수는 조원 씨가 학교 폭력으로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고 죄책감을 느꼈다고도 했다.
그는 "아들이 학교 폭력으로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고 내가 더 잘 챙겨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이 컸다"며 "아이가 극단적 선택을 할까 두려워 24시간 곁에 있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들이 학교에 가기 싫어하고, 밥도 잘 먹지 않고, 잠도 잘 못 잤다"며 "아이가 학교에 가면 또 당할까 봐 걱정되고, 집에 있어도 괜찮을까 봐 걱정이었다"고 덧붙였다.
"아들이 미국 대학에 가기 위해 노력했던 것도 잘못이었다"
정 전 교수는 아들이 미국 대학에 가기 위해 노력했던 것도 잘못이었다고도 했다.
그는 "미국 대학에 가기 위해 노력한 것도 잘못이었다"며 "그저 아이가 더 나은 환경에서 공부하고, 좋은 기회를 얻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그랬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그 과정에서 아이에게도, 나에게도, 가족에게도 큰 상처를 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정 전 교수는 또 재판 결과에 따라 책임을 지겠다면서 "재판 결과에 따라 책임을 지겠다. 다시 한번 잘못을 뉘우치고,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입시 비리 혐의로 함께 기소돼 1심에서 대부분 유죄가 인정된 조 전 장관은 정 전 교수가 이같이 말하자 고개를 푹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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