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남 기자]국민의힘은 8일 지난 2020년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당시 정부가 상황을 방치하고 이후에도 사실을 은폐·왜곡했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와 관련해 문재인 전 대통령을 최종 책임자로 사실상 지목하며 유족에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과실이나 불가항력이 아니라 태만으로 인해 국민의 생명을 지키지 못했다면 이는 엄연히 살인 방조이며 국가의 책무를 저버린 것"이라며 이같이 비판했다. 

이양수 원내수석부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지시 아래 모든 관계기관이 국민의 죽음을 방치하고 사실을 조직적으로 은폐한 데 이어 월북 근거를 조작하는 치밀한 대국민 사기극을 완성시켰다"고 질타했다.

이어 "지금이라도 성역 없는 수사를 통해 관련 책임자들을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여당 간사인 정점식 의원도 "웬만한 비리들이 총망라돼 있고 여러 부처들이 공모한 것으로 밝혀진 해당 사건의 최종 책임자는 과연 누구였겠나"라고 따져물었다.

그러면서 "국가의 존립 이후 대통령으로서의 책무를 저버린 문 전 대통령에 대한 성역 없는 조사가 조속히 진행돼 사건의 진상규명이 소상히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안철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문 전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감사원의 관련 사건 서면 조사 통보에 '대단히 무례한 짓'이라며 불쾌한 반응을 보였던 것을 소환하며 "이것이 자신의 정치적 의도를 위해 국민의 생명을 아무렇지도 않게 여긴 정부의 책임자로서 할 소리냐"고 비판했다. 

그는 또 "문 전 대통령은 역사 앞에서 이제라도 솔직하게 임해야 한다. 무엇보다 유족분들께 정중히 사과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태영호 의원도 "이번 감사 결과는 문 정부 관계기관이 일사불란하게 한 사람을 월북으로 몰아간 것은 최고 권력자인 문 대통령의 지시나 승인이 없었으면 불가능했음을 나타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 전 대통령은 다수당인 민주당의 비호에 숨지 말고 지금이라도 공무원 아들에게 약속했던 모든 진실을 밝히고 유가족에게 진심 어린 사죄를 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국민의힘의 이 같은 요구는 감사원이 지난 6일 발표한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감사 결과를 근거로 한 것이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에서 해경과 국방부, 국가정보원 등 관계기관이 당시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월북으로 단정짓기 위한 증거를 조작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국민의힘은 감사 결과를 토대로 문 전 대통령이 사건의 최종 책임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문 전 대통령은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으로부터 관련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문 전 대통령은 감사 결과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며 반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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