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만택 칼럼] [13] 테니스 엘보 (1)
[노만택 칼럼] [13] 테니스 엘보 (1)
  • 노만택
    노만택
  • 승인 2023.04.19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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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택루쎄의원 원장 노만택 박사

팔을 많이 사용하는 운동의 함정

 증상이 비슷한 두 가정주부가 진찰실을 찾아왔다. 두 사람 모두 오른쪽 팔꿈치가 아프고 팔에 힘이 들어가는 사소한 동작조차도 할 수가 없다고 했다.
 한 분은 탁구교실의 회원. 탁구에 취미를 붙여 이제 1년째 접어들어 한참 재미를 느끼고 있는데 최근 들어 스트로크를 할 때 팔꿈치에 통증이 느껴진다고 한다. 셰이크핸드 그립을 쓰고 있는데 백핸드 스트로크를 할 때 더욱 통증이 심하다고 한다. 불혹이 넘어 시작한 운동이라 관절에 무리가 와서 관절염이 생기지 않았나 걱정이 되어 찾아왔다고 한다. 또 다른 주부의 얘기를 들어 보자. 친구와 함께 할인매장을 찾았다가 물건값이 싸길래 이것저것 구입하다 보니 양이 많아졌고, 그걸 들고 버스 정류장까지 걸어간 일밖에 없는데 그 이후 팔꿈치가 쑤시고 아프다고 울상이다. 한 번 그런 뒤로는 행주를 쥐어짤 때도 아프고 빗자루를 들고 방청소를 할 때는 더욱 아프다고 한다.

 이 두 가정주부가 팔꿈치를 사용한 내력은 다르지만 두 사람 모두 ‘테니스 엘보'의 증상을 보이고 있었다. 테니스 엘보는 탁구선수에게도 비교적 많은 질환이다.

아주 흔한 질환
 테니스 엘보는 1873년 독일의 룽에(Runge)에 의해 처음 보고되었던 비교적 옛날부터 잘 알려진 질환이다. 정식 명칭은 '외상과염'(Lateral Epicondylitis: 외상과는 팔꿈치 위쪽에 불룩 튀어나온 부위를 말한다)이다. 서구에서 테니스 인구가 증가하면서 자연히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어나게 되어 테니스 엘보라는 별명으로 불리게 되었다. 하지만 테니스 엘보는 운동선수뿐만이 아니라 팔꿈치를 반복해서 쓰는 직장인에게도 많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테니스 엘보는 미장일을 하는 사람이나 망치를 두드리는 단순 반복적인 작업을 하는 사람에게서 많이 발견되며 행주를 쥐어짜는 동작이나 걸레질을 많이 하는 가정주부들에게도 쉽게 찾아온다. 최근에는 백화점이나 할인매장에서 물건을 잔뜩 들고 나온 후 걸렸다는 주부들도 흔하다.

근육이 시작되는 부위에서 생기는 병
 근본적으로 근육을 무리하게 사용해서 생기는 병이다. 이를 스포츠 의학 용어로 '과사용 손상'(Overuse Injury)이라고 한다. 주로 단요측 수근신근(Extensor Carpi Radialis Brevis, ECRB) 근육에 염증이 생기게 되며 그 주위의 관절막이나 근육에도 병변이 있을 수 있다. ECRB 근육이 반복적인 외상을 받게 되면 ECRB 근육의 시작 부위는 섬유맥 관성 비후를 일으키게 된다.
 손목을 손등 방향으로 추켜올리는 근육은 팔꿈치의 튀어나온 뼈(외상 과)에서 출발하여 손목이나 손등의 뼈에 붙는다. 팔의 근육이 약하거나 힘든 일 혹은 무리하게 반복되는 일을 하게 되면 근육이 그 충격을 흡수하지 못하고, 힘줄(근육이 뼈에 붙는 부위)의 무리한 근육 사용은 근육이 뼈에 붙는 부위에 염증을 일으킨다. 테니스의 백핸드 동작처럼 손목을 완전히 굽히거나 손등을 완전히 회전(회내전)시키는데 ECRB 근육은 약 1.1cm 늘어나게 되는 부담을 안게 된다. 염증이 있을 경우는 이러한 동작을 할 때, 근육이 시작되는 부위에서 극심한 통증이 느껴지기 때문에 힘을 쓰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테니스 엘보의 가장 흔한 증상은 물론 통증이다. 쥐어짜는 동작이나 문손잡이를 비틀 때 통증은 더욱 심해진다. 물건을 들어 올리는 힘이 떨어지며 손아귀의 힘이 감소된다. 아프지 않은 팔로 같은 동작을 하면서 한 번 살펴보라. ECRB 근육이 수축하면서 불룩 튀어나오는 모양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ECRB 근육 중에서도 근육이 시작되는 부위인 팔꿈치 바깥쪽 뼈가 튀어나온 부위(외상과)를 누르면 심한 통증을 느끼게 될 것이다.

다양한 치료 방법
현재 사용되는 치료법을 열거해 보면
1 진통소염제 복용
2 아픈 부위에 스테로이드 주사 맞는 법
3 휴식
4 냉찜질
5 신전근 압박 보조구 착용
6 간헐적인 석고 고정
7 근육의 힘과 지구력을 키우는 법
8 운동기구 혹은 자세를 바꾸는 법 등 다양한 방법이 있다.

 하지만 치료법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치료가 힘들다는 말과 같다. 실제로 이 테니스 엘보 증상은 치료에 더디게 반응하고 상당한 시간을 잡아먹는 경우가 많다. 테니스 엘보의 증상이 길어지면 치료가 어려워지므로 조기에 치료를 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급성 손상 시에 가장 중요한 치료 원칙은 무리한 동작을 피하는 것이다. 이외에도 냉찜질, 전기 치료, 진통소염제 등이 도움이 된다. 급성기가 지나고 어느 정도 통증이 가시면 악력 기르기나 근육의 재활 운동을 시작한다. 만성기로 접어들면 본격적인 물리 치료와 함께 재활 운동이 필요하다.

테니스 압박대(Counterforce Bracing)
 가벼운 운동이나 활동을 하면서 치료를 해야 할 경우나 부득이한 사정으로 시합에 출전해야 할 경우라면 테니스 압박대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압박대를 착용하면 압박대가 근육을 눌러주고 이 부분이 지렛대 역할을 하게 되어 압박대의 윗부분에 있는 힘줄로 전달되는 힘이 줄어들어 염증으로 예민해진 조직이 쉬게 된다. 압박대는 근육과 힘줄의 연결 부위를 부드럽게 눌러줌으로써 근육이 수축할 때 근육의 운동거리를 감소시켜 힘줄에 전달되는 힘을 줄여 주는 기능을 하기도 한다.
 테니스 엘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에 꾸준한 운동으로 근력을 강화시켜 놓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그리고 갑자기 무리한 힘을 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특히 팔을 쉴 새 없이 사용해야 하는 종목의 선수라면 훈련에만 몰두할 것이 아니라 웨이트 트레이닝 등으로 많이 사용하는 근육의 힘을 강화하는 데도 시간을 투자해야 할 것이다.

칼럼니스트 소개 

정형외과 전문의 노만택 박사

만텍루쎄의원 원장 
- 국제미용성형외과학회 정회원
Full member of International Board of Cosmetic Surgery
- 미국미용성형외과 정회원
 Member of American of Cosmetic Surg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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