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24년 대통령 선거를 겨냥한 선거운동에 본격적으로 착수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이른바 성관계 입막음 의혹으로 형사 기소된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 전·현직 대통령으로는 첫 사례인 이번 형사 기소를 바이든 정부에 의한 '정적 탄압'으로 규정하고 지지자 결집을 통한 정면 돌파에 나섰다.
그는 이날 기소 직후 성명을 통해 "이것은 역사상 최대 수준의 정치 박해와 선거 개입"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자신의 선거 구호인 'MAGA'를 사용해 "단합되고 강한 우리 당이 조 바이든을 이기고 부정직한 민주당 당원을 마지막 한 명까지 공직에서 쫓아내서 다시 미국을 위대하게 만들 것(MAKE AMERICA GREAT AGAIN·MAGA)"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바이든 정부의 정치 수사라는 구도로 공화당을 결집하고 그 동력으로 대선 승리까지 거머쥐겠다는 정면 돌파 구상으로 분석된다.
실제 그는 이날 기소 결정이 이뤄지기 전인 지난 18일 선제적으로 '체포설'을 제기하는 등 적극적으로 이번 사건을 정치 쟁점화하면서 당과 지지층을 결집했다.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소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지자 공화당 내 '친(親)트럼프' 세력뿐만 아니라 '반(反)트럼프' 인사들도 "정치적 기소"라면서 '검찰 때리기'에 가세했다.
나아가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유력 경쟁자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거리두기'를 하자 "우리 모두를 파멸시키려고 하는 급진 좌파 미치광이와 내가 싸우는 동안 잡담하면서 선거운동 한다"고 고강도로 비판했다.
이런 이유로 미국 정치권에서는 이번 기소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는 단기적으로는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공화당 대선 경선의 전선이 '트럼프 대 비(非)트럼프'에서 '민주당 정부 대 트럼프'로 변화할 것이란 분석에서다.
당장 공화당에서는 "사법 시스템 무기화"(케빈 매카시 하원의장), "극좌의 정적 공격"(공화당 하원 원내대표) 등 민주당 정부에 대한 규탄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
한 민주당 선거 전략가는 AFP 통신에 "트럼프 기소는 그의 정치적 야망을 파괴해야 하지만 '불멸'의 지지 기반을 생각하면 그럴 것 같지 않다"면서 "사실 지지 기반의 결집을 가져오면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의 지지가 확 올라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소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차별화하려던 당내 경쟁자들의 정치적 공간이 줄어드는 것도 트럼프 전 대통령에는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오는 2024년 11월 본선까지 내다보면 이번 기소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중도층 잡기 싸움인 본선 경쟁력에서의 타격 가능성이다.
그러나 시시각각 변하는 미국 내 여론을 감안하면 트럼프 기소 후에 단기적인 공화당 내 반응을 분석하는 것이 급선무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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