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우리에게 마스크란
[칼럼] 우리에게 마스크란
  • 김무중
    김무중
  • 승인 2023.02.22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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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끝나겠지만 아직 남은 마스크 불씨

방역당국이 실내 마스크 해제를 공식해제한 때로부터 한 달이 훨씬 지났다. 

그러나 지금도 밖에 나가보면 안 쓰고 다니는 사람들 찾기 어려울 만큼 대다수가 여전히 쓰고 다니는 것을 볼 수 있다. 

대략 3년간이나 지속돼온 의무착용(사실 지침에 따르면 호흡이 곤란한 사람은 벗어도 된다고 표기돼 있다)으로 이제는 본래부터 외출할 때 써야만 하는 것처럼 마치 신체의 일부인 양 사람들의 머릿속에 각인된 듯 보인다. 

집에서 케이블 방송 채널을 돌리다 보면 이제는 아련해진(?) 불과 3년 이전까지의 자연스러운 일상을 손쉽게 접하는데 '저때와 지금의 차이는 무엇으로 인해 생겼을까' '밖에서 꼬박꼬박 챙겨 쓰는 이들도 저런 장면들을 볼 텐데 어떤 생각이 들까' 하는 질문이 꼬리를 문다. 

물론 어디까지나 자율이니 쓰든 안 쓰든 본인 선택이다. 

허나 순수하게 방역 때문이라면, 식당 카페 술집에서 몇 시간이고 마스크 벗은 채로 할 거 다하다 식탁에서 일어서면서 쓰고 밖에 나가는 촌극을 몇년간 국민 대다수가 해왔고 지금도 하고 있음을 상기시키고 싶다. 

자신의 행동의 비합리성을 인정하기 싫은 쪽은 말한다. '감염 확률을 조금이라도 줄이겠다는 것인데 뭐가 문제냐' '남들 생각도 해라 이기적인 것 아니냐'라고. 

이 순간, 짧은 논쟁은 비교적 쉽게 끝에 다다른다. 

'확률 얘기했으니 말인데, 아무런 말 안 하고 쇼핑만 하는 마트가 위험하겠나, 식당 카페 술집이 위험하겠나? 유독 후자의 다중 시설에서는 용감해지는 걸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거기서 감염되는 것은 괜찮은 건가? 그리고 가족 생각한다면서 집에서는 왜 벗나. 결국은 우리 모두 감기쯤으로 여기니까 그렇게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자연면역력을 키워줘야 할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부터 청소년에 이르기까지 이런 사회 분위기 때문에 공식해제가 났음에도 입에 마스크를 달게 하는 건 당신 같은 어른들 책임이다.'

논쟁으로 굴복시킨다고 그 사람의 행동양식에 변화를 기대할 수는 없다. 오히려 반감만 산다. 그래도 인지부조화를 계속 자극하는 역할도 누군가는 해야 하기 때문에 필자 같은 사람도 필요하다 여긴다.

또 본인 선택이지만, 방역차원이 아니라 남들이 쓰니까 눈치가 보이기 때문에 그렇다고 한다. 

학창시절부터 길들여진 특유의 획일적 전체주의에다 외모 지상주의 사회라는 전장의 참호 속에서 편안함을 느끼는 심리가 더욱 부채질한 것으로 보인다. 

서구권 및 자유우파에선 결코 양보할 수 없는 가치인 자유, 그것도 신체의 자유가 여기서는 누군가의 눈치를 보는 신세가 애처롭게 느껴진다. 또 그런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그 사람들. 

마치 몸은 다 자랐지만 자존감은 부족한 청소년이라면 그래도 그러려니 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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