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배 "이재명 재판 정보 세밀히 파악...권순일 전 대법관 관련 육성 녹음" 파문
김만배 "이재명 재판 정보 세밀히 파악...권순일 전 대법관 관련 육성 녹음" 파문
  • 정성남 기자
    정성남 기자
  • 승인 2023.02.14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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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일 대법관과 여덟 번 만나...소부에서 아직 1차 보고서도 안 갔고
[사진=jtbc 화면캡처]
[사진=JTBC화면캡처]

[정성남 기자]이른바 '재판거래 의혹'의 핵심 인물인 권순일 전 대법관 관련 육성 녹음이 화제다.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비리 의혹 사건'의 열쇠를 쥔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대법원에서 선거법 재판을 받고 있을 때인 지난 2020년 권순일 당시 대법관을 집중적으로 만났다. 

당시 김만배씨의 육성 녹음에선 김씨가 법원 내부에서도 알기 힘든 대법원 내부 상황을 속속들이 알고 있었음이 13일 JTBC의 보도로 드러났다. 

지난 2020년 3월 13일, 김만배씨와 이성문 전 화천대유 대표, 정영학 회계사가 만나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재판에 대해 얘기를 나누는 장면이 나온다. 

이때는 이 대표가 선거법 위반 혐의로 2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고 당시 대법원에서 세 번째 재판이 시작된 때다.

이 당시 녹음에서 이성문 전 화천대유 대표가 "이재명 시장은 선거 지나고 한 6월, 7월에 선고 나죠?"라고 물으니 김씨가 "선거 끝나야 돼"라고 답변한다. 

이 전 대표가 "6월 전에는 (선고가) 날 수 (있지 않느냐)"라고 하자 김씨는 "전원합의체 안 가고 소부에서 아직 1차 보고서도 안 갔고 이제 형사조 공동연구관이 이번에 바뀌어서…어쨌든 바뀌면 기록 보는데"라고 말했다.

결국, 김씨가 2019년 2월 법조팀장에서 물러난 뒤에도 당시 대법원의 기류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었다는 얘기다. 

보고서 일정이나 바뀐 연구관이 기록을 보고 있다는 내용 등은 사건 담당자가 아니면 법원 내부에서도 알 수 없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특히 김씨는 이런 언급을 하기 일주일 전에 권순일 당시 대법관을 만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2020년 7월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대법관 의견 7대5로 이 대표에 대한 '무죄 취지'의 선고가 나오면서 이 대표가 지난 대선에 출마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권 전 대법관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김씨와 권 전 대법관이 이 대표의 재판과 관련해 얘기를 나눈 것이 아닌지 의혹이 제기됐다.

또 이른바 '정영학 녹취 파일'에선 이른바 50억 클럽 멤버의 이름이 언급되기도 했다. 

당시 녹취록에서 김씨는 "자, 50개가 몇 개냐, 한번 세어볼게. 최재경, 박영수, 곽상도, 김수남, 홍선근, 권순일"이라고 말했다. 김씨가 열거한 이름에 권순일 전 대법관의 이름이 나온다. 하지만 이와 관련된 수사는 2년째 진전이 없는 상태다.

대법원 재판을 어떤 방식으로 할지 결정하는 과정은 모두 '비공개'다. 그럼에도 김씨는 보고서가 안 올라갔다거나, 대법원 연구관이 교체됐다는 등 대법원 재판과 관련된 비밀을 실시간으로 꿰뚫고 있었다는 얘기다. 법원 내부에서도 이렇게 알기는 쉽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더군다나 김씨가 권순일 전 대법관을 만나고 온 뒤에 대법원의 속사정에 대해서 말했기 때문에 권순일 전 대법관과 김씨 간의 커넥션 의혹이 제기됐다. 

특히 김씨는 권 전 대법관을 만나고 난 뒤 대법원의 분위기에 대해서도 자세히 언급했다. 정영학 회계사가 지난 2020년 3월 13일 "(대법) 그거는 좀 분위기상 요즘 좀 괜찮은 것 아니냐"고 하자 김씨가 "거긴 최고지. 대법관들 사이에서도 약간 나치즘적인 게 있잖아, 대법관들이 다 그런 개혁적인 사람은 없어"라고 잘라 말했다.

한편, 김만배씨는 권순일 전 대법관이 대법관일 때 여러 번 만났다. 2019년 7월부터 2020년 8월까지 총 여덟 번 만났다. 

특히 이재명 대표가 공개 변론을 요청한 시점, 그리고 사건이 전원합의체로 넘어갈 즈음, 또 무죄 취지 파기 환송이 나올 때 등 주요 국면마다 김씨가 권 전 대법관을 만났다. 하지만, 김씨와 권 전 대법관은 당시 두 사람의 만남과 이 대표의 재판은 관련이 없다고 강변해오고 있다. 

일각에선 "이들이 재판과 무관하다고 주장하지만 권순일 전 대법관도 이른바 50억 클럽에 이름이 올라가 있고, 화천대유와 2억 4000만원에 달하는 고문료 계약을 한 것이 권 전 대법관이 퇴임한 뒤 두 달 후라는 점 등에서 의혹의 눈길을 거두지 않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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