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남 기자]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의 성 상납 의혹을 무마해주는 대신 '7억원 투자 각서'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장모씨가 19일 경찰에 출석했다.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이날 장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씨는 2013년 이준석 대표에게 두 차례 성 상납 등 접대한 의혹으로 경찰 조사를 받은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의 수행원이다.
해당 의혹의 제보자로, 이 전 대표와 김 대표에게 성매매 여성들을 소개해줬다고 주장하는 인물이며 장씨는 지난 4월19일에도 경찰의 참고인 조사를 받은 바 있다.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는 지난해 12월 유튜브에서 이러한 의혹을 폭로한 뒤 이 전 대표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 등으로 고발했다.
이번 조사에서 경찰은 무고 혐의의 쟁점인 성매매 의혹의 사실관계를 집중 조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장씨의 소환 조사와 관련해 경찰 관계자는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가세연은 올 1월 이 전 대표가 김철근 전 당 대표 정무실장을 시켜 장씨에게 '성 상납이 없었다'는 취지의 사실확인서를 받는 대신 대전의 한 피부과에 7억원을 투자한다는 각서를 써줬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장씨는 당시 거짓으로 사실 확인서를 써줬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에 김 전 실장은 경찰 조사에서 투자 각서가 대가 없이 작성됐다며 성 상납 무마 의혹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달 17일 이준석 대표를 피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12시간에 걸쳐 성 상납 관련 의혹 전반을 조사했다.
경찰은 성매매와 관련해선 공소권 없음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 측이 주장하는 성접대 시점은 2013년으로 이미 공소시효(5년)가 만료됐다. 알선수재 혐의는 2013년 11월 이 대표가 성 접대와 금품 등을 받고 그 대가로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만남을 주선했다는 주장이 골자인데, 이 역시 공소시효(7년)가 만료됐다.
김 대표 측 주장대로 마지막 '추석 선물'의 시점인 2015년 9월 23~25일을 기준으로 하면 공소시효는 남아있다고 주장하지만, 선물에 따른 대가가 불분명해 '포괄일죄' 적용은 어렵다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반면 '무고' 혐의 고발 건으로 수사의 불씨를 살리고 있다. 이 대표는 유튜브 '가세연'이 제기한 성접대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이들을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지난해 12월 고소한 바 있다. 이에 지난달 8일 "이 대표가 성상납을 받은 것이 확인됐는데도 가세연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며 무고 혐의로 이 대표를 경찰에 고발했다. 경찰로선 성매매 혐의가 공소시효 도과로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될지라도, 이 대표의 무고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실제 성접대 여부를 먼저 들여다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경찰은 김 대표가 이 전 대표에게 마지막으로 선물을 줬다고 주장한 시기를 기산점으로 한 알선수재 혐의 공소시효(7년)가 며칠 남지 않은 만큼 조만간 검찰 송치 여부를 결론 낼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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