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욱진 기자]서울시가 심야 택시대란을 해소하기 위해 내년부터 택시 기본요금을 3800원에서 4800원으로 1000원 인상하기로 했다. 심야 할증요금도 현행 20%에서 최대 40%까지 올리고 할증 시간대도 2시간 늘리겠다는 방안을 내놨다.
서울시는 어제(5일) 서울시교통문화교육원에서 택시 요금 조정 논의를 위한 시민 공청회를 개최하고 구체적인 택시 요금 조정안을 발표했다. 이날 공청회에는 택시노동조합과 학계 전문가, 시민까지 관련 이해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서울시에 계획에 따르면 시는 중형택시 기본요금을 3800원에서 4800원으로 1000원 인상할 예정이며 요금 추가가 시작되는 기본 거리는 현행 2km에서 1.6km로 줄어들고, 거리요금은 132m당 100원에서 131m당 100원으로, 시간요금은 31초당 100원에서 30초당 100원으로 조정된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심야 할증 시간대를 늘리고 할증요금 역시 인상하겠다는 것.
시는 심야 할증 시간대를 현재 밤 12시~익일 4시에서 밤 10시~익일 4시로 늘릴 예정이며, 승차난이 심각한 밤 11시~익일 2시에는 심야 할증요금을 4600원에서 5300원까지 700원 인상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날 발표를 맡은 서인석 시 택시정책과장은 "2019년 4월쯤 심야 시간대에 2만4000여대의 택시가 운행 중이었는데, 이와 비슷하게 공급을 올리는 게 서울시의 목표"라며 "가장 심각한 심야 시간대 택시 승차난 해결을 위주로 조정안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서울시는 대형·모범택시는 밤 10시~새벽 4시 심야할증 기본요금을 6500원에서 7000원으로 500원 인상하되, 현행 거리요금인 151m당 200원, 시간요금 26초당 200원은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시는 오는 12월 심야 할증요금을 우선적으로 도입하고, 시의회 의견 청취, 물가대책위 결정 등의 과정을 거쳐 기본요금 인상은 내년 2월부터 적용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 과장은 "시민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단계적 요금 조정을 계획했다"며 "개인택시 야간 운행조 편성, 심야전용택시 1만대 확대 등 심야할증 개선이 공급으로 이어져 시민들의 편의가 증진되도록 업계와 담보방안을 모색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공청회에 참석한 안기정 서울연구원 연구위원은 "코로나19 이후 3만명대였던 법인택시 운수종사자가 2만명대까지 떨어짐에 따라 인력난이 심화되고 개인택시는 특히 고령화가 심각해지고 있다"며 "종사자들의 이탈을 막지 못하면 심야 택시 승차난은 해결이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안 연구위원은 "합리적 요금 조정을 통한 종사자들의 처우개선이 우선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권용주 국민대 자동차운송디자인학과 교수는 이날 공청회에서는 전문가와 소비자단체, 택시업계 간 토론회에서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 대해 놀라는 것 중 하나가 공항에서 내려서 택시를 탔을 때 요금이 정말 싸다는 것"라면서도 "요금 인상이 과연 택시 공급 확대로 이어질지는 또 다른 문제"라고 우려했다.
엄명숙 서울소비자모임 대표도 이날 "소비자 입장에서는 인상 폭만큼 택시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져야 한다"며 "심야 택시난 등 소비자들의 욕구를 해결해준다면 소비자들도 환영할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박종갑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전무는 "조합원 5만명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밤에 나가지 않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라며 "낮과 밤에 요금이 같으니 돈이 안 된다는 것, 노동 강도가 밤에 더 강하다는 것, 주취자에게 폭행을 당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라고 택시 운전자들의 고충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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