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미리 흘렸나?…월가 블록딜 10건중 6건은 직전에 주가하락
누가 미리 흘렸나?…월가 블록딜 10건중 6건은 직전에 주가하락
  • 김건호 기자
    김건호 기자
  • 승인 2022.03.31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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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월스트리트에서 대주주의 주식 대량매매 직전마다 주가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나 정보 유출 의혹이 제기된다.

연방정부 당국은 월가의 대형 투자은행들이 비밀 유지 의무를 위반하고 주요 고객사들에 대량매매 정보를 미리 흘린 것으로 보고 조사에 착수했다.

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 2018∼2021년 이뤄진 393건의 블록트레이드(장외 대량 주식매매)를 분석한 결과 58%의 경우 직전 거래일에 해당 주식 가격이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WSJ이 금액을 확인할 수 있었던 268건에서 매도인들은 만약 주식 가격이 전체 주가지수와 비슷하게 움직였다면 총 3억8천200만달러(약 4천628억원)를 더 받을 수 있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해당 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뉴스 때문이거나 단순히 운이 나빴기 때문이라고 치부할 수도 있지만, 이처럼 지속적으로 블록트레이드 직전에 주가가 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난 것은 기밀로 유지해야 할 거래 정보가 샜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는 추측에 무게가 실린다.

이런 패턴이 반복되자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대량매매를 중개하는 투자은행들이 헤지펀드 등 가까운 고객들에게 정보를 흘렸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다수의 대형은행과 헤지펀드에 거래 기록과 전자 통신내역의 제출을 요구하고 있다.

연방 법무부도 모건스탠리를 비롯한 대형 투자은행들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WSJ 분석 결과 모건스탠리가 실행한 블록트레이드 직전 거래일에 해당 주식의 중위가격은 다른 은행들의 블록트레이드 때와 비교해 0.7%포인트 낮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크레디트스위스도 다른 은행들보다 0.4%포인트 낮은 성과를 거뒀다.

모건스탠리와 크레디트스위스 등 투자은행들은 WSJ의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블록트레이드 직전 주가 하락 현상은 통상 매도인이 은행들에 대량매매 계획을 알리는 시간대인 늦은 오전이나 이른 오후에 주로 시작된다는 점도 투자은행들의 정보 유출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고 WSJ은 분석했다.

사모펀드 회사인 3G캐피털이 크래프트 주식을 대량매매하기 직전인 2018년 8월 7일 크래프트 주가는 오전 내내 오르다가 오후 12시26분 급격하게 하강곡선을 그렸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러한 정보 유출의 주된 피해자는 연기금인 것으로 전해졌다.

베인캐피털이 캐나다구스 주식 블록트레이드에서 장 막판 주가 급락으로 3천300만 달러(약 400억 원)를 손해 봤을 때 인디애나주 교사 연기금과 로스앤젤레스시 공무원 연기금이 베인캐피털의 주요 고객 중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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