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 뿌릴 때 됐는데…' 연료 부족에 멈춰선 우크라 농기계
'씨 뿌릴 때 됐는데…' 연료 부족에 멈춰선 우크라 농기계
  • 장인수 기자
    장인수 기자
  • 승인 2022.03.29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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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의 침공으로 연료 부족이 현실이 되자 한창 파종기를 맞은 농가의 근심도 커지고 있다.

세계의 곡창지대라고 불리는 우크라이나 농가의 어려운 상황이 각국의 식량 사정에도 줄줄이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AFP통신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전쟁으로 인한 연료 부족은 알렉산데르 페트코브(47) 같은 농부에게는 당장 한해 풍작을 결정 짓는 시급한 문제다.

루마니아 접경지대에서 곡물을 키워온 그는 지난해에만 5개 마을에 걸친 농지에서 보리 3만t, 밀 2만7천t 등을 수확했다.

아직 이 일대에는 전란이 미치지 않은 만큼, 파종기를 맞은 페트코브는 농사 계획을 예정대로 진행하려 한다.
그러나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 농기계에 필요한 연료가 전쟁으로 인해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그는 "흑해에서 러시아 전함 탓에 모든 항구가 폐쇄됐다"면서 "전쟁 전에 확보해둔 연료를 사용하고 있지만 새 공급분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비축분을 5일 안에 다 써버릴 것 같다면서 정부가 루마니아 항구를 통해 외부와 교역을 재개하는 방안을 내놓긴 했지만 진전이 없다고 주장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도 지난 25일 보고서를 통해 "(우크라이나 농가가) 봄철 파종기에 직면할 주요 난관은 연료 확보 여부"라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연료 수입국으로 70%가량의 휘발유·경유를 러시아와 벨라루스를 통해 들여온다.

FAO는 최근 우크라이나 정부 조사에서 전국 1천300개가량의 대규모 영농 중 이번 봄철에 필요한 연료를 확보했다는 응답이 5분의 1에 불과했다고도 밝혔다.

또, 우크라이나에서 비료와 농약 부족 사태도 불거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쟁이 한창인 우크라이나는 파종 면적도 예년의 절반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농업부는 지난 22일 올해 봄철 작물 파종 면적이 지난해보다 절반 이상 줄어들어 700만 헥타르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세계의 곡창지대로 불리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서 전쟁 여파로 농사가 어려워지면서 전 세계적 식량 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이어진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도 지난 16일 전쟁으로 아프리카 빈국의 식량 사정이 악화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으로 두 국가에서 들여오는 밀의 비중이 전체의 3분의 1을 넘는 곳은 아프리카에서 25개국에 달했다.

이 가운데 15개 국가에서는 그 비중이 50%를 넘을 만큼 수입 차질에 대한 우려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지난 26일 도하 포럼에서 영상 연설을 통해 러시아의 침공으로 전 세계 식량 공급에 차질이 생겼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크라이나는 충분한 식량을 확보했지만, (전쟁에 따른) 수출 차질은 이슬람 세계를 비롯해 중남미 등 세계 곳곳의 수많은 인구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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