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맞아 기업들 '제품 양 줄이고 서비스 빼고…값은 그대로'
인플레 맞아 기업들 '제품 양 줄이고 서비스 빼고…값은 그대로'
  • 김진선 기자
    김진선 기자
  • 승인 2021.11.23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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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양은 줄이고, 서비스는 빼고, 판촉도 덜하고…가격은 그대로'
공급망 혼란으로 세계적 물가 상승세가 강해지는 가운데 기업들이 소비자 몰래 사실상 제품 가격을 인상하는 다양한 기법들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1일(현지시간)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 기업들은 가격이 오르면 수요는 줄고 가격이 내리면 수요는 늘어난다는 수요곡선 '철의 법칙'을 우회해 제품 가격을 은밀하게 올리면서도 판매가 줄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

핵심은 가격을 인상하되 소비자 눈에 보이는 가격은 똑같게 하는 것이다.

저널은 미국 국내선 항공권 평균 가격이 현재 260달러(약 27만원)로, 25년 전인 1996년의 284달러와 크게 다르지 않은 점을 그 사례로 들었다.

이 가격들은 물가 상승률이 적용되지 않는 명목 가격이다. 미 항공업계는 어떻게 20년이 넘게 티켓 가격을 올리지 않을 수 있었을까.

그 비결 중 하나는 과거 티켓 가격에 포함된 서비스들을 덜어냈다는 점이다. 수하물 체크, 조기 탑승, 좌석 선택, 기내식 등 과거 티켓 가격에 반영된 서비스들을 제외하면서 고객들이 이런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추가 요금을 부과하고 있다.

또한 비행기 좌석의 질이 과거에 비해 상당히 낮아지고, 마일리지 혜택도 줄어든 점도 티켓 가격이 그동안 인상되지 않은 배경으로 작용했다.

가격을 은밀히 올리는 방안으로 이른바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도 이용되고 있다. 이는 제품 가격은 그대로 두면서 제품의 무게, 수량, 크기 등을 줄이는 것을 말한다.

이보다 덜 알려진 방법으로는 대용량 제품을 내놓는 방식도 있다. 흔히 '점보' 사이즈 제품이 일반 크기의 제품보다 단위 가격이 쌀 것으로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종종 있다. 오히려 소비자들의 이런 심리를 역이용해 단위 가격이 더 비싼 대용량 제품을 출시하는 회사들도 있다.

저널은 아울러 '원플러스원'이나 무료 배송과 같은 판촉 인센티브를 줄이는 것도 가격을 은밀히 인상하는 방법이라고 소개했다.

회원제 가입 비용이 매몰 비용으로서 제품 가격에 숨겨진 비용이라는 점도 지적했다.

예컨대 창고형 할인 매장의 제품이 통상 슈퍼마켓보다 가격이 더 쌀 것으로 생각하지만, 창고형 할인 매장의 회원이 되기 위해 지불한 가입비를 고려하면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코스트코나 아마존이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 중 하나가 바로 이런 가입비였다고 저널은 전했다.

마지막으로 더 나은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제품 가격을 인상하는 방안이 있다.

소비자들은 선택권이 늘게 돼 이런 방식을 좋아하지만, 이 역시도 은밀한 가격 인상에 해당한다고 저널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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