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기후변화·인종 문제 등 사회 문제와 관련된 주주 제안이 주주총회에 이전보다 쉽게 반영될 수 있도록 지침을 개정했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SEC는 이날 지침 변경 사항을 홈페이지에 공지했다.
공지에 따르면 앞으로 회사 경영진은 경영과 관련이 없다는 이유로 주주가 제시한 주총 안건을 자의적으로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또, SEC는 경영진이 특정 안건을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주총 상정 보류 허가를 내달라고 요청할 때 심사를 더 엄격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간 SEC는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세우고 계획을 내라는 등의 주주 제안을 회사 측이 주총 안건에서 제외할 수 있도록 허용했었으나, 변경된 지침대로라면 회사 측의 재량권은 크게 줄어들게 된다.
SEC는 인권 등 사회적 이슈 관련 주주 제안을 주총에 상정할지 정할 때 해당 이슈와 그 기업의 관련성보다는 그 이슈가 해당 기업의 통상 업무를 초월하는 폭넓은 사회적 영향력을 갖고 있는지를 살펴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번 SEC 조치에 따라 인종·기후 변화 등 최근 논란이 되는 이슈에 대해 주주들이 이전보다 쉽게 행동에 나설 수 있게 됐다고 전망했다.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은 성명을 통해 "최근 수년간 수백개의 회사가 주주 제안과 관련해 '비조치의견서'를 받으러 왔었다"면서 "새로운 지침이 회사와 주주 모두에게 더 명확한 이해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조치의견서는 SEC 등 금융당국이 회사 등이 취하려는 정책 등에 대해 향후 제재 조치 여부를 명확히 밝혀 회신하는 문서다.
조 바이든 대통령 집권 이후 미국 정부는 기업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분야를 개선하는 데 중점을 뒀다.
겐슬러 위원장은 상장사 내 정규직 비율과 같은 ESG 관련 수치를 공시 대상에 포함하는 개혁을 추진하는 등 바이든 행정부의 이런 정책 방향을 이끌어왔다.
앞서 SEC는 씨티그룹이 인종 평등 관련 감사를 실시하라는 주주 제안을 주총 안건에서 제외하지 못하도록 결정한 바 있다.
또 엑손모빌에 대해서도 기후변화 관련 주주 제안을 배제하지 못하도록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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