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국민청원, '결송합니다'...예비부부의 절규"
靑 "국민청원, '결송합니다'...예비부부의 절규"
  • 최동근 기자
    최동근 기자
  • 승인 2021.08.14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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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장 5천명·종교시설 99명...왜 식장만 49명

[최동근 기자]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지난 12일 "'결송합니다'라는 단어를 아시나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예비 신랑신부들의 공감을 사고 있다.

글쓴이는 자신을 오는 9월 예식을 앞둔 예비 신랑이라고 밝혔다.

그는 게시판 글에서 "'결송합니다'는 '결혼해서 죄송합니다'라는 단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청원인은 "1년 이상을 준비해온 결혼식이지만, 코로나19 시국의 결혼은 축복받지 못하는 것을 넘어서 예비부부의 욕심으로 치부되어 이같은 단어까지 생겼다"며 예식을 앞둔 사람으로서 서글퍼진다고 말했다.

이어 청원인은 억울한 위약금마저 예비부부들이 떠안고 있는 현실의 문제점과 요청 사항에 대해 말씀드리고 싶어 글을 쓰게 됐다고 배경을 밝혔다.

글쓴이는 먼저 시설면적에 따른 인원 제한, 수용인원에 대한 인원 제한 등이 일관성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불특정인들이 모이는 공연장과 종교시설은 각각 5000명, 99명까지 허용하면서 왜 결혼식장만 49인 이하로 제한하는지 모르겠다"면서 "결혼식장은 식사제공을 못해 마스크 벗을 일이 없는데 과연 공연장보다 종교시설보다 위험 정도가 덜하지 않냐"고 반문했다.

앞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난 6일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를 22일까지 2주 연장한 바 있다. 결혼식은 친족 여부와 상관없이 최대 49명까지 허용된다

그는 이어 "현 정부가 언급하는 형평성 문제는 코로나19 전파 감염 위험에 의한 기준이 아니라, 권리를 대변해주는 단체의 유무와 당사자들의 반발 규모가 기준이 되는 것은 아니냐"고 꼬집었다.

또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예식장 예약, 연기에 대한 실효성 없는 대책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남겼다.

공정위는 "거리두기 4단계 시행기간에 예식을 하는 경우, 당사자 간의 합의가 된 경우 위약금 없이 예식일시 연기, 최소 보증인원 조정을 권고한다"고 밝힌 바 있다.

글쓴이는 "현재 거리두기 단계는 2주 간격으로 정해지는데 예식일의 거리두기 단계가 어떤지에 따라 하객 인원, 답례품 등 많은 것들이 달라진다"면서 "결혼식 불과 1~2주 앞두고 거리두기에 맞춰 1년여간 준비해온 것들을 바꾸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막상 변경을 요구해도 예식장측에선 지침과 계약서만 내세울 뿐, 모든 피해는 예비 부부에게 돌아간다고 토로했다.

또 법적 구속력이 없는 '권고'로는 예식장의 협조를 구하기에 한계가 있다고도 했다. 계약서와 위약금 앞에서 원만한 합의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글쓴이는 "이런 상황에서 권고에 그친 공정위의 해결안은 예비 부부들에게 전혀 도움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바이러스 감연 위험성, 타 시설과의 형평성 등을 감안해 결혼식장 수용 가능 인원을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적었다. 종교시설별 규모가 다른 것처럼, 각 예식시설 마다 규모가 다른 만큼, 이에 따라 허용인원을 규모별로 세분해 완화해줄 것을 요청했다.

아울러 결혼 관련 분쟁에 대해 현실성 있는 대책 마련도 촉구했다.

그는 "통상 결혼식 1개월 전에는 모든 준비를 마쳐야 한다. 결혼식을 1개월 앞두고 한달 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권고'만으로는 예식 연기, 취소를 이해해주는 예식장은 없다"면서 "예식 일시 연기, 보증금 면제, 보증인원 조정 등을 원활하게 합의할 수 있도록 대폭 강화된 기간과 지침을 정해주시길 바란다"고 적었다.

글쓴이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방역 당국은 사회적 합의를 기반으로 거리두기 단계를 정했고, 이를 따라줄 것을 장기간 요구해왔다"며 "예비부부들도 한 명의 시민으로서 그동안 사회적 합의와 지침을 충실히 이행했으며, 정부와 기관을 믿고 불안한 마음을 애써 감춰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형평성에 어긋난 지침들과 일부 예식장의 배짱을 보고 더 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 눈물을 머금고 이와 같은 글을 올린다"면서 다시 한번 "예비부부들도 현실적으로 합의가 가능한 지침을 만들어주셨으면 한다"며 글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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