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명 칼럼]MBC 사장의 ‘맛이 간’ 발언으로 점검해야 할 것
[박한명 칼럼]MBC 사장의 ‘맛이 간’ 발언으로 점검해야 할 것
  • 박한명
    박한명
  • 승인 2021.05.17 12:09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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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이 간 언론지형, 학자들은 책임이 없나

[글=박한명 파이낸스투데이 논설주간]광화문 태극기 집회 참여자들을 향해 “약간 맛이 간 사람들”이라고 공개석상에서 발언했다가 논란을 촉발한 박성제 MBC 사장의 시각에 많은 사람들이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국민 전체를 대상으로 공적 보도를 이끄는 공영방송 사장이 자기 입맛에 맞지 않는다고 어떻게 선량한 일반 국민을 무도하게 폄훼할 수 있냐는 것이다. 박 사장은 계속 논란이 되자 “결코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나 일반적인 보수 집회’를 지칭한 것이 아니었다”며 “제 의도와는 다르게 일부 적절치 않은 표현을 사용한 것은 인정한다. 아무쪼록 제 발언의 전체적인 맥락을 살펴달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그는 2년여 전에도 조국수호 집회 인원을 ‘딱 봐도 100만 명’이라며 TBS라는 또 다른 공영방송에 나와 발언했던 사람이다. 수만 명에 불과한 인원을 백만 단위로 부풀려 과장할 만큼 내 편이 누구고 네 편이 누구인지 진영의식이 확고한 사람이라는 얘기다. 진영의식이 강하다는 건 그만큼 사실존중 의식이 부족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과 같은 뜻이다. 

이런 사람이 MBC 보도국장을 하고 사장을 하면서 벌어진 일이 소위 ‘검언유착’이라는 정치공작 보도사건이다. 취재윤리를 핑계로 현 정권 실세들의 사모펀드 의혹 등 비리 부패 사건을 취재하던 기자를 사기꾼 말만 믿고 감옥에 보내는데 박성제 사장의 MBC는 지대한 공을 세웠다. 그러한 자신감 때문인지 몰라도 MBC는 자기들도 수신료를 받을 자격이 있다며 수신료 나눠달라고 큰 소리를 치고 있는 중이다.

과거 보수정권 시절 주요 보직을 맡았던 직원들을 대상으로 사내 적폐청산에 몰두했고 그 작업을 주도했던 최승호 전 사장 등 퇴임 임원들은 수억 원에 달하는 특별퇴직공로금을 받으려다 여론의 역풍을 맞고 철회한 일도 있다.

필자는 발언 자체도 문제지만 공영방송 사장이 그런 험한 발언을 아무렇지 않게 할 수 있는 우리 언론학회 풍토도 지적하고 싶다. 박 사장의 ‘맛 간 사람들’ 발언은 인터뷰나 개인 간 사담 과정에서 나온 게 아니었다. 한국언론학회 정기학술대회에서 나온 공식 발언이었다. 

기울어진 언론 운동장 만드는 언론학계

이때 박 사장은 '미디어 지형의 변화 속 공공성 가치의 재구성과 구현'을 주제로 기조발표자로 나섰다고 한다. 언론학자, 연구자, 관련자들이 모인 공적 학술대회에서 주제 발표자가 특정한 성향을 가진 시민들을 겨냥해 인신공격의 거친 표현을 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놀랍지 않나.

이 학회 실제 분위기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공영방송 사장이 시민들을 근거 없이, 거리낌 없이 모욕하는 발언을 할 만큼의 자유로운 분위기는 분명한 것 같다.

방송과 종편에 자주 출연하는 소위 대깨문 학자, 친정부 성향의 학자들이 많이 활동한다는 언론정보학회도 아니고 정부 눈치를 안 볼 수 없는 방송학회도 아닌 언론학회의 분위기가 이 정도라면 다른 언론 관련 학회들의 분위기라는 것도 알만하지 않은가. 현재 대한민국 언론 관련 학회들은 민주화나 공공, 공영 등의 그럴듯한 단어를 악용하는 세력이 꿈꾸는 전 언론방송의 대깨문화, 어용화에 의도했든 아니든 결과적으로 부역하는 앞잡이 노릇이나 하는 게 아닌지 의심할 뿐이다. 

현재 공공성, 공영성이란 말을 타락시킨 세력과 언론노조의 문제를 지적하는 언론 전문가들은 극히 소수에 불과하다. 속으로는 어떤 생각들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표면상 비판하는 비판자들은 거의 볼 수 없다는 얘기다. 우리 언론이 기울어진 운동장이 된 것은 침묵하는 다수의 언론학자, 전문가들의 책임도 있다는 얘기다. 물론 이해는 한다.

과거 보수 정권이 추천한 언론학자 출신 KBS MBC 등 공영방송 이사회 이사들은 현 여권 세력의 집단적인 괴롭힘을 당하다 임기를 마치기 일쑤였다. 언론학자 출신 전 방문진 이사 모 씨는 압박과 괴롭힘, 왕따를 당하다 임기를 마치지도 못하고 중도 사퇴했다.

필자가 몇몇 미디어 담당 취재기자들에게 물어보면 보수 언론학자들은 취재를 거부하거나 응한다고 해도 자기 이름 내는 것을 극도로 꺼려한다고 한다. 도대체 이들이 왜 그러는지 생각해 볼 문제다.

박성제 사장 발언 갖고 언론 학계 풍토까지 지적하는 건 오버인지 모른다. 하지만 현실이 그렇다는 얘기다. 언론이 맛이 갔고 언론 종사자들 상당수가 맛이 가 있다는 건 언론학자, 전문가들도 그렇다는 뜻이다. 이 기회에 학자들도 자신들의 모습을, 언론 현실을 다시 점검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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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을 달이라고 해야쥬 2021-07-18 04:22:22 (222.120.***.***)
달은 달이쥬 ㅎㅎ
밀라노 2021-05-19 10:42:38 (218.238.***.***)
무능한 공산주의자 문죄인이 촛불 선동으로 정권을 잡더니. 문죄인 개떼들이 삼권을 장악하여 자유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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